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를 기념해서 뭔가 올릴만한 게 있나 생각해보니
작년 국군의 날 때 전쟁기념관에서 본 전시에 대한 사진을 아직 블로그에 올리지 않았기에
뒤늦게 올려보고자 합니다.
작년 2019년은 대한민국 공군 창군 70주년을 맞아 이런저런 행사가 있었는데요.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이 전시 역시 이 일환으로 열렸습니다.
공군 창군은 해방 이후 일어났지만
일제 치하에서도 여러 독립운동가들이 항공 전력을 꾸리려고 한 과정이 먼저 나오는데요.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고,
중국으로 건너가 독립운동에 참여하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안창남의 고국 방문 비행에 관련된 사료와
미국, 일본, 중국 등의 비행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항일 항공 독립운동에 참여한 독립투사들,
그리고 노백린 장군의 지도하에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미국에 세운 한인비행학교(윌로우스 비행학교)까지
독립을 위해 공군을 양성하려던 숱한 노력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광복 이후 본격적으로 공군 창설 움직임이 일어났는데요.
1946년 8월 10일 한국항공건설협회가 세워진 뒤
1948년 3월 미 군정으로부터 조선경비대 경항공기 부대 창설 승인을 받았고
여의도와 김포 등에 있던 기지와 비행기를 넘겨받았습니다.
북한이 전력을 강화하자 미군에 공군 전력 증강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민간에서 훈련기인 T-6 항공기 구입운동을 벌여
건국기라는 별명이 붙은 T-6 10대를 구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 끝에 1949년 10월 1일 대한민국 공군이 창군됐습니다.
공군 창군 과정에 큰 힘을 쓴 간부 7명은 따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최용덕, 김정렬, 장덕창, 박범집, 이근석, 이영무, 김영환 이렇게 7인의 주역이
공군 창군 과정은 물론 6.25 전쟁에도 여러 공을 세웠습니다.
창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북한과의 전쟁을 겪게 된 공군은
주일미군으로부터 전투기를 지원받아
승호리 철교 차단작전, 평양 대폭격 작전 등의 수많은 작전을 완수했습니다.
이때 미군으로부터 전투기를 받으면서 미 공군으로부터 전투비행훈련을 받았는데요.
이것이 공군 출신 병사라면 아마 치를 떨 ORI, 작전준비태세검열의 시초입니다.
6.25 때 미군으로부터 받은 F-51D 머스탱으로 편성을 갖춘 공군은
지속적인 전투기 도입을 통해 전력을 늘려왔습니다.
1960년대에는 북한과의 전력 대칭 유지를 위해,
또 월남전에 파병하는 대가로 초음속 전투기를 도입했습니다.
1965년에는 F-5E/F를, 1969년에는 F-4D를 도입했는데요.
이중 F-4D는 아시아 최초로, 그러니까 일본보다도 빨리 도입한 전폭기라는 특징도 있고,
1970년대에 전 국민 방위성금 모금운동을 통해 5대를 '방위성금헌납기'로 구입했다는 특이한 이력도 있습니다.
1980년대에는 F-5E/F를 국내 라이선스 생산하면서 제공호(KF-5E/F)를 실전 배치하는가 하면
피스 브리지 사업을 통해 F-16C/D를 도입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F-15K와
스텔스 전투기인 F-35A를,
그리고 전투기 외에도 전투기를 지원하는 공중급유기, 무인정찰기, 조기경보기 등 다양한 항공기를 도입해왔습니다.
전투기 국산화에 대한 노력도 잊지 않아
비록 주식시장에서 KAI를 종종 물 먹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러 건의 수출 실적을 달성한 T-50이나 FA-50,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스텔스 전투기 KF-X 등을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입니다.
전시 마지막 공간은 공군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있는 여러 공군 특기를 소개하는 사진이 걸려 있는데요.
이제는 군사경찰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그리고 제가 2년 간 군복무한 헌병과
제 자대에서 유일한 전투 특기이던 방공포병에 눈길이 갑니다.
창군 이전부터 지금까지의 공군의 발전에 대해 전시를 통해 간략히 알아봤습니다.
나라를 세우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들과
지금 이 시간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을 한 번쯤 생각해보게 되는 전시였는데요.
이 글을 쓰는 지금 남북관계가 또다시 시끄럽기에
전시를 되돌아보면서 이런저런 잡생각이 들었지만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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