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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4.06.01 박물관

8. 도쿄국립박물관 - 이런저런 방법으로 모은 다른 나라 유물들



도쿄국립박물관 본관에서 동쪽에 있는 동양관.


중국에서 온 불상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동양이라기보다는


인도, 파키스탄 일대에서 만들어진 간다라 불상



서양에서 동양을 부르는 오리엔트의 의미를 담아




동북아시아는 물론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중동 등

유럽 시각에서의 동양을 망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이집트에서 온 유물들. 1904년 이집트 고고국 국장 가스통 마스페로가 기증했다고 합니다.



동아시아, 남아시아, 중앙아시아에서 출토된 유물을 모아둔 전시실이 따로 있지만


이집트 미라를 상시 전시하는 곳 중에서는 한국에서 제일 가까운 곳이네요.


도쿄국립박물관은 전시물을 공개하기 위한 별도의 건물을 세울 정도로



이란에서 출토된 토기



다른 나라에서 온 유물 개수가 상당히 많고


이란 루리스탄에서 발굴된 유물



관련된 국가도 훨씬 다양하네요.




다양한 곳에서 온 다양한 물건들이 있는 만큼




유물을 보는 즐거움은 넘쳐나는데




이 유물들이 왜 일본에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유물을 보고 감탄하다가도 화가 나는 조증이 생깁니다.




동양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는 역시 중국인데




오타니 고즈이를 비롯해 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여러 '탐험가'들이




대륙 깊숙이 들어가 합법과 불법을 가리지 않고 유물을 긁어모은 뒤




일본에 가져와 지금에 이르고 있으니




근본적으로는 프랑스나 영국에 있는 박물관처럼




약탈 문화재를 본국에 돌려주지 않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곳입니다.




그렇게 중국 유물을 보고 나면




한반도에서 가져간 유물들이 이어집니다.




한반도의 선사시대 유물부터 시작해서




고조선 멸망 후 철기 문화를 바탕으로 한반도에 우후죽순 등장했던 여러 나라들은 물론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시대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의 역사를 통으로 보여줄 수 있는 방대한 물량을 자랑합니다.




참 골고루 가져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이중 대다수는 오구라 컬렉션이라고 해서




오구라 타케노스케라는 사람이 사업으로 번 돈으로 모은 유물들입니다.




1920년대부터 일제 패망 전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수집을 해왔기에




미처 일본으로 빼돌리지 못한 문화재들은 국가에서 몰수해서 국립경주박물관 등에 소장 중이지만




대략 1,100여 점에 달하는 유물이 일본으로 반출돼 이곳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됐다고 하네요.




당연히 한국에서는 오구라 컬렉션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고

한일 양국 간 회담에서도 의견이 오간 것 같은데




예나 지금이나 빼앗긴 문화재를 돌려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일본의 입장은 1965년 한일기본조약으로 문화재 관련 논의는 끝났다는 것이니




양국 사이 관계에 엄청난 변화가 있지 않는 이상 이 유물들은 계속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1층에서 계단을 타고 쭉 올라가면서 전시실을 둘러봤는데




내려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타니 지하 1층에도 전시실이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와 남아시아, 서아시아 유물을 봤으니 이제 동남아시아 유물이 남았는데




중국과 한국 출토 유물이 참 많지만




태국이나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발굴된 유물도 그에 못지않게 많네요.




동남아시아 사회를 지배하다시피 하는 불교 관련 유물은 물론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출토된 선사시대 유물까지




라인업도 화려해서 이건 언제 여기로 오게 된 것인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일본이 인도차이나 반도를 침략하고 점령한 시기가 그다지 길지 않은데




그전부터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유물을 모아 가져온 것인지

개별 국가들이 독립한 뒤 정당한 계약을 맺어 가져온 건지...


인도 아대륙에서 만든 다양한 무늬가 새겨진 직물 공예품



즐겁게 관람하기도 하고 분노하며 관람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복잡한 심경으로 전시실을 다 둘러봤는데


인도네시아 전통 그림자 연극 와양 쿨릿



꽤나 빠르게 전시실을 둘러보는데도




도쿄국립박물관 전시관을 다 둘러보려면 아직 한참이 남았습니다.




그러니 동양관을 나와 쉴 새도 없이




정원을 지나 일본 고대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헤이세이관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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