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국 (시내)버스 일주 여행/번외

충북선이 멈춘 날 - 텅 빈 중부내륙선 KTX(시외버스 청주 - 제천) 제천에서 충주로 가는 시외버스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청주로 가는 시외버스가 중간에 들르는 경유지로 충주 터미널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는데 그마저도 제천터미널에서 충주터미널로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봉양, 백운, 산척, 목행이라는 중간 경유지를 거쳐서 가네요. 운행을 멈춘 충북선의 소중함을 이상한 데에서 느끼며 충주시에 진입. 제천터미널을 출발해서 1시간 걸려 충주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충주시에도 알게 모르게 관광지가 꽤 있는 편인데 시간 관계상 관광은 무리일 것 같으니 어디서 시간을 때워야 할지 고민하다 터미널과 같은 공간을 쓰고 있는 하이마트에 들어가 여행 당시 사전예약 중이던 갤럭시 Z플립5와 Z폴드5를 보러 갑니다. 방문 당시에는 할 말이 많았지만 글을 너무 묵히는 바람에 이제는 할 말이 사..
충북선이 멈춘 날 - 시내로 돌아와 먹은 짜장면(제천 35번) 시내버스 여행을 하면서 같은 버스 노선을 2번 타는 것은 지양하고 있기에 31번을 그냥 보내고 하루에 3번 운행하는 35번을 기다려 탑니다. 31번과 35번의 차이라곤 청소년수련관 경유 여부뿐이니 그야말로 뻘짓이지만. 아무튼 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와 시외버스터미널 우리은행 정류장에 내려 버스터미널로. 제천시도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다른 건물로 나뉘어 있는데 제천시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는 서울행 버스밖에 없으니 시외버스터미널로 가서 어디로 갈지 잠시 고민해봅니다. 무난하게 충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제천시를 떠나는 게 괜찮을 것 같은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복구되지 못한 버스 시간대가 여럿 보이네요. 2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표를 사고 나니 시간이 약간 비어서 터미널 건너편에 있는 유성원이라는 중..
충북선이 멈춘 날 - 의림지와 박물관(제천 31번) 충북선 대체교통버스를 타고 제천에 온 것은 좋은데 해외여행과는 다르게 국내여행은 구체적인 계획 없이 돌아다니는 편이라 어디를 갈지 아직 안 정했는데요. 제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관광지가 의림지니 제천역에서 의림지로 가는 31번 버스를 타고 시내를 벗어나 외곽에 진입. 의림지 정류장에 내린 뒤 길을 건너 커다란 호수 주변을 걸어봅니다. 의림지는 길게는 삼한시대까지 역사가 올라가는 저수지로 충청도를 부르는 다른 명칭인 호서지방의 호(湖)가 의림지일 정도로 예전부터 인지도가 있던 저수지입니다. 제천(堤川)이라는 지명에도 의림지의 제방(堤防)에서 따온 제가 들어가니 오랫동안 농경을 기반으로 사회가 돌아갔던 한반도에서는 정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저수지였을 것 같은데 산업화가 진행되고 제천군이 제천시가 된 지금..
충북선이 멈춘 날 - 대행버스를 타고 시작하는 여행(충북선 대체교통버스) 2023년 8월 19일부로 충북선 복원이 끝나 이 글에서 다루는 충북선 대체교통버스는 운행을 종료했습니다. 멀리 기차여행을 가러 광명역에 도착해 KTX를 타고 현대로템과 우진산전에서 각각 개발 중인 수소 열차를 보며 오송역에 내려 충북선으로 열차를 갈아타는데 열차 행선지가 평소때와는 좀 다르네요. 열차 배차 간격도 좀 많이 벌어졌고. 충북선 타는 곳으로 내려와 오송역으로 들어오는 열차에 승차. 저 멀리 동대구역에서 출발한 증평역행 무궁화호 열차입니다. 국제공항에 딸린 역 치고는 많이 작은 청주공항역을 거쳐 열차 종착역 증평역에 도착했는데요. 제 목적지는 여기가 아니니 일단 매표소로 갑니다. 충북선에 증평역 시종착 열차라는 많이 생소한 열차가 등장한 데에는 이유가 있는데요. 2023년 7월 15일 한반도를..
경원선 옆길 - 예전에 다녀온 관광지를 훑고 동송으로(철원 13번) 경원선 철도의 북쪽 끝은 현재로서는 백마고지역이니 백마고지역에 도착하는 것으로 경원선 철길을 따라 달리는 버스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맞겠지만 백마고지역을 탈출하려면 버스를 타는 수밖에 없으니 버스 여행은 백마고지역을 출발해 철원군 동송읍으로 갈 때까지 조금 더 이어집니다. 이전에도 몇 번 타봤던 13번 버스를 타고 동송까지 이동하는 동안 이전에 가본 관광지들이 차창밖으로 보이는데요. 백마고지역이 있는 대마리를 벗어나 민통선으로 가는 길이 있는 관전리로 넘어가면 전쟁을 겪으며 외관만 남은 철원 노동당사가 보이고 동송읍 관우리로 넘어가면 철불이 유명한 도피안사의 건너편에 있는 철원향교가 보이네요. 정작 동송읍내로 들어온 뒤에는 뭘 해야할지가 떠오르지 않아 일단 버스에서 내리고 버스터미널 주변 ..
경원선 옆길 - 기차를 대신하는 버스(경원선 대체운송버스) 2023년 12월 16일부로 1호선이 연천역까지 연장되면서 이 포스트에서 다루는 경원선 대체운송버스 운행이 종료되고 백마고지역에서 연천역을 잇는 경원선 대체운송버스가 한 달 동안 운행하다 최종적으로는 철원 13번 버스가 신탄리역까지 연장 운행합니다. 경원선 선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수도 없이 본 빨간 버스. 동두천역에서 백마고지역을 잇던 경원선 통근열차가 1호선 연천역 연장 공사로 인해 운행을 중지하게 되면서 통근열차를 대신해서 다니게 된 경원선 대체운송버스입니다. 신탄리역에서 백마고지역까지 구간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구간이 39-2번 시내버스와 겹치고 백마고지역이 개통하기 전에는 39-2번의 지선이 연천군 경계를 넘어 철원군 동송까지 다닌 적도 있으니 굳이 대체운송버스를 운행할 필요 없이 시내버스를 연장..
경원선 옆길 - 산에 와서 등산은 안 하고...(연천 39-2번) 39-2번이라는 쉬운 선택지를 놔두고 별의별 버스를 타며 경원선 선로를 따라가는 여행을 하고 있는데 대광리역에서 신탄리역을 운행하는 버스는 시내버스 39-2번과 직행좌석버스 G2001번 그리고 심야 시간에 운행하는 33번뿐이니 39-2번 버스를 타고 신탄리역으로 갑니다. 버스 기름이 바닥을 보이는지 중간에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넣는데 도시에서는 보기 드물지만 시골에서 버스를 타다 보면 종종 버스 운행 중 주유를 하곤 합니다. 그래도 버스를 타는 도중 주유소에 들르는 모습을 보는 게 거의 10년 만이라 괜히 신기하네요. 주유를 마치고 다시 도로를 달려 종점 바로 직전 정류장인 신탄리역에 도착. 컨테이너와 버스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신탄리역은 다른 역과는 다르게 문이 활짝 열려있는데요. 역사를 지나 승강장..
경원선 옆길 - 평범한 점심(연천 37-1번) 신망리역 주변에서 열심히 시간을 때우고 11시쯤 연천역에서 출발하는 37-1번에 올라탑니다. 쭉 뻗은 3번 국도를 따라 달리던 버스는 잠시 샛길로 빠져 도신리라는 마을을 지나고 다시 3번 국도로 합류해 경원선 철길 옆을 달리다 또다시 옆으로 빠집니다. 열쇠전망대로 가는 이정표를 보니 급하게 계획을 바꿔 버스에 내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기는 민통선 구역이라 차를 끌고 가야 할 테니 이번에는 패스. 원래 계획대로 신서면주민자치센터 정류장에 내려 문을 연 건지 안 연 건지 애매한 시장을 지나 대광리역으로 갑니다. 다른 역보다 규모도 크고 벽화 덕에 화려해보이는 대광리역 역시 경원선 통근열차가 다니지 않게 되면서 문을 닫았는데 대광리역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철길이 훤히 보이고 대광리역 승강장도 보이네요. 짧..
경원선 옆길 - 70년 전의 '새로운 희망'(동두천 55-2번) 전곡읍에서 연천읍을 잇는 버스 노선은 의외로 여럿이 있는데 3번 국도를 따라 최단거리로 이어주는 39-2번과는 다르게 55번 버스는 군남면이나 왕징면을 거쳐 빙 돌아갑니다. 그래서 연천역에서 전곡으로 가는 55-2번을 타니 남쪽이 아니라 정 반대로 북쪽으로 올라가네요. 아무튼 연천역보다 북쪽에 있는 신망리역으로 가기 위해 이 버스를 탔으니 신망리역 정류장에 내리고 철도 건널목 주변을 서성이며 신망리역 역사를 잠시 둘러봅니다. 보자마자 그림같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은 간이역을 보면서 역사 밖에 놓인 전시물도 보고 역사 안으로 들어가 작은 액자에 담긴 전시물도 둘러봅니다. 신망리역이 있는 이 동네의 행정구역상 지명은 신망리가 아닌 상리인데요. 6.25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정착촌이 ..
경원선 옆길 - 다시 보러 온 연천역 급수탑(연천 39-8번) 날이 어느 정도 밝은 뒤 전곡버스터미널로 이동해 열차 운행이 멈춘 경원선 철길을 따라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사실 연천군 경원선 라인 전 구간을 나란히 달리는 39-2번 버스가 있고 시골 버스치고는 상당히 자주 다니는 편이라 39-2번을 계속 타고 이동하는 것이 쉽지만 너무 쉽게 움직이면 재미가 없으니(?) 되도록 다양한 버스를 타고 이동할 건데요. 버스터미널에 붙은 시각표에는 버스 번호 없이 내산리행 버스라고만 적힌 39-8번 버스를 탑니다. 39-2번의 지선 버스라 연천역까지는 비슷한 경로로 달리고 연천읍을 벗어나면 신탄리가 아닌 신서면 내산리로 가는데 저는 경원선을 따라 움직일 예정이니 내산리라는 미지의 동네가 아닌 잘 아는 연천역에 하차. 지금은 1호선 전철 연장 공사가 끝나 인..
날을 새는 여행 - 시골을 달리는 심야버스(연천 33-1번) 시내버스가 다니는 게 이상할 오전 3시 46분. 시골이나 다름없는 동두천역 버스 정류장에 달린 버스 도착 안내기에 33-1번 버스가 운행 중이라고 뜨고 있습니다. 33-1번 버스는 서울에서 동두천역까지 타고 온 36번 버스와 관련이 있는데 36번 버스가 연천군 구간에 대해 심야버스 운행을 중단하면서 졸지에 잘 타던 버스 노선이 사라지게 된 연천군 승객들의 불편을 해결하고자 동두천역에서 연천역까지 36번이 다니던 경로 그대로 다니는 심야버스를 2019년에 신설했습니다. 처음에는 39-2번 버스가 심야버스 역할을 맡았는데 이후 몇 번의 변경을 거쳐 신탄리역에서 출발하는 33번과 연천역에서 출발하는 33-1번 이렇게 2개 노선이 다니고 있네요.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33-1번 막차가 동두천역에 들어와 문이..
날을 새는 여행 - 좌석 시트에서의 짧은 선잠(의정부 36번) 소요산에서 수유역을 잇는 36번 버스. 예전에는 심야 시간에 연천에서 수유역을 잇는 운행 계통이 따로 있었지만 연천군 심야 이동 수요가 적다 보니 연천으로 가는 심야버스는 사라졌는데 36번 심야버스 자체는 그대로 남아 수유역에서 소요산으로 가는 막차가 새벽 2시 40분에 있습니다. 취침 시간이 부족하니 맨 뒤로 가서 등받이가 기울어지지 않지만 그래도 잠을 자기엔 충분한 좌석 시트에 앉아 눈을 감으면 될 텐데 괜히 맨 앞자리에 앉는 바람에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스스로 고통받네요. 다행히도(?) 의정부시에 진입하니 버스에 타는 승객은 거의 없어 잠시 선잠을 자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동두천역에 도착했습니다. 버스는 소요산역까지 가고 다음에 탈 버스도 소요산역에 정차하지만 소요산 주변에는 찬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