아르누보(Art Nouveau)를 대표하는 체코의 화가 알폰스 무하.
화려한 장식 한가운데 아름다운 여인이 놓인 그림이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국내에서도 단독 전시전이 여러 번 열린 바 있는데요.
올해에는 삼성역 근처에 있는 마이아트뮤지엄이 개관 기념으로 알폰스 무하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입장료로 15,000원을 지불하고
티켓을 받은 뒤 전시실로 들어갑니다.
이번 전시는 체코 출신 테니스 선수 이반 렌들이 소장한 컬렉션으로 구성됐는데
알폰스 무하의 이름을 알린 작품부터 그의 말년 때 그린 작품까지
거의 알폰스 무하의 일생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를 순식간에 파리의 스타로 만들어준 사라 베르나르의 연극 '지스몽다'의 포스터부터
사계절을 의인화해 다양하게 그린 사계 시리즈까지
알폰스 무하 하면 떠오르는 대표작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대표작인 네 개의 보석 시리즈(루비, 에메랄드, 자수정, 토파즈)도 있네요.
아르누보라는 예술사조가 점점 쇠퇴하자
무하는 자기 자신에게 붙은 장식미술가라는 꼬리표를 뗄 겸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1904년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미국에서 그린 그림들은 앞선 전시 공간에 놓인 그림에 비해 생소하지만
그래도 한눈에 알폰스 무하가 그린 그림이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마지막 전시 섹션은 슬라브 민족주의자로서의 알폰스 무하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구성됐습니다.
그는 오스트리아와는 다른 민족으로 구성된 체코의 독립을 강하게 지지했고
1918년 1차 대전의 결과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붕괴하면서
체코가 슬로바키아와 함께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으로 독립하자 화폐 디자인을 직접 맡기도 했습니다.
이런 민족주의자로서의 모습이 극대화된 작품이 슬라브 서사시라는 이름의 연작이죠.
안타깝게도 이런 모습이 나치에게는 고까워 보였는지
1939년 독일이 프라하를 점령한 뒤로 자주 검문을 받아 그 여파로 폐렴으로 사망하게 되었습니다.
알폰스 무하가 그린 그림은 한마디로 말해서 아름답습니다.
그림 중심에 놓인 여인도 아름답고,
그 여인 주변을 수놓는 곡선미 넘치는 장식도 아름답습니다.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그림이 보는 이에게 한눈에 들어오기에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고
또 후대 디자이너나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에게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네요.
저 역시 저 이유 때문에 꾸준히 그의 그림을 찾고 있습니다.
전시를 다 보고 기념품점으로 와보니 도록 1차 수량이 모두 매진됐다는 안내문이 놓여 있습니다.
양장본으로 두껍게 만들어 45,000원이라는 만만찮은 가격으로 내놨는데도 인기가 대단하네요.
예전에는 도록을 일일히 사서 보관하기도 했는데
도록을 사봐야 안 보게 된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아서
지금은 어지간하면 도록을 사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도 도록은 패스.
스마트폰 케이스나 사볼까 했는데,
알리 익스프레스같은 곳에서 직구하는게 훨씬 저렴할 것 같아 이것도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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