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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5~9호선

822. 산성역 - 남한산성행궁

영화 남한산성을 감명 깊게 봐서 와야지 와야지 하고 생각만 하다

 

어느새 영화 배경과 똑같은 겨울이 됐습니다.

 

이 날씨에 산성을 둘러보는 건 아니다 싶어

 

대신 인조가 머물렀던 행궁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모란역에서 9번 시내버스를 타고 골목길을 빙빙 돌다

 

골목길에 불법주차한 자동차 때문에 중간에 버스가 움직이지 못하는 우여곡절 끝에

 

남한산성 종점에 도착했습니다.

 

아침 일찍 등산을 하고 내려온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입니다.

 

 

 

 

남한산성은 입장료가 사라진지 오래지만 행궁은 아직 입장료를 받고 있네요.

 

 

 

 

일제강점기 남한산성행궁이 사라졌다 현대에 와서 복원 중인데,

 

복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건지...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행궁으로 향하니 정문 '한남루'가 보입니다.

 

 

 

 

한남루를 통과하니 추운 날씨를 보여주는 꽁꽁 언 연못이 보입니다.

 

여느 궁궐에서 볼 수 있는 네모난 연못이죠.

 

 

 

 

남한산성행궁은 언덕 위에 지어져서 계단이 좀 많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니

 

 

 

 

구한말부터 현대까지 남한산성행궁에서 찍은 사진이 여럿 전시 중이네요.

 

 

 

 

다시 계단을 올라 외행전에 도착했습니다.

 

남한산성행궁은 언덕 윗부분은 상궐, 아랫부분은 하궐로 부르는데

 

외행전은 하궐의 중심 건물입니다.

 

광주부 유수(오늘날의 시장)의 집무실로 쓰던 곳이고,

 

병자호란 때에는 왕이 병사들에게 음식을 베푸는 행사를 열던 곳입니다.

 

 

 

 

외행전 옆에는 역시 광주부 유수가 사용하던 건물인 일장각이 있고,

 

 

 

 

일장각 대청과 온돌방에는

 

 

 

 

조선 선비들의 생활 공간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계단을 타고 상궐로 이동하니 좌승당이 보입니다.

 

좌승당이 지어지면서 광주부 유수 집무실 기능이 외행전에서 이곳으로 옮겨졌습니다.

 

 

 

 

좌승당 왼편에는 상궐의 중심 건물 내행전이 있는데,

 

내행전은 임금의 침전으로 사용하던 곳입니다.

 

 

 

 

왕이 살던 공간이라 그런지 다른 건물에 비해 대청이 상당히 넓네요.

 

 

 

 

내행전 뒤편에는 재덕당이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이 건물에 대해 별다른 설명이 없는데

 

이름에 堂이 들어가니 아마도 제사를 지내던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한산성행궁 후원에는 이위정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순조 시절 광주 유수 심상규가 활을 쏘기 위해 지은 정자라고 합니다.

 

 

 

 

정자가 있는 후원은 언덕진 곳이지만

 

별다른 장애물이 없어 활 쏘기에 적합해 보입니다.

 

 

 

 

남한산성행궁 담장 밖에는 좌전이라는 건물이 있습니다.

 

남한산성행궁은 행궁 중 유일하게 종묘와 사직이 있는 행궁인데

 

이 좌전이 종묘가 있는 공간입니다.

 

왼쪽 문은 영녕전으로 향하는 문이고 오른쪽 문은 정전으로 향하는 문인데

 

아쉽게도 두 문 다 잠겨있어 사진만 찍고 왔습니다.

 

사직은 행궁에서 떨어진 곳에 우실이라는 시설로 따로 지었는데

 

남한산성행궁 안내 책자에 옛 지도만 보이는 걸 보면

 

아마 건물이 소실되고 아직까지 복원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편 남한산성행궁에는 특이하게 유리로 뒤덮인 시설이 있는데

 

남한산성행궁 복원 과정에서 나당전쟁 당시 이 자리에 지어진 주장성과 관련된 건물터가 드러나면서

 

통일신라 시절 만들어진 기와가 잔뜩 나와 이를 설명하기 위한 공간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전시실에는 발굴 당시의 모습을 보존해서 전시하고 있네요.

 

 

 

 

벽에는 유적지 토층 모습과

 

 

 

 

유적 발굴 당시의 사진,

 

 

 

 

발굴단면 등 유적지 발굴 당시 모습에 대한 이런저런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발굴된 기와는

 

 

 

 

행궁 바깥 전시실에 보관 중이네요.

 

 

 

남한산성행궁을 빠져나와 행궁과 관련된 시설을 찾아봤습니다.

 

매표소 근처에 있는 종각에는 성거산 천흥사 동종이 있는데

 

고려시대 사찰인 천안 천흥사가 폐한 뒤 남한산성 종각에 달려 종으로 사용됐습니다.

 

 

 

 

진품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고

 

지금 남한산성에 있는 종은 복원품이죠.

 

 

 

 

남한산성 관광 안내소 뒤편에 있는 인화관은 문이 닫혀 있고 주변에 별다른 안내문도 없어서

 

관광 안내소를 찾아 어떤 건물인지 물어봤습니다.

 

관리가 중앙에서 파견될 때 머물던 객사라고 하네요.

 

 

 

 

남한산성행궁 관람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만해기념관을 찾았습니다.

 

이름대로 만해 한용운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박물관입니다.

 

입장료는 2천 원인데, 아쉽게도 티켓은 따로 없네요.

 

 

 

 

남한산성은 한용운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곳이지만,

 

청을 상대로 나라를 지키려 애쓴 사람들의 호국정신이 한용운과 어울려

 

만해기념관이 이곳에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전반적으로 사진과 영상 위주로 한용운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용운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있으니 출생지부터 알려줘야겠죠.

 

한용운의 출생지는 충남 홍성군이라고 합니다.

 

한용운이 태어나고 살았던 생가가 아직 남아있나보네요.

 

 

 

 

독립운동가로서의 한용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코너입니다.

 

불교를 대표해 민족대표 33인으로서 기미독립선언서에 참여했고

 

특히 한용운의 주장으로 기미독립선언서 뒷부분에 공약 3장이 추가됐습니다.

 

 

 

 

한용운에 대해서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아무래도 님의 침묵이겠죠.

 

 

 

 

1926년 출판한 한용운의 시집이자 시의 제목으로

 

불교적 비유와 상징 덕분에 국어 교과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시입니다.

 

 

 

 

한용운은 불교 승려인만큼 불교사적인 업적도 있는데요.

 

친일 불교화를 시도하는 총독부에 맞서 조선불교유신론을 집필하면서

 

불교의 각성을 추구하고 정교분리운동을 펼쳤습니다.

 

 

 

 

한편 팔만대장경에서 주요 내용을 뽑아 불교대전을 간행해 불교 대중화에 힘쓰기도 했죠.

 

 

 

 

말년에 한용운이 살았던 심우장에 대한 설명이 보입니다.

 

남쪽에 있는 조선총독부를 보기 싫어 일부러 북향으로 집을 지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죠.

 

 

 

 

심우장은 지금도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있습니다.

 

 

 

 

한용운은 광복을 1년 앞둔 1944년에 입적했는데요.

 

대한민국 정부는 한용운에게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 중장(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했습니다.

 

건국훈장 중에서 최고로 높은 훈장을 줬으니

 

당대 사람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해기념관에는 님의 침묵 이외에도 한용운이 쓴 여러 글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한시는 안중근의 의거를 듣고 쓴 찬양시 안해주(安海州)이고

 

 

 

 

이 한시는 한용운이 감옥에 있을 때 쓴 옥중감회 입니다.

 

 

 

 

한용운의 초상 위에 님의 침묵이 쓰인 초상화도 있네요.

 

 

 

 

시를 들으면서 감상할 수 있는 코너를 보고 만해기념관을 나왔습니다.

 

 

 

 

남한산성으로 올 때 버스를 탔으니 돌아갈 때에도 버스를 탑니다.

 

 

 

 

이번에는 9번 대신 9-1번을 타고 가는데요.

 

주말만 되면 등산객들로 남한산성으로 가는 버스 안이 미어터지는데

 

9번 버스는 여기저기 들르는 곳이 많아 불편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주말, 공휴일에는 산성역에서 남한산성을 바로 이어주는 9-1번이 운행하죠.

 

 

 

 

산성역에 도착한 뒤 8호선을 타고 이동합니다.

 

 

 

 

산성역은 수도권 전철역 중 지표면에서 제일 깊은 곳(심도 54.4m)에 지어진 역입니다.

 

 

 

 

하도 깊어서 에스컬레이터가 상당히 길고, 그 옆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해놨네요.

 

 

 

 

역 안내도만 봐도 역이 얼마나 깊은지 느껴집니다.

 

ps.

 

 

 

남한산성에서 틀어박혀 버티던 인조는

 

강화도로 피난갔던 왕족이 청에게 볼모로 잡히면서 청에게 항복하게 되는데

 

이때 그 유명한 삼전도의 굴욕을 당합니다.

 

이후 이른바 삼전도비로 불리는 대청황제공덕비를 새겼는데,

 

지금은 석촌호수(서호) 옆에 있습니다.

 

  2010년 이전에는 아름어린이공원 안에 있었는데

 

원래 위치가 아니었기 때문에 고증을 거쳐 지금 위치에 놓이게 됐죠.

 

조선 왕조의 치욕이 담긴 비석이라

 

청이 조선에 대한 종주권을 상실한 이후인 1895년 고종이 비석을 땅에 묻어버리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고,

 

이후에도 빨간색 페인트로 '철거'라는 글씨가 칠해지는 등 온갖 수난을 겪었습니다.

 

치욕스런 역사도 중요한 역사인데....... 

 

 

 

 

비석을 보면 앞은 만주어로, 뒤는 한문으로 비문이 쓰여져 있어서

 

 

 

 

사실상 사멸한 언어인 만주어 연구에 삼전도비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수도권 전철 여행기
821. 남위례역
트램길을 걸어가 먹은 광부덮밥
822. 산성역 823. 남한산성입구역
은행식물원
● 419. 한성대입구역 - 심우장
● K413. 경기광주역 - 광주시티투어(남한산성, 경안천습지생태공원, 화담숲)
● P555. 마천역 - 힘겨운 등산 끝에 도착한 아무 것도 안 보이는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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