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필름에서 오래전 출시했던 에피온 1010 MRC 티아라 ix.
오른쪽 슬라이드 커버를 잡아당기면 렌즈와 플래시가 쏙 하고 튀어나오는 작고 귀여운 카메라입니다.
일반적인 크기의 필름 자동카메라와 비교하면 이 정도로 작은데
크기가 작으니 뭔가 다른게 있겠죠.
일반적으로 필름하면 떠오르는 35mm 135 필름이 아닌
Advanced Photo System, 줄여서 APS라고 부르는 필름을 씁니다.
이 필름은 2011년에 단종돼서 필름을 구하려면 전 세계에서 중고 매물을 뒤져야 하고
필름 유효기간은 진작에 지났으니 사진이 제대로 찍힐지 알 수 없다는 문제가 있는데
카메라 중고 가격이 7,500엔이라 이런 단점을 감수하고서라도 한번 써봐야겠다 해서
메루카리에서 카메라와 필름을 샀습니다.
카메라에 필름을 넣었으니 사진을 찍어봐야겠죠.
덕수궁 미술관에 열린 전시를 보는 김에 이런저런 사진을 찍어 25컷을 모두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었으니 이제 현상을 해야 할텐데
단종된 필름인 만큼 APS 필름을 현상할 수 있는 사진관 자체가 적습니다.
다행히 온갖 사진 관련 가게가 몰려있는 을지로에는 APS 필름 현상을 받아주는 곳이 있으니
지하철을 타고 을지로3가역에 하차.
망우삼림에 도착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시계를 되돌려 19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가 물씬 느껴져
사진을 찍기 참 재미있을 것 같은데
여기 온 이유는 이게 아니니 카운터에 필름을 맡기러 갑니다.
워낙 보기 힘든 필름이다 보니
카운터에 앉은 직원이 필름을 받아보고는 대체 이게 뭔가 하며 다른 분들의 도움을 요청하네요.
다른 분이 APS 필름을 바로 알아보고는 현상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리는데 괜찮겠냐고 물어봅니다.
현상이 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니 문제없다며 9,000원을 결제.
어떤 사진이 현상될지 궁금해하며
망우삼림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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