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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커피맛 모르는 커피 중독자

커피보다는 필름에 눈길이 가던 데이포레코드 (2024.07.26) 오랜만에 합정역에 내려 상수역 방향으로 걸어가    조그만 간판만 달아놓아 숨은 듯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이포레코드라는 작은 카페로 들어갑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지만    에스프레소가 아닌 융드립으로 커피를 만드는 모습에 새삼 놀라면서    천천히 카페 안을 둘러보다 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것이 있으니    바로 카메라와 필름입니다.    카메라로 일상을 기록하니 데이포레코드라고 카페 이름을 지은 것 같은데    단순히 인테리어만 이렇게 해둔 것이 아니라    벌크로 나오는 영화용 필름을 매거진에 감은 뒤 판매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집 냉장고에 필름이 제법 있어 이번에는 필름을 사지 않았지만 나중에 하나 사볼까 하는 생각과 함께    융드립 커피를 챙기..
아지트 같은 카페 4F (2024.07.12) 퇴근 후 서울로 올라와    필름을 찾아 서성이다    오랜만에 생각나는 곳이 있어 지도앱에서 여전히 그 자리에 있는지 검색해 본 뒤    오토바이도 간신히 들어갈 듯한 좁은 골목길을 걸어    예전보다는 찾기 쉬워진 카페 4F에 도착했습니다.    오래전 수도권 전철 여행을 할 때 우연히 알게 된 아지트 같은 카페인데    대로변에 있지 않고 정말 좁은 골목에 숨은 듯이 자리 잡은 데다    철공소나 인쇄소로 쓰인 듯한 과거의 모습을 없애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 인테리어가 흥미로워서 인상 깊었는데    그 뒤로 을지로4가에 올 일이 없었다 보니 4F가 있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네요. 6년 만에 다시 찾았는데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여전히 장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 대단합니다.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카페가 돼버린 더숲 소전미술관 (2024.06.14) 2021년 12월 이후 오랜만에 찾은 소전미술관. 미술관 건물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지만 건물 내부는 좀 많이 바뀌었습니다. 미술관에서 소장한 도자기를 전시하던 공간에는 거대한 책장과 널찍한 소파가 들어섰고 2층도 커피를 마실 자리로 가득합니다. 미술관이라는 타이틀은 남겨야 하니 작은 전시 공간은 남아 있지만 도자기를 상시 전시한다고 지금도 적혀 있는 미술관 안내문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네요. 소장하던 도자기는 경매로 처분한 것 같고. 미술관도 돈을 벌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저도 3월에 미술관이 바뀌었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굳이 갈 생각을 하지 않던 곳이니 이해가 되는가 싶다가도 커피와 빵, 그리고 책까지 파는 곳이 돼버린 미술관을 보니 복잡한 심정이 듭니다. 어쨌거나 멋진 카페가 새로..
카누 카페에서 카누 커피를 (2024.05.26) 이른 아침 킨텍스까지 달려와    Play X4에 참가한 인디게임 개발사 부스에 들러    차기작을 응원하는 차원에서 굿즈를 사고    바로 서울로 이동해    서교동에 있는 카페로 갑니다.    이곳에 자리 잡은 카페는 조금은 뜬금없게도 카누 워케이션 카페.    일과 휴식을 합친 워케이션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서울과 통영에 팝업 카페를 차렸는데 예쁜 카페는 통영에 있지만 통영에 갈 시간이 없으니 아쉬운 대로 서교동에 왔습니다.    정말 특이하게도 카누 상품을 들고 가도 카페를 이용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지만 일단은 보도자료에 나온 대로 카누 패들 앱을 다운로드한 뒤 사원증을 만들어 직원에게 보여줬네요.    여러 메뉴 중 조금은 특이한 것이 마시고 싶어 젠틀 스카이를 주문한 뒤    카누 상품이 잔뜩..
망원동 카페 하우스 오브 바이닐 (2024.04.01) 망원동에 있는 작은 카페 하우스 오브 바이닐. 카페 이름에 바이닐을 대놓고 적어놓았듯이 커다란 스피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고 신청곡을 적어 내는 종이도 카운터에 있고 LP를 들고 가면 직접 틀어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교통카드 스티커 받겠다고 깔았던 세컨캐리어라는 앱에 새로운 아트팩이 업데이트돼서 새로 아트피스를 모아볼 겸 방문해 봤는데 필터 커피와 애플 시나몬 파운드케이크가 참 맛있어서 기분 좋게 먹었습니다. 마침 카페에서 흘러나온 음악도 아는 노래라서 귀도 만족. 카페 콘셉트에 맞게 LP로도 음악을 듣고 싶은데 소장한 LP가 없어서...
비행기 실내를 옮겨놓은 충무로 보잉 (2024.02.23) 인쇄소로 빼곡한 충무로의 어느 한 골목. 뜬금없이 공항에서 볼법한 FIDS를 달아놓은 곳이 있습니다. 실제 항공편과는 전혀 관련 없이 그럴듯하게 만든 FIDS를 달아놓은 이곳의 정체는 BOING이라는 이름을 붙인 카페. 비행기 제조사 BOEING과 1글자 차이로 다르게 지었네요. 오래된 건물에 놓인 좁은 계단을 올라 카페 안으로 들어가면 저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카운터에 달아놓은 모니터부터 카운터 아래에 놓아둔 여러 캐리어, 그리고 이 화장실을 보면 광기까지 느껴지네요. 비행기 실내를 그대로 뜯어놓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지만 이 자리는 이미 만석이기에 평범한 자리를 찾아 벨이 울리기를 기다려 평범하게 커피를 마시다 기내석에 자리가 비어 슬쩍 앉아보고 트레이를 반납한 뒤 카페에서 나왔는데 아직 ..
우편함을 열어 마신 에스프레소 콘파냐 (2023.8.26) 친구를 잘 둔 덕(?)에 친구의 혼인성사를 축하하기 위해 명동성당에 왔습니다. 들어가기 조심스럽던 명동성당 대성전에 당당하게 들어가 미사에 참석하면서 친구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같이 결혼식에 온 다른 친구들과 문화관에서 식사를 하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헤어졌는데 오랜만에 서울에 왔으니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카페 한 곳을 더 가보기로 하고 신당역 근처에 있는 메일룸이라는 카페에 왔습니다. 메일룸이라는 카페 이름에 걸맞게 우편이 잔뜩 들어있는 우편함을 밀어 2층으로 올라가면 오래전 유럽의 우체국 카운터 분위기로 꾸민 공간이 나오네요. 2층에 앉을자리가 상당히 적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여러 소품을 이것저것 찍어보고 한참을 기다려 자리를 차지한 뒤 커피를 주문하러 다시 1층으로 내려갑니다..
티머니 하나 사겠다고 다시 찾은 햄햄팡팡 (2022.10.15) 광교에 있는 아는 사람만 가는 카페 햄햄팡팡. '프로젝트 문'이라는 게임사에서 운영하는 카페라 이곳에서 만든 게임을 테마로 해서 주기적으로 인테리어나 메뉴를 바꾸는 곳인데요. 2022년 10월부터 시작된 테마는 12월 출시 예정인 '림버스 컴퍼니'라는 게임으로 아직 나오지 않은 게임을 홍보하고자 카페를 열었습니다. 사전예약제로 손님을 받는 곳이고 네이버 예약으로 4,000원을 결제해서 그런지 모든 손님에게 웰컴 굿즈로 림버스 기념주화를 주네요. 나중에 굿즈샵에서도 기념주화를 살 수 있는데 판매용 주화와는 달리 웰컴 굿즈로 주는 기념주화는 박스는 안 줍니다. 예약 시간이 돼서 안으로 들어가니 이번에도 기괴한 분위기의 영상이 카페 곳곳에서 나옵니다. 지정된 자리로 가기 전에 이런저런 구경을 하고 나서 카페 ..
터키식 커피와 함께 먹은 카이막 (2022.05.28) 별의별 식당과 카페가 있는 연남동. 이제는 익숙해진 해외 요리를 파는 곳도 여럿 보이는데 어디를 들어갈지 잠시 고민을 해보다 경의선 숲길을 따라 조금 더 걸어 샌드커피 논탄토 연남점에 왔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쉽게 볼법한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이곳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커피를 팔고 있는데 바로 터키식 커피입니다. 예전에 사직공원 옆에 카사 자밀라라는 곳에서 터키식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는데 이곳이 서울에서 사라진 지 오래라 한동안 터키식 커피를 잊고 살았네요. 그런데 여기서 터키식 커피뿐만 아니라 카이막도 같이 팔고 있다길래 한번 와봤습니다. 카이막과 함께 먹을 토스트를 접시에 담는 것을 기다리는 동안 터키 커피를 만드는 과정을 잠시 구경해보죠. 터키 커피는 제즈베(Cezve)라는 도구에 물과 커피가..
'흙커피'를 파는 안양 카페 더 홈 (2021.12.20) 석수역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한 뒤 관악역에서 조금 떨어진 먹자골목에 있는 더 홈이라는 카페에 왔습니다. 특이하게 집 바닥에 있는 바위를 드러낸 실내로 들어가면 아늑한 조명과 가구와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노출 콘크리트와 벽돌이 카페 곳곳에 보이네요. 카페 외관도 외관이지만 여기를 찾아온 이유는 흙커피라는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생기는 커피 메뉴 때문인데요. 평일에는 재료를 많이 갖춰놓지 않는지 주문을 했더니 재료가 다 떨어져서 만들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마시고 그냥 돌아가기도 아쉬우니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서 캠핑장처럼 꾸며놓은 카페 뒤뜰로 걸어가 따뜻한 난로 옆에 앉아 잠시 불멍을 때리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고 나서 한 달쯤 뒤 다시 더홈을 찾아 다시 흙커피..
달이 사라진 야행성 (2021.12.08) 김포 북변동 시가지 옆 감정동 산자락에 위치한 카페 야행성. 야행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카페 영업도 저녁 6시부터 시작합니다. 밤에 영업을 하는 만큼 야경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고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포토존은 이 커다란 달을 배경으로 하는 곳인데 정작 그 달이 사라졌습니다... 물어보니 달을 없애버린 것은 아니라는데 대체 왜... 달 말고도 사진 찍기 좋게 꾸며놓은 곳이 여러 곳 있긴 하지만 날이 추우니 사진은 적당히 찍고 카페 안으로 들어갑니다. 카페 야행성을 검색해보면 야경을 찍은 사진이 여럿 나오는데 사실 이곳의 본업은 고양이 카페입니다. 그래서 입장료로 9,000원을 내면 음료를 1잔 무료로 줍니다. 쇼케이스에 있는 음료를 선택하는 것은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니 이 날씨에 굳이 아이스 아메리카..
청화공간에서 마시는 푸른소금슈패너 (2021.12.08) 소래산 자락에 있는 작은 한옥집에 왔습니다. 청화공간이라고 하는 카페인데 널찍한 공간을 둘러싼 담벼락 안에 커다란 한옥 스타일 건물이 하나 있고 카페 건물 앞으로는 여름에는 파라솔만 펼쳐있을 자리가 겨울을 맞아 돔을 씌운 특이한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카페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커피를 주문하는 카운터가 아닌 빵이 놓인 진열대기에 괜히 계획에 없던 빵 한 조각을 집어 쟁반에 올려두고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푸른소금슈패너를 주문하려는데 주문하기 전에 먼저 자리를 잡고 오라고 안내를 하네요.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카페라서 마음에 드는 자리는 없었지만 다행히 자리를 잡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자리에 외투를 두고 다시 카운터로 달려가 주문을 마친 뒤 카페 이곳저곳을 사진으로 남겨보고 커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