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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경전철

S403. 서울지방병무청역 - 의외의 시설이 있는 용마산 소나기는 그쳤지만 구름은 여전히 많이 남아 어두운 바깥으로 나와 여의대방로에서 뻗어나가는 좁은 길을 걸어 올라가 오래된 학교 담벼락을 거쳐 둥근 다리 옆으로 난 샛길을 통해 용마산이라는 작은 동네 동산을 올라갑니다. 용마산(龍馬山)하면 떠오르는 곳은 면목동과 중곡동, 구의동 일대에 걸쳐 있는 산인데 여기에 있는 산과는 한자까지 같네요. 용마산을 포함해서 이 일대는 노량진 근린공원 대방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는데 어째 안내도에 용마산은 별다른 안내가 없는데요. 대체 뭔가 싶으면서도 아무튼 이정표를 따라서 용마산 정상을 향해 걸어가봅니다. 오래전 가본 노강서원에 대한 이야기와 용마산이라는 지명의 유래 등을 읽어보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걸으니 나오는 것은 정상이 아닌 담벼락입니다. 공군 항공안전..
S406. 보라매병원역 - 카페에서 비스듬이 누워 커피 한 잔 보라매공원역과 상당히 가까운 자리에 보라매병원역이 있는데 단순히 두 역을 합쳐서 보라매공원 한 가운데에다 역을 짓기에는 역시나 보라매공원 지하에 지어진 차량기지 설계 문제라던가 하는 게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라매병원역 주요 이용객이 될 보라매병원 내방 환자가 이용하려면 병원 바로 앞에 역을 지어야 할 이유도 있었겠죠. 병원에 볼일이 없는 저는 역에서 조금 걸어 대로변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카페로 갑니다. 특이하게 코인 세탁소와 카페를 같이 하고 있는 레스트 어 와일이라는 이름을 단 카페인데 여느 카페와 다르지 않은 메뉴판을 보고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려니 여느 카페와는 다른 자리가 놓여 있네요. 바깥 자리에 있는 자리에 대놓고 눕기엔 조금 눈치가 보이지만 안쪽에 있..
S405. 보라매공원역 - 맑은 생선육수로 말은 국수 보라매공원역 주변 볼거리는 당연히 보라매공원인데 여기는 신림선이 개통되기 한참 전에 보라매역을 통해서 가봤습니다. 그러니 이번에는 보라매공원 근처에 있는 한 식당에 가보도록 하죠. 공원을 빠져나와 여의대방로를 건너면 도동집이라는 식당 겸 술집이 나옵니다. 제법 깔끔한 이자카야 느낌이 나는 식당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도동탕면이라는 국수를 하나 주문해봅니다. 찾아보니 후암동 본점이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나와 유명해진 음식이던데 말죽거리소고기국밥을 먹어봤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크게 기대는 안 되면서도 구성이 특이해서 괜히 궁금해지네요. 면 위에 올라간 고명을 보면 생선 육수를 쓴 국수답게 쑥갓이 들어갔는데 특이하게도 목이버섯과 소 양지살이 같이 들어갑니다. 멸치를 베이스로 한 맑은 국물을 마셔보면 개운하면서도 ..
S410. 서울대벤처타운역 - 녹두거리에서 먹는 빈대떡 사법고시 폐지 후 쇠퇴해가는 고시촌을 되살리고자 하는 사업인 서울대벤처타운에서 역명을 따온 서울대벤처타운역. 고시촌에 모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식당과 주점이 모인 녹두거리가 이 역 근처에 있는데요. 고시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PSAT 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고시식당이 있는가 하면 '녹두'라는 이름하면 떠오르는 빈대떡을 파는 주점도 있습니다. 녹두거리라는 이름 자체가 오래전 이 일대에 있던 막걸릿집 녹두집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니 괜히 녹두거리에서 빈대떡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녹두집은 사라져서 없지만 그에 못지않게 오래된 막걸릿집이 있으니 그중 한 곳인 황해도 빈대떡에 들어가 등산을 마치고 막걸리 여러 잔을 마시고 있는 등산객 옆 자리에 앉아 빈대떡을 하나 주문해봅니다. 커다란 철판 위에 자..
S411. 관악산역 - 조용한 서울대 박물관 신림선의 남쪽 종점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논의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안쪽으로 진입할 것인가였습니다. 비용 문제로 결국 서울대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계획은 폐기되었지만 신림선의 종착역 관악산역이 서울대 코앞에 지어져서 서울대역이 새로 생기는 대신 관악산역에 서울대라는 이름이 병기가 되었네요. 관악산역에 있는 유일한 출구로 나오면 관악산공원을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오기에 등산복 차림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맞아 관악산역을 이용하지만 저는 관악산 옆으로 난 길을 걸어 서울대의 상징과도 같은 '샤'가 사라진 정문을 지나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왔습니다. 보통 대학교 캠퍼스 내에 있는 박물관은 학교 사학과에서 발굴활동을 통해 얻은 유물을 관리하면서 연구 성과를 관객들에게 공유하..
S409. 서원역 - 언덕 위에서 보이는 것들 가파른 언덕 위에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 신림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인데요. 서원역 주변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도림천을 가운데에 두고 위아래로 경사진 땅이 펼쳐지는데 그중 관악산 능선의 끝자락에 있는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을 걸어가봅니다. 차로 올라가기에도 만만치 않은 언덕을 올라가다 잠시 고래를 뒤로 돌리면 지금까지 걸어온 가파른 길과 그 길을 빽빽하게 감싸는 다세대주택, 한동안 시야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다 다시 보게 되니 어색한 수많은 전봇대와 거미줄처럼 얽긴 전선, 그리고 장군봉 반대편에도 펼쳐진 건우봉 쪽 언덕마을이 보입니다. 조금더 안쪽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장군봉 근린공원이 나오는데요. 등산을 할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왔기에 조금은 당황하면서 산책로를 따라 걷다 산..
S407. 당곡역 - 떡볶이가 더 유명한 햄버거집 당곡역이 있는 당곡사거리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면 멕스칸 즉석햄버거라는 오래된 가게가 있습니다. 저 멀리 이천 장호원에 있는 달라스 햄버거가 떠오르는 식당 안으로 들어가 주문을 하려고 메뉴판을 보면 분명히 가게 이름에 햄버거가 들어가고 메뉴판에 햄버거가 있긴 한데 정작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햄버거가 아닌 떡볶이고 인터넷에서 이 가게를 검색해봐도 주로 나오는건 떡볶이입니다. 그러니 우선 떡오뎅+사리로 떡볶이를 주문해봤습니다. 기본 사리로는 라면사리가 나오니 라볶이가 나오겠거니 했는데 일반적인 라볶이와는 달리 이미 볶아진 떡볶이 위에 물에 삶은 라면사리를 고스란히 얹어 가져다 줍니다. 라면사리를 떡볶이 국물에 열심히 비벼서 맛을 보니 맛 자체는 김밥천국이나 재래시장에서 파는 떡볶이와 비슷한데 라면..
차량기지임시승강장 - 개발 중인 동네를 지나 도착한 신숙주선생묘 오랜만에 의정부 경전철 탑석역에 왔습니다. 여전히 노선도에는 탑석역이 의정부 경전철 시종착역으로 나오는데 사실 2021년 10월 30일부로 의정부 경전철 노선이 연장됐습니다. 고산지구와 복합문화융합단지 개발에 대비해서 저 멀리 부산 4호선 안평차량기지처럼 의정부 경전철 차량기지 내에 열차 승하차를 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한 것이죠. 공사 도중에는 고산역이라는 임시 역명을 붙이기도 했는데 정식 역으로 개통하자니 이런저런 절차가 복잡해서 고산역이 아닌 차량기지임시승강장이라는 어정쩡한 이름이 붙은 것 같네요. 의정부시에서는 복합문화융합단지역이라는 이름을 쓰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한데 행선지 안내를 비롯한 각종 시설물에는 차량기지임시승강장이라는 명칭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열차가 차량기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
U119. 새말역 - 카페, 새말 새말역으로 이동해서 새말교를 건너 괜찮은 카페를 찾아갑니다. 여기는 LALUNE이라는 이름이 예쁜 카페였는데... 카페는 망하고 대신 통닭집이 들어섰네요... 어째 새말역 주변 카페만 오면 뭔가 일이 꼬입니다. 다시 지도 앱을 켜서 다른 카페를 열심히 뒤져본 뒤 부용천을 건너 카페, 새말이라는 곳으로 왔습니다. 카페에 왔으니 커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 사진까지 걸어두며 토스트를 홍보하고 있지만 토스트가 됐든 디저트가 됐든 식사류는 생략. 날씨는 우중충하지만 하얀 벽과 커튼으로 둘러싸여 환한 카페에 있으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잔잔한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를 마시다 카페를 나와 역으로 돌아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U118. 동오역 갈비탕이 싼 데에는 이유가 있다. U119. 새말역 문 닫은 ..
U113. 경전철의정부역 - 국밥 먹고 성당 구경 1호선 의정부역과 의정부 경전철 의정부역 사이에 먹자골목이 있는데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 결국 들어간 곳은 국밥집. 안동본가국밥이라는 식당인데 소고기국밥을 주력으로 하는 곳인가 봅니다. 기본 메뉴인 안동국밥 외에도 뚝배기에 담은 이런저런 국밥을 팔고 있는데 무난하게 메뉴판 맨 위에 있는 안동국밥을 주문했습니다. 5분 정도 지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안동국밥이 나왔습니다. 처음 안동국밥을 받았을 때에는 보이는 게 시래기밖에 없어서 실망했는데 숟가락으로 이리저리 휘저어보니 제법 고기가 많이 들어있네요. 얼큰한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보고 밥을 말아 건더기와 밥을 함께 먹습니다. 시래기가 듬뿍 들어갔으니 시래기 향이 좀 강하게 나긴 하지만 국물에 고기 맛도 잘 우러나 있어 맛있게..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여행기 2022년 7월 14일부터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을 다니면서 쓸데없이 고민했던 것이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를 타는가 마는가입니다. 전동차 내에 있는 수도권 전철 노선도에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 노선이 빠져 있지만 지하철 역사 내에 있는 지도형 노선도에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가 포함돼서 그려졌기에 이 노선을 수도권 전철로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쓸데없이 진지한 고민을 한 것이죠.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 지도에서도 노선도에 이 노선을 포함해서 보여주고 있으니 고민 끝에 인천공항 자기부상철도를 타기로 하고 날을 잡아 영종도로 와서 자기부상철도 여행을 시작합니다. 종착역 용유역에 내린 뒤 길을 거너 버스정류장에서 무의도로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4월 말에 무의대교가 개통하면서 무의도로 가는 ..
S118. 북한산보국문역 - 북한산 입구만 찍고 유턴 북한산보국문역에 왔으니 북한산 방향으로 걸어가 봅니다. 걸어도 걸어도 등산로라는 느낌보다는 집 근처에서 흔히 볼 법한 2차선 도로네요. 버스도 상당히 자주 다니고. 그래도 경사가 조금씩 가팔라지는 걸 보니 아무튼 등산입니다. 등산로 아래까지 들어선 아파트를 지나고 버스 차고지도 지나니 여느 산 입구처럼 등산복 가게가 있네요. 아무튼 북한산 국립공원에 도착했습니다. 탐방안내소 옆에는 정릉계곡과 청수장터에 대한 안내문이 있습니다. 청수장은 1910년대에 지어진 일본인 별장인데 광복 후에는 요정, 식당 등으로 운영하다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시설을 뜯어고쳐 북한산 탐방안내소로 쓰고 있습니다. 청수장에 대한 이미지가 워낙 오래 박혔는지 청수라는 명칭이 지명으로도 쓰여서 우이신설선 역명을 정할 때 후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