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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짧은 나들이

수원 XR버스 1795행 (2024.04.10) 휴일을 맞아 오랜만에 하기로 한 수원 나들이. 원래 가려고 했던 전망대가 휴일이라고 문을 안 열어 대신 플라잉 수원을 타러 왔는데 날씨가 너무 뿌예서 팔달산에 핀 벚꽃이 참 멋없게 보입니다. 벚꽃 보러 수원으로 온 것이 아니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요? 이날의 목적지는 다름아닌 연무대 옆 주차장인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헬륨 기구에서 내리고 창룡문을 지나 건너편에 있는 로스 안데스라는 카페에서 시간을 때우기로 합니다. 안데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께나(Quena)와 삼뽀냐(Zampona) 음악이 계속 흘러나오고 아메리카노와 에스프레소 앞에 굳이 라틴을 붙인 특이한 메뉴판도 있네요. 커피를 마시는 동안 시간을 떄우기 위해 꺼낸 것은 지금 읽고 있는 책. '구름 관찰자를 위한 가이드'라는 책인데 하늘 위에..
별 보러 간 송암 스페이스 센터 (2024.03.09) 양주시 송추에 있는 송암 스페이스 센터. 별을 볼 수 있는 천문대 중에서는 여기가 서울에서 제일 가까울 것 같은데 시간을 내서 가려고 하니 계속 날씨가 발목을 잡아 못 가다가 모처럼 하늘이 맑은 토요일에 차를 끌고 왔습니다. 플라네타리움 상영과 천문대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승차권이 포함된 35,000원짜리 패키지를 사서 티켓을 받고 플라네타리움 문이 열리기 전 간단하게 송암 스페이스 센터를 둘러봅니다. 매표소 바로 옆을 보니 달과 관련된 전시물이 놓여 있는데 냉전 시대 이후 다시 우주에 패권 경쟁이 일어나면서 아르테미스 계획 등 달 탐사 계획이 다시 비중 있게 다뤄지고 한국에서도 달탐사선 다누리호를 쏘아 올리는 등 이런 추세에 발을 맞춰 가고 있기에 송암 스페이스 센터에서도 달에 대한 전시를 그중에서도 얼..
계룡산 동학사 (2024.02.24) 희미하게 눈이 쌓인 계룡산. 별의별 가게와 나무에 가려 하얀 자태가 사진에 잘 안 담기는 것을 아쉬워하며 일주문을 지나 등산길에 오르는 것은 아니고 동학사까지 갑니다. 조금씩 눈이 떨어지지만 바람이 세게 불지도 않고 기온이 그렇게까지 떨어진 것도 아니라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비록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앙상하게 가지만 남은 나무뿐이지만 모처럼 산길을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좋네요. 동학사에 도착해 절을 둘러보니 계곡 사이에 절이 들어서서 그런지 생각보다 작으면서도 있을 것은 다 있는 절이라서 그런지 등산로에 딱 붙어있는 절이라서 그런지 오가는 사람들이 참 많네요. 동학사를 간단히 훑어보고 위를 바라보니 저기는 오늘 못 가겠다 싶어 왔던 길을 되돌아가 다시 일주문을 통과해 인터..
덤으로 간 에버랜드 로스트 밸리 (2024.02.04) 판다월드에서 나오면서 잽싸게 스마트 줄서기로 예약을 걸었는데 시간이 좀 많이 남아서 스카이 크루즈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오랜만에 에버랜드를 둘러봅니다. 롤링 엑스 트레인을 지나 매직랜드에 도착. 근처에 옥수수를 파는 카운터가 있길래 무작정 치즈 핫콘을 주문해 치즈가루와 카옌 페퍼 가루가 버무려진 옥수수로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 다시 아메리칸 빌리지로 올라와 1900년대 중반 미국 감성으로 만든 가짜 포스터를 감상한 뒤 아직까지도 못 타본 T익스프레스를 보며 아래로 내려와 주토피아에 진입. 사막여우 같은 작은 동물들을 보고 나서 로스트 밸리로 갑니다. 판다월드를 가본다는 목표는 이미 달성해서 남은 시간은 어딜 가든 크게 상관이 없었는데 마침 로스트 밸리 스마트 줄서기가 오픈을 했길래 여기로 왔는데요. ..
판다 보려고 간 에버랜드 (2024.02.04) 개장 시간 1시간 반 전에 도착한 에버랜드. 이미 제 앞에 수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데 이 사람들이 전부 판다월드로 달려가는 경쟁자들입니다. 놀이기구가 아닌 동물 하나가 테마파크의 대표 어트랙션이 되어버린 것을 보며 이게 맞나 싶다가도 지금 중요한 건 그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먼저 줄을 서는 것이니 최대한 빠르게 판다월드로. 판다월드 입구에는 가장 최근에 태어난 쌍둥이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 사진을 걸어두고 있지만 모두의 관심은 올해 중국으로 가는 것이 확정된 푸바오겠죠. 대기줄이 참 길긴 한데 판다 가족을 볼 수 있는 시간 자체는 5분 정도로 제한되기에 생각보다는 빠르게 줄이 줄어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대기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냐면 그건 아니지만. 꾸미긴 잘 꾸며놨지만 정말 놀라..
해가 진 뒤의 김포 애기봉 (2024.01.27) 강화도로 가는 길목에 있는 주차장 넓은 카페. 가구 공방을 겸해서 운영하고 있는 카페인데 널찍한 공간에 분위기도 괜찮아 보여 4,5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집에서 들고 온 책을 꺼내 읽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진득하게 앉아 읽은 책은 '주소 이야기'.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쓰는 주소라는 체계에 대해 다루는 꽤 두꺼운 책인데 주소를 가질 수조차 없어 생존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비롯해서 누군가에게는 경제적인 가치를 높이기 위해, 또는 정치적인 이유로 지키거나 바꿔야 할 대상인 주소, 누군가에게는 정부의 합리적인 행정권 행사를 위해 만들어야 할 대상이면서 누군가에게는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없애야 할 대상인 주소 등 다양한 담론을 다루네요. 주소라는 것이 상당히..
운행 중단 전 타본 바다열차 (2023.02.11) 평창 올림픽 때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보러 갔던 때 이후 정말 오랜만에 강릉역에 와서 잠시 기차를 타러 갑니다. 열차 출발 안내 전광판에 바다열차라는 생소한 열차가 있는데 코레일의 자회사 코레일관광개발에서 관리하는 관광열차로 강릉역을 출발해 정동진, 묵호, 동해, 추암을 거쳐 삼척해변역까지 가면서 철길 옆 동해바다 경치를 볼 수 있는 열차입니다. 관광열차라서 그런지 승차권 판매 카운터가 따로 있는데 바다열차를 타는 걸 강릉역에 와서 결정했기에 매표소에서 무작정 승차권을 달라고 하니 사전에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다행히 바다열차에 자리가 있어 삼척해변역으로 갈 때에는 일반실, 강릉역으로 올 때에는 특실을 탑니다. 열차 출발까지 시간이 남아서 강릉역 밖을 서성이며 강릉시에서 야..
강릉으로 넘어가 오죽헌 견학 (2023.02.11) 속초를 출발해 강릉으로 내려가다 보니 강릉을 대표하는 관광지 중 하나인 오죽헌이 보이길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장료 3,000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으로 너무나도 유명하고 5천원권 지폐 도안에도 들어간 곳이니 심적으로는 매우 친숙한 곳이지만 실제로 와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안내도도 안 보고 다른 사람들을 따라 자경문을 거쳐 문이 열린 다른 곳으로 들어갔더니 눈에 보이는 건물이 오죽헌이 아니라 문성사라는 사당이라 괜히 당황하며 향 너머로 보이는 이이 표준영정을 바라보는데 향에서 나는 연기때문에 사진 속 분위기가 뭔가 이상해져 한 번 더 당황합니다. 다른 문으로 들어가 이번에는 제대로 오죽헌에 도착. 방마다 이이와 관련된 이런저런 글귀가 들어있는데 몽룡실이라는 현판이 걸린 ..
팝업스토어의 탈을 쓴 델타항공 콜라보 카페 (2023.12.08) 오래전 방송에 나와 유명해진 분식집에 들러 다른 곳에서는 본 적이 없는 새우깡떡볶이와 소세지김밥을 먹고 갑니다. 주문서에 체크를 하고 카운터에 내 김밥과 떡볶이를 받았는데 하늘을 뚫고 올라갈 듯한 물가에 압구정과 청담 사이라는 입지가 더해져 분식 치고는 상당히 가격이 비싸지만 방송에 괜히 여러 번 소개된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듯이 참 맛있네요. 식사를 마쳤으니 디저트를 먹어야겠죠. 루비떡볶이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칼리프하우스에 왔습니다. 미국의 스카이팀 항공사 델타항공이 이곳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고 해서 와봤는데 싱가포르항공도 그렇고 서울에 이벤트를 여는 외항사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네요. 다만 싱가포르항공 팝업 이벤트 때와는 다르게 델타항공 팝업스토어는 이름만 팝업일 뿐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을 미리..
속초 등대와 영금정 (2023.02.11) 아바이마을을 떠나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지도에 등대가 눈에 띄길래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속초등대로 올라갑니다. 등불을 밝히는 본연의 역할에 너무나도 충실하게 언덕 위에 있어 무릎이 박살 나는 기분을 느끼며 계단을 올라 바로 앞에서 보이는 바다를 보면서 방금 전까지 있었던 아바이마을을 찾아보고 바다 근처에 있는 정자도 발견해 조금 있다가 가보기로 합니다. 등대 안으로 들어가보니 간단한 전시시설이 마련돼 있어 속초등대의 옛 모습이 남아있는 모형이 있고 속초등대와 등대 주변을 소개하는 안내문도 있네요. 간단한 등대 구경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와 바다 건너 살던 요시다가 부러웠는지 트럭 아래에서 위험한 장난을 치던 고양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고 등대에서 본 두 정자 중 바다에 있는 정자로 갑니다. 정자에 영..
싱가포르항공과 신한카드 팝업스토어 (2023.11.20) 영화를 볼 것도 아닌데 시흥에서 성수에 있는 메가박스까지 급하게 왔습니다. 정말 뜬금없게도 싱가포르의 FSC 항공사 싱가포르항공이 신한카드와 제휴한 크리스플라이어 카드를 출시해 싱가포르항공의 FFP 크리스플라이어를 알림과 동시에 신용카드 프로모션을 하기 위해 메가박스 성수에 팝업스토어를 연 것이죠. 블라인드를 통해 신한 ANA 마일리지 클럽 카드 출시 루머가 퍼진 적도 있고 하니 아시아나항공의 미래가 불투명한 현재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세게 하려나 봅니다. 팝업스토어 운영 시간이 오후 8시까지라서 문 닫기 전에 죽어라 달려 메타그라운드에 도착. 입구에서 싱가포르항공 FFP 크리스플라이어 회원 인증을 하고 싱가포르항공 퍼스트 클래스 보딩 패스 모양의 기념 티켓과 크리스플라이어 신용카드..
사라진 역 화성역, 사라진 쇼핑몰 2001아울렛 (2023.10.28) 수원 못골시장 입구에 있는 작은 팻말. 오래전 이 주변에 기차가 다녔다는 것을 알려주는 작은 팻말입니다. 일제강점기 일제는 수원에 협궤 노선을 2개 깔았는데 하나는 여주와 이천에서 쌀을 가져오는 수려선, 다른 하나는 수원에 모인 쌀을 인천항으로 옮기는 수인선입니다. 그중 못골시장 주변을 지나던 선로는 수려선이고 수원 화성 옆에 있는 역이라고 해서 화성역이라는 역명이 붙었다고 하네요. 해방 이후에는 화물 대신 승객을 나르는 열차가 선로 위를 달렸는데 영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1972년 수려선이 폐선됐고 수도권 전철로 거의 전 구간이 부활한 수인선과는 다르게 수려선은 일부 구간이 경강선, 분당선 등으로 재활용되었을 뿐입니다. 수려선이 폐선된 지 50년이 넘었기에 이제는 수려선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도 드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