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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이런저런 전시

하남역사박물관 (2018.03.31)

 

 

잠실역에서 버스를 타고 하남 덕풍시장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5호선 하남 연장 구간인 하남선 공사가 한창이라 도로가 좀 어수선하네요.

 

일부 버스 중앙차로 정류장이 폐쇄되기도 해서 헷갈리기도 쉽고.

 

 

 

 

버스 정류장 이름에 걸맞게 길 건너편에 덕풍시장이 있지만 저쪽이 아니라 반대편으로 걸어

 

 

 

 

하남역사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요즘들어 각 도시마다 박물관을 짓는게 유행처럼 된건지 ○○역사박물관을 쉽게 볼 수 있네요.

 

전시된 유물의 질은 천차만별이지만.

 

 

 

 

여느 도시 역사 박물관처럼 하남시의 역사 연표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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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곳곳에 퍼진 선사유적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면서

 

 

 

 

미사리 유적(미사동) 모형이 등장합니다.

 

신석기부터 백제 시기에 이르는 긴 기간동안의 유물이 발굴돼 고대 역사 연구에 중요한 곳입니다.

 

 

 

 

미사리 유적지에서 발굴된 백제 시대 유물이 제법 많이 보입니다.

 

백제는 건국부터 475년 수도를 공주(웅진)로 옮기기 전까지 500여 년간 위례성을 수도로 삼았습니다.

 

백제 유적하면 떠오르는 공주, 부여(사비)가 수도로 있던 시절보다 위례성이 수도로 있던 시절이 훨씬 길죠.

 

오늘날에도 위레성이 정확히 어느 위치였는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미사동 일대가 위례성과 가까웠던 것은 틀림없으니

 

당시에 사용하던 생활용품이 풍부해 땅에 묻힌 백제 유물도 그만큼 많았을겁니다.

 

 

 

 

이어서 광암동 백제 돌방무덤 모형이 나옵니다.

 

 

 

 

삼국시대와 관련된 사료는 양이 많지 않아 고분을 연구하고 해석하는 연구가 다른 시대에 비해 중요한데,

 

고구려, 백제, 신라 고분 양식은 초기에는 독자적인 모습을 띄지만

 

후기에 이르러 삼국 모두 굴식 돌방무덤이라는 양식을 사용합니다.

 

이 무덤 역시 돌방무덤인 것을 보아 백제 후기에 만들어진 무덤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고대 역사와 관련된 마지막 전시물은 이성산성 출토 유물입니다.

 

남북국시대 통일신라에서 지은 산성인 이성산성은 한강 유역을 지킬 목적으로 지어진 성으로 보이는데요.

 

이성산성과 관련된 설명을 보니 성 주변에 저수지와 사직단으로 추정되는 터가 발견됐다고 합니다.

 

산성 옆이 한강이니 물이 풍부해 벼농사를 짓기 좋았을테고,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토지신(사)과 곡식의 신(직)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사직단)을 만들었겠죠.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 중에서도 쟁기와 같은 농기구가 보입니다.

 

 

 

 

이외에 눈길이 가는 유물은 목제 팽이입니다.

 

이전에는 팽이가 고려 때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유물이 발견돼서 통일신라 이전에도 한반도에서 팽이치기를 했었다는 새로운 설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니 커다란 철불 모형이 있습니다.

 

 

 

 

고려시대에는 철불이 여럿 제작되었는데,

 

여기에 놓인 철불은 현존하는 고려시대 철불 중 가장 큰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으로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습니다.

 

하남역사박물관에 있는 복제품 아래 놓인 대좌는 하사창동에 있는 한 민가에서 발견돼서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이외에 고려하면 떠오르는 청자도 여럿 전시 중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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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에서 발굴된 다양한 무늬의 기와도 설명과 함께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 층 아래로 내려가 조선시대 전시실로 들어갑니다.

 

 

 

 

하남은 고려시대 이후부터 광주의 일부분이었는데,

 

조선시대 광주에 도자기를 만드는 도요지가 있었기 때문인지 전시된 도자기가 많습니다.

 

 

 

 

유교와 관련된 유물도 여럿 전시 중인데, 지방에 설치된 관립 '향교'와 사립 '서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향교에서 사용한 문서 중 청금록(靑衿錄)에 눈길이 가네요.

 

청금록은 향교, 서원, 성균관 등에서 작성한 유생, 선비 명단인데,

 

여기에 이름이 등록돼야 과거에 응시할 수 있었기에 명단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남 출신 문신 죽천 이덕형 영정이 그 옆에 있습니다.

 

반정을 통해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인조는

 

명나라에 사신을 보내 황제로부터 정통성을 인정받으려고 했으나

 

돌아온 것은 모욕과 멸시뿐이었습니다.

 

인조반정의 명분 중 하나가 광해군이 명을 멀리하고 후금과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었지만

 

정작 명나라에서는 광해군을 명나라를 위해 파병까지 한 친명파로 생각해서

 

인조 정권을 멀쩡한 왕을 끌어낸 세력으로 보아 인정하지 않았죠.

 

그래서 다시 한 번 사신을 보내 인조반정 이후 22개월만에 책봉을 받게 됐는데

 

이 두 번째 사신 파견 때 명으로 건너간 사람이 이덕형입니다.

 

이 업적 덕분인지 사후 영의정 관직을 받았다고 합니다.

 

 

 

 

영정 앞에는 이덕형이 명나라 사신으로 다녀온 내용을 기록한 '죽천행록'이 놓여 있습니다.

 

특이하게 한문이 아니라 훈민정음으로 기록됐네요.

 

 

 

 

이외에 조선 풍습과 관련된 유물을 보고 다음 전시실로 이동합니다.

 

 

 

 

마지막 전시실은 근현대사를 다루고 있는데, 가장 먼저 보이는 인물은 유길준입니다.

 

 

 

 

유길준은 조사시찰단으로 일본에 다녀오고, 보빙사로 미국에 다녀오는 등 개화기에 여러 나라를 다닌 지식인으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기록하고 느낀 점을 담은 서유견문을 집필한 작가이기도 합니다.

 

 

 

 

러시아가 남하하자 영국이 러시아 저지를 위해 거문도를 점령한 1895년에

 

조선중립화론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주장에서 그치고 말았죠.

 

 

 

 

개화기 인물인 유길준에 이어 일제강점기 인물과 관련된 유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하남에서의 3.1운동을 주도한 이대헌, 김홍렬, 김교영, 구희서와

 

하남에서 활동한 문학가 최찬식, 유진오와 관련된 신분증, 작품, 유품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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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광복 후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생활상을 재현한 공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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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학교 교실을 재현한 공간도 있네요.

 

 

 

 

하남 옛 모습을 담은 여러 사진도 있는데,

 

지금은 9301번으로 운행하는 옛 좌석버스 사진이 눈에 띄어 찍어봤습니다.

 

 

 

 

모든 전시물을 다 보고 1층으로 내려왔는데,

 

 

 

 

박물관에서 문화재를 어떻게 모아서 전시하는지에 대한 특별전이 열리고 있어 이것까지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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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유적지에서 발굴된 국가귀속문화재를 위탁받아 보관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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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로부터 유물을 기증이나 기탁을 받아 보관하기도 하고,

 

 

 

 

자료 수집 공고, 경매 참가 등을 통해 돈을 주고 유물을 사기도 합니다.

 

이런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모은 유물을 박물관 전시 주제, 성격에 맞게 모아 전시하게 됩니다.

 

하남역사박물관은 이름에 걸맞게 하남 지역과 관련된 유물을 중심으로 모으고 있죠.

 

특별전이 전시 동선은 상설 전시보다 짧지만 더 재미있네요.

 

 

 

 

모든 관람을 마치고 버스 정류장으로 돌아가다

 

잠시 아파트 단지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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