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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

K216. 한티역 - 문을 닫은 영동 스낵카 한티역 8번 출구 뒤편에는 오래된 버스 한 대가 놓여 있는 영동 스낵카라는 식당이 있었습니다. 스낵카는 버스를 개조해 만든 일종의 푸드트럭인데 영동 스낵카는 이 버스를 몰고 음식을 팔다 이곳에 자리를 잡았고 넓은 주차장 덕에 택시 기사들이 이곳을 찾아와 기사식당처럼 변했습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다 보니 2015년에는 서울시에서 이곳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네요. 식당에 왔으니 식사를 해야겠죠. 여느 기사식당처럼 빠르게 나오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로 구성돼있는데 돼지불백을 하나 시켜봤습니다. 반찬은 식당 가운데에 알아서 퍼갈 수 있게 해놨는데 인절미를 가져갈 수 있길래 떡에 다른 음식 맛이 배지 않게 돼지고기와 같이 먹을 마늘 정도만 담아왔습니다. 곧이어 돼지불백이 나왔는데 여기서 ..
544. 군자역 - 진한 사골로 만든 국시 저녁을 먹기에 시간이 조금 이르긴 하지만 군자역 근처에 가보려고 한 식당이 있어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능동국시라는 이름의 국숫집인데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걸어두고 있네요. 이곳에서 파는 메인 메뉴는 능동국시라는 이름으로 파는 사골국수입니다. 국수를 주문해서 받고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보니 설렁탕이 생각나는 진한 국물이네요. 칼국수가 생각나는 국수를 먹어보니 쫄깃한 맛은 덜하지만 씹기 편하고, 국수 위에 고명으로 얹은 사태는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씹는 맛이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물이 면 때문에 걸쭉해지고 국물에 기름기가 많다 보니 계속 먹다 보면 좀 물리네요. 그릇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국물을 마신 뒤 식당에서 나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
724. 중곡역 - 샤케라토 한 잔 중곡역 근처에 가보려던 카페가 있는데 어째 문이 닫혀 있길래 좁은 골목길을 걸어 다른 카페로 갑니다. 지도 앱을 켜서 찾은 STAY 702라는 카페인데 메뉴판을 보던 중 특이하게 샤케라토(샤케라또)를 팔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메리카노와의 가격 차이도 그다지 크게 나지 않아서 한번 주문해봤습니다. 넥타이를 조금 이상하게 맨 라이언 인형을 보며 자리에 앉으니 카페 주인께서 커피와 캐러멜 비스킷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샤케라토(Shakerato)는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마시는 방법 중에 하나인데 병에 에스프레소와 얼음, 설탕이나 시럽을 넣고 마구 흔드는 제법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료입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 위에 크레마라고 부르는 얇은 거품이 생기는데 샤케라토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 크레마가 마구마구..
723. 용마산역 - 물이 끊긴 용마폭포공원 용마산역 2번 출구로 나와 화살표를 따라 용마폭포공원으로 갑니다. 여기를 방문한 때가 10월이었으니 그림과 같은 폭포를 볼 수 있을지 불확실했지만 폭포 말고도 볼만한 게 있겠지 하고 일단 걸어갔습니다. 공원으로 들어와 안내도를 확인했는데 가동시간에 붙은 종이가 떼어진 것을 보니 아쉽지만 폭포는 운영을 안 하나 봅니다. 아찔하게 깎인 절벽 아래 놓인 축구장 옆을 걷고 인공암벽을 지나 인공폭포에 도착했는데 역시 물은 안 흐르네요. 인공폭포에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폭포 근처를 돌아다니다 버스를 개조한 책깨비도서관이 보이길래 잠시 도서관 구경이나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버스 위에 작은 방을 만들어놨길래 계단을 따라 올라와봤습니다. 괜히 누워보고 싶은 그물이 놓여있지만 어른이 눕기엔 너무..
722. 사가정역 - 서거정을 기리는 사가정공원 면목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사가정역으로 이동해 역 근처에 있는 커피볶는꾼이라는 카페에 들어와 커피 한 잔 챙기고 가겠습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을 산 뒤 커피를 들고 용마터널 옆길을 걸어 사가정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사가정은 조선 성종 때의 문인 서거정의 호입니다. 경국대전을 비롯해 동국통감, 동국여지승람, 동문선 등 편찬 사업에 참여해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인데 그가 살던 집이 용마산 근처 이 일대에 있었다고 해서 그의 호 사가정을 따서 여기에 공원을 지었고, 지하철역 역시 그의 호에서 이름을 따 사가정역이 됐습니다. 사가정공원이니 서거정이 남긴 글귀를 공원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서거정이 쓴 한시와 번역문을 다양한 형태로 깎은 돌에 새겨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런저런 ..
721. 면목역 - 동원시장 백반집 서산식당 날씨가 조금은 춥던 작년 10월, 면목역 근처에 있는 동원시장을 찾아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여기저기를 돌아보다 서산식당이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시장에 있는 밥집답게 별의별 메뉴가 벽에 붙어 있고 그날그날 반찬이 바뀌는 백반도 팔고 있습니다. 백반 가격이 4,000원으로 참 착했는데 백반이 적힌 메뉴판을 늦게 보는 바람에 7,000원짜리 닭도리탕을 주문했습니다. 국밥인지 찌개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국물이 넉넉하게 담긴 닭도리탕을 받고 먼저 얼큰한 국물을 맛본 뒤 넉넉하게 담은 밥그릇 위에 닭고기를 얹어 식사를 시작합니다. 마트에서 닭도리탕용 소스를 사서 집에서 조리하면 느낄 수 있는 그 맛이라 특별하진 않지만 집에서 닭 손질하면서 조리하기 귀찮은 요리이기도 하고 집 밖에서 사 먹자니 ..
P147. 안양역 - 가격 대비 양이 많은 돈가스집 안양역 근처에 가격이 꽤 저렴한 돈가스집이 있다고 해서 가봤습니다. 식당 이름은 즐거운 돈까스라는 곳인데 메뉴판을 보니 기본 돈가스가 5,000원이고 특이하게 김치볶음밥을 같이 주는 세트가 6,500원입니다. 그래서 6,500원짜리 세트를 주문해봤습니다. 경양식 스타일로 스프가 먼저 나오고 수프를 다 먹고 나니 돈가스와 김치볶음밥이 나왔는데... 세트 메뉴라길래 양이 적은 음식 2가지가 나올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돈가스는 두툼한 덩어리로 2개가 나왔고 김치볶음밥도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양이 나왔습니다. 우동 국물은 밥솥에서 알아서 퍼 자리로 돌아간 뒤 돈가스를 썰어보니 경양식 스타일대로 등심을 굉장히 얇게 편 뒤 두툼한 튀김옷을 입혀 튀겼습니다. 소스를 적당히 뿌려서 튀김이 바삭하면서 씹는 맛이..
519. 신정역 - 멜론빵 들고 예쁜 카페로 신정역에 내려서 역 주변 일대의 예전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다 3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니 작은 빵집이 하나 나옵니다. 카멜리온이라는 빵집인데, 여기는 특이하게도 멜론빵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보로빵과 비슷한 멜론빵은 일본에서 대중적인 빵인데 이름만 들어보면 멜론맛이 나서 멜론빵인가 싶지만 오리지널 멜론빵은 멜론이 단 1g도 들어가지 않은 빵입니다. 멜론빵은 둥근 빵 반죽 위에 쿠키 반죽을 얹고 굽는데 쿠키 반죽에 칼집을 넣은 모습이 마치 멜론 같다고 해서 멜론빵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요즘 들어서는 반죽에 멜론즙을 넣거나 빵 속에 멜론맛 커스터드를 넣은 멜론빵을 팔기도 하는데 일단 여기서 파는 멜론빵 중에는 멜론이 들어간 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녹차나 초콜릿 등 다른 재료를 섞..
517. 화곡역 - 갈비맛 나는 돈가스 화곡역 3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을 통과해 화곡 손돈까스라는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기를 잠시 기다리다 안으로 들어와 메뉴판을 보니 두툼갈비돈까스라는 처음 보는 메뉴가 보이네요. 이걸로 주문. 셀프바로 가서 식기와 밑반찬을 챙기는데 갈비돈까스는 고기가 잘라진 채로 나온다니 간단하게 고기를 찍어먹을 포크와 수프를 떠먹을 숟가락만 챙겼습니다. 잠시 후 돈가스가 나왔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갈비 돈가스를 앞에 두고 일단 냄새부터 맡아봤습니다. 고기를 갈비 양념장에 재운 뒤 튀김옷을 입혀 튀기고 칼로 썰기 전 토치로 불향을 입힌 것 같네요. 한 점 집어 입 안에 넣어보니 바삭한 튀김옷과 양념 맛이 나는 고기가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갈비맛이 느껴지긴 느껴지네요. 다음으로 옆에 있는 소스에 찍어 ..
510. 방화역 - 강서둘레길 따라 개화산 반 바퀴 김포에서 아라뱃길 크루즈를 타고나서 방화역에 왔습니다. 역 근처에 가볼만한 곳이 있나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강서둘레길이라는 산책로가 있네요. 그래서 화살표를 따라 걸어 방화근린공원을 거쳐 강서둘레길을 따라 개화산을 올라갑니다. 딱히 목적지를 정해놓고 걷는 것은 아닌데 일단 약사사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적당히 경사진 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니 개화산에서 자라는 여러 꽃을 담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안내판이 무색하게 꽃이 안 보이네요.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계단을 마저 걸어 약사사에 도착했습니다. 절에 대한 간단한 역사를 적은 안내문을 읽어보고 경내로 들어와 대웅전을 찍어봤는데 날이 지고 있어서 사진이 좀 어둡게 찍힙니다. 그래서 사진을 이래저래 손봐서 색감을 살려봤는데 다른 사진과..
423. 충무로역 - 남산골 한옥마을과 고수레 온반 적당히 구름이 낀 2019년 개천절, 집을 나서 충무로역에 도착했습니다. 충무로역 4번 출구 근처에는 남산골 한옥마을이라는 곳이 있는데요. 지금도 사람이 사는 곳은 아니고 서울 곳곳에 있던 전통 한옥을 옮겨와 보존하고 있는 곳입니다. 햇빛을 피해 사람들이 모인 천우각을 지나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부터 한옥 관람을 시작합니다. 1860년대 경복궁 중건 공사에 참여한 도편수 이승업이 지은 집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총 8채로 된 큰 주택이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집이 방치돼서 지금은 안채, 사랑채, 중문만이 남아 있네요. 지금 이곳에는 없지만 안채와 사랑채 사이를 잇던 월문이 건축적으로 가치가 높은지 곳곳에 월문에 대한 사진과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다음은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입니다. 조선말 무관직인..
P553. 개롱역 - 따뜻한 가락국수 개롱역 1번 출구로 나와 아파트 담벼락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쭉 걸어 이런저런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1977 오금동 옛날 손칼국수라는 식당이 나옵니다. 조금 일찍 와서 아직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지 않았네요. 문이 열리자마자 오래전 가게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며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봅니다. 칼국수집인 만큼 메뉴판 맨 왼쪽에 칼국수가 적혀 있지만 이번에는 그 옆에 있는 가락국수를 주문. 주문을 마치고 잠시 식당 안을 둘러보니 식당이 오래됐다는 것을 어필하려는 것인지 오래된 물건들이 여럿 놓여 있네요. 잠시 후 가락국수가 나왔습니다. 자리에 있던 고춧가루를 살짝 뿌리고 휘휘 저은 뒤 면치기. 새벽부터 집을 나서 등산에 자전거 라이딩에 도보까지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하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