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행동거지와는 전혀 안 어울리게 청담동에 있는 루이 비통 메종 서울에 왔습니다.
이곳 4층에는 전시공간인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이 있는데
현재는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 작품 '4900가지 색채'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2007년 독일 쾰른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의뢰를 맡아 만든
'돔펜스터'라는 작품 제작 과정에서 영감을 받아 4900가지 색채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스테인드글라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색상 배치를 랜덤으로 돌렸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실상 인간의 의도가 개입되지 않았다고 봐도 될 텐데
이것을 인간의 작품으로 봐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작품을 계속 바라보다
전시실을 나와
길을 건너 골목길로 들어가 한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리사르커피라는 카페인데
여기는 특이하게 에스프레소를 주력으로 하는 카페입니다.
그래서 메뉴판을 보면 그 흔하디 흔한 아메리카노가 안 보이는 특이한 곳이죠.
본점이 약수동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 청담동에도 카페를 낸 건 얼마 되지 않았나 봅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바에서 서서 술을 마시듯이 커피를 마신다는 것인데요.
계산대에서 영수증을 받아 바에 내면 제 앞에 커피잔과 스푼을 세팅합니다.
사람이 많아 제 커피가 나오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니 다른 사람들이 뭘 마시는지 잠시 둘러보는데
가장 기본적인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사람보다는
카페 콘 판나, 카페 오네로소처럼 에스프레소에 이것저것 더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네요.
조금 더 기다리니 제가 주문한 에스프레소가 나왔습니다.
여기서는 에스프레소에 기본적으로 설탕을 넣어주는데요.
그러니 마시기 전에 커피를 잘 저어서 설탕을 완전히 녹인 뒤 잔을 들어 홀짝홀짝해봅니다.
에스프레소니 당연히 쓴맛이 느껴지지만 설탕 덕에 끝 맛은 살짝 달달합니다.
커피 향도 진해서 좋네요.
에스프레소가 양이 적어 금방 잔을 비웠으니
커피잔을 살짝 밀어 반납하고 카페에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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