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변덕스럽던 일요일, 경기광주역에 왔습니다.
경기광주역 주변은 이제야 역세권 공사가 진행 중이니 역 근처에 가볼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래서 뭘 할까 고민하다 광주시티투어버스를 경기광주역에서 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시티투어를 이용하기로 했죠.
광주시에서 다투어라는 여행사와 제휴해 운영하고 있는데, 여행 코스는 날짜별로 달라집니다.
가장 가고 싶던 화담숲이 포함된 날짜를 골라 예약했습니다.
문제는 일기예보를 보니 하루 종일 비가 올 예정이라는 것인데...
당일 취소해도 낸 돈은 돌려주지 않으니 어쩔 수 없죠.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청역과 교대역을 거쳐 온 버스가 경기광주역에 왔습니다.
시티투어 이용 기념으로 에코백과 볼펜을 줍니다.
다행히 첫 여행지인 남한산성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네요.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출발해 북문과 서문을 거쳐 남한산성 행궁을 방문하는 코스로
해설사의 안내를 들으면서 이동합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북문입니다.
정조 때 전승문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정작 북문 근처는 병자호란 때 조선군 300여 명이 전사한 법화골 전투가 일어난 곳입니다.
영화 남한산성에서 나오는 북문 전투가 이 전투를 묘사한 장면이죠.
이때의 참패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전승문이라는 이름을 붙였을 것이라고 북문 앞 안내문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성곽을 따라 계속 걸으니
뿌연 하늘 아래 하남시가 보입니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상사창동, 하사창동인데,
조선 시절 가난한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는 사창이 있었다고 해서 이름에 사창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두 번째로 서문에 도착했습니다.
이 문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항복하기로 한 인조가 삼전도로 가기 위해 지나간 문이죠.
저 멀리 보이는 롯데월드타워 옆 석촌호수가 삼전도가 있던 자리라서 삼전도비가 석촌호수에 있습니다.
서문을 지나 수어장대에 왔습니다.
서쪽에 있어서 서장대라고 부르다 영조 때 수어장대라고 이름을 바꿨다고 합니다.
아마 조선 중앙군인 5군영 중 남한산성에 주둔한 수어총에서 이름을 따온 것 같네요.
그 옆에는 남한산성 건설 당시 공사비를 횡령했다는 누명을 받고 죽은 이회장군과
그 소식을 듣고 자결한 부인 송씨의 넋을 달래기 위해 지은 청량당이 있습니다.
여기서 열린 도당굿 사진이 놓여 있네요.
원래 시티투어 코스에는 수어장대가 빠져 있는데요.
잠깐 수어장대를 보다 시티투어 일행을 놓쳐 미치도록 뛰어
남한산성에서 가장 큰 문인 남문을 찍고
남한산성 행궁으로 와서 일행과 재회했습니다.
남한산성 행궁은 작년에 와봤으니 사진은 생략.
남한산성 행궁 관람이 끝나니 자유시간 겸 점심시간입니다.
남한산성에서 먹을 수 있는 요리 중 효종갱이라는 해장국이 있습니다.
일명 한국 최초의 배달음식인데, 한동안 맥이 끊긴 음식을 현대에 재현해서 팔고 있죠.
한번쯤 먹어보고 싶긴 한데 혼자 먹기엔 가격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해산물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니 패스.
가난한 여행객이라 편의점 도시락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시간이 조금 남아 주변을 돌아다닙니다.
천주교 순교자 현양비도 보고,
연무관도 보다
남한산성을 떠났습니다.
두 번째 여행지는 경안천생태습지공원입니다.
팔당댐을 지어 팔당호를 만들면서 습지가 생기자 수질 개선 겸 녹지 조성용으로 만든 공원이죠.
연꽃이 절정일 때 오면 경치가 괜찮을 것 같지만 가을에 오니 영 별로네요.
남한산성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지체돼서 공원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도 짧으니
적당히 둘러보다 나온 뒤
길가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정작 주는 것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아이스 드립커피네요.
마지막 여행지이자 가장 기대했던 화담숲에 왔습니다.
곤지암 리조트 내에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상당히 불편한 곳인데
시티투어버스를 타니 참 편하게 왔습니다.
주차장에서 화담숲까지는 순환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줄이 좀 깁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 방법도 있어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려 했더니 금방 다음 버스가 오네요.
버스 출입문에는 LG화학이 만든 전기배터리로 달리는 버스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뒤 짐검사를 받고 안으로 들어가
단풍 구경을 하러 올라갑니다.
산을 바라보면 저 멀리 모노레일이 보입니다.
저걸 타보는 게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계단을 따라 모노레일을 타러 올라갑니다.
승강장으로 돌아오는 모노레일을 찍고
모노레일 표를 보러 왔는데 가까운 시간대는 죄다 매진이네요.
다행히 3시 35분에 딱 한 자리 남아있길래 순환 코스로 샀습니다.
모노레일을 탈 때까지 시간이 좀 비는데
마침 모노레일 승강장 근처에 민물고기 생태관이 있네요.
안으로 들어가니
크고 작은 민물고기 여러 마리가 잔뜩 보입니다.
손바닥보다 작은 남생이도 있고,
천연기념물 190호라는 황쏘가리도 있습니다.
너무 작아 죄다 똑같아보이는 물고기를 지나
멸종위기 민물고기 그림과
모형으로 천연기념물 민물고기를 설명하는 코너를 거쳐
수초로 꾸민 수조를 보면서 민물고기 생태관을 나왔습니다.
민물고기 생태관을 나오니 식당 앞 연못이 보이는데
잉어 옆에 원앙 한 마리가 쉬고 있습니다.
원앙을 보는건 처음이라 처음 볼 때는 저게 인형인가 싶었는데 가까이 가보니 원앙이 움직이네요.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 이번에는 다람쥐장이 보입니다.
그물망 사이로 카메라 렌즈를 갖다 대니
나무에서 쉬는 다람쥐, 도토리를 먹는 다람쥐가 잘 보입니다.
다시 모노레일 승강장으로 돌아와 위에 놓인 약속의 다리를 보기도 하고
승강장을 출발하는 모노레일을 찍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드디어 모노레일에 탑니다.
모노레일 출입문 옆을 보니 대략적인 이동 동선이 보이네요.
모노레일 승강장을 출발한 뒤
모노레일 선로 양 옆으로 난 나무들과
다양하게 물든 단풍을 실컷 구경합니다.
나무 아래 물레방아도 보고,
노랗게 물든 자작나무도 보고,
저 멀리 풀이 잔뜩 자란 곤지암 리조트 스키장 슬로프도 보고,
그냥 닥치는 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전망대가 있는 2승강장을 출발하니 이제는 내리막길이 이어집니다.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나무 사이 곳곳에 푸른 침엽수가 있으니 보기 좋습니다.
급격한 내리막길을 지나니
3승강장이 보이는데 앞선 열차와의 간격 때문에 모노레일이 갑자기 멈추네요.
앞 열차가 출발한 뒤 3승강장에 정차하다 출발합니다.
모노레일 아래로 보이는 폭포와 분수를 구경하다
다시 1승강장으로 돌아갑니다.
모노레일 타면서 단풍 구경은 실컷 했으니
코스를 따라 다시 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보다는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모노레일에서 봤던 폭포를 다시 보기도 하고,
펌프를 신기해하는 아이를 보기도 하고
식당 연못에 다시 가서 식당 손님이 주는 먹이를 먹으려고 서로 다투는 원앙과 잉어를 보다
화담숲을 나왔습니다.
화담숲으로 올라올 때는 버스를 탔으니 내려갈 때는 리프트를 타보려고 했는데
안전 문제로 하행 리프트는 승객을 안 태우네요.
게다가 시간이 늦어 상행 리프트도 운행이 끝났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순환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와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경기광주역으로 이동한 뒤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 ||
K412. 삼동역 중대물빛공원 |
413. 경기광주역 | K414. 초월역 대니버거 |
● 822. 산성역 - 남한산성행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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