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피곤했던 도쿄국립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다시 우에노 공원을 지나
이번에는 국립서양미술관으로 갑니다.
오래전 삼성 플라토에서 진품 실물을 본 뒤로
오랜만에 진품 실물을 보는
오귀스트 로댕의 여러 작품들을 보다
입장권을 사러 매표소로 갑니다.
제가 방문했던 때에는 특별전이 열리기 전이었기에
상설전 입장료로 500엔만 내고
예쁜 표를 받은 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한국에도 서양화를 소장하면서 대중에 전시하는 미술관이 여럿 있지만
일본처럼 국가 차원에서 서양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미술관을 짓지는 않았기에
어쩌다 국립서양미술관이 만들어진 건지 궁금했는데
안내문을 읽어보면
카와사키조선소(현 카와사키중공업)을 세운 마츠타카 코지로가 모은 컬렉션을 바탕으로
미술관이 세워졌다고 합니다.
일본 최초로 서양미술을 상설 전시하는 미술관을 만들고자 온갖 작품을 모았으나
1927년 칸토 대지진으로 조선소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부채 상환을 위해 작품을 매각하기도 하고
런던에 보관하던 작품은 1939년에 일어난 화재로 소실되는 등 별의별 좌절을 겪다
2차대전 때 프랑스 정부가 몰수했던 작품을 일본 정부가 협상을 통해 반환받아
이 컬렉션을 기반으로 1959년 국립서양미술관이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정작 마츠카타 코지로는 1950년 사망했으니 참 안타깝네요.
전시 외적인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전시 중인 작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미술을 잘 모르는 저 같은 사람도 이름을 들어본 서양화가들의 작품이 수두룩한데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작가를 뽑자면 클로드 모네를 고를 수 있겠습니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서양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화가인데
자포네스크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화가라서 일본에서도 많이 사랑하는 건지
상당히 많은 수의 모네 작품을 특별전이 아닌 상설전으로
대중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클로드 모네의 나라 프랑스로 가지 않더라도 그의 작품을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국립서양미술관에 방문할 가치는 충분하지 않을까 싶네요.
클로드 모네의 대표작 수련도 커다랗게 벽에 걸어두고 있으니.
클로드 모네의 작품 관람을 마치고 나니
이번에는 오귀스트 로댕의 작은 조각상이 보여
열심히 사진을 찍고
이어지는 수많은 작품 중
이름은 생소하지만 마음에 드는 작품을 찾아
사진을 찍다 보니
어릴 적 미술 교과서에서 이름을 본 작가들의 작품이 다시 등장하네요.
그림은 생소하지만 이름은 익숙한 작가를 만나면서 상설전 관람을 마치고
특별전을 보지 못하는 것을 다시금 아쉬워하며
국립서양미술관에서 나와 다음 박물관으로 이동합니다.
'일본여행(상세) > 2024.06.01 박물관' 카테고리의 다른 글
15. 스파게티노판쵸 나폴리탄 곱빼기 (0) | 2024.08.04 |
---|---|
14. 공원 안 작은 신사 우에노 토쇼구 (0) | 2024.08.04 |
13. 판다 보러 온 우에노 동물원 (0) | 2024.08.04 |
12. 도쿄도미술관에서 열린 조르조 데 키리코전 (0) | 2024.07.31 |
10. 도쿄국립박물관 - 호류지 보물관과 쿠로다 기념관 (0) | 2024.07.13 |
9. 도쿄국립박물관 - 고대 일본의 토우를 중심으로 (0) | 2024.07.07 |
8. 도쿄국립박물관 - 이런저런 방법으로 모은 다른 나라 유물들 (0) | 2024.07.03 |
7. 도쿄국립박물관 - 분야별로 보는 일본 유물 (0) | 2024.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