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지하에 있는 더서울라이티움이라는 곳에서
'더 뮤즈 : 드가 to 가우디'라는 전시가 열렸습니다.
대중에게도 친숙한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이용한 미디어 아트를 보여주는 전시인데
전시회 명칭에는 알폰스 무하가 따로 언급이 없지만
어째 전시회 입구에 놓인 포토존도 그렇고 티켓 이미지도 그렇고
전시 얼굴마담은 무하의 그림이 하고 있네요.
미디어 아트를 만드는 데에 많은 수고가 들고
영상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감과 감동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상하게 미디어 아트만 보여주는 전시회를 보면 돈값을 못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미디어 아트 전시회 개최 정보를 알게 되면 할인 정보부터 확인을 해보는데
이 전시는 롯데카드로 결제하면 20% 할인을 해주네요.
정가 15,000원에서 3,000원 할인받은 12,000원을 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다룬 여러 화가들의 작품을 콜라주한 영상이 나오는 입구를 지나니
점묘법을 써서 그린 조르주 쇠라의 그림을 재구성한 영상이 나오고,
조각에 붙은 타일 무늬가 조금씩 변하는 공원을 지나
차가운 추상의 틈을 채운 다양한 패턴을 보기도 하고,
어린 소녀들이 발레리나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합니다.
밭 한가운데서 장 프랑수아 밀레의 그림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는가 하면
밀레의 그림을 따라 그리며 그림을 익혔다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을 보여주며
두 화가 사이의 관계에 대해 조명하기도 합니다.
전시 동선의 마지막은 알폰스 무하입니다.
관객 주변을 둘러싼 패널에서
그가 그린 아름다운 그림이 나오고
20세기 초 파리를 생각하며 그린 듯한 거리의 풍경 위로 알폰스 무하의 그림이 곳곳에 배치됐습니다.
하필이면 그가 그린 마지막 작품이 슬라브 민족의 단결을 부르짖는 슬라브 연대기라
전시 분위기와는 조금 안 맞는 것 같지만
'뮤즈'라는 전시 제목을 생각해보면
슬라브 민족의 정체성을 반영한 캐릭터 '슬라비아'야말로 무하의 뮤즈나 마찬가지니
슬라브 연대기를 여기서 보는 게 괜찮다는 생각도 듭니다.
전시 관람을 마치고 커피를 마시러 서울숲 인근에 있는 카페를 찾았습니다.
카페 이름은 센터커피.
지난 서울카페쇼 행사 때 진행된 서울커피투어버스 서울숲 코스에 포함됐던 카페이기도 합니다.
그때는 출발 장소에서 멀리 떨어져서 안 갔는데
서울숲에 왔으니 여기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커피를 마시려고 했는데
카페 밖 입간판도 그렇고 메뉴판도 그렇고 어째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끌리게 만드네요.
그래서 소프트 밀크 플레인으로 주문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이 나오는 동안
카페를 여기저기 둘러보니
전체를 하얗게 칠하긴 했지만 여기도 폐건물 느낌이 나는 인테리어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다 이런 인테리어가 대세처럼 퍼지게 된 건지 참 궁금합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을만한 날씨는 아니지만
따뜻한 실내에서 부드럽게 녹는 아이스크림을 즐기다
카페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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