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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내)버스 일주 여행/번외

경원선 옆길 - 70년 전의 '새로운 희망'(동두천 55-2번)

 

 

전곡읍에서 연천읍을 잇는 버스 노선은 의외로 여럿이 있는데

 

 

 

 

3번 국도를 따라 최단거리로 이어주는 39-2번과는 다르게

 

55번 버스는 군남면이나 왕징면을 거쳐 빙 돌아갑니다.

 

 

 

 

그래서 연천역에서 전곡으로 가는 55-2번을 타니

 

 

 

 

남쪽이 아니라 정 반대로 북쪽으로 올라가네요.

 

 

 

 

아무튼 연천역보다 북쪽에 있는 신망리역으로 가기 위해 이 버스를 탔으니

 

 

 

 

신망리역 정류장에 내리고

 

철도 건널목 주변을 서성이며

 

 

 

 

신망리역 역사를 잠시 둘러봅니다.

 

 

 

 

보자마자 그림같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작은 간이역을 보면서

 

 

 

 

역사 밖에 놓인 전시물도 보고

 

 

 

 

역사 안으로 들어가 작은 액자에 담긴 전시물도 둘러봅니다.

 

 

 

 

신망리역이 있는 이 동네의 행정구역상 지명은 신망리가 아닌 상리인데요.

 

 

 

 

6.25 전쟁으로 고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정착촌이 전국 곳곳에 만들어졌고

 

1954년 이곳에도 피난민들을 위한 정착촌 New Hope Town이 만들어졌습니다.

 

 

전후 복구 과정에서 신망리에 지어진 '구호주택' 모형

 

 

New Hope Town을 한자로 바꿔 부른 이름인 신망리가 마을의 이름이 되었고

 

전쟁이 끝난 뒤인 1956년 마을에 경원선 기차역이 새로 지어지면서

 

역명을 행정구역명이 아닌 마을의 별칭을 따서 신망리역이 되었다고 하네요.

 

 

 

 

신망리로 삶의 터전을 옮긴 사람들은 물자는 유엔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지만

 

모든 것을 스스로 다시 일궈야 했는데

 

 

 

 

구호주택뿐만 아니라 신망리역 역사 자체도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2021년 경기문화재단 에코뮤지엄 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리모델링을 위해 썩어있던 지붕을 해체했는데

 

기존에 쓰인 지붕 자재에는 로트넘버와 영문이 자잘하게 적혀 있거든요.

 

주민들이 신망리역을 지을 때 미군 탄약 상자 등을 가져와 지붕을 이는데 썼다고 하네요.

 

 

 

 

마을의 역사를 짧게 다룬 전시를 보고

 

 

 

 

역사 뒤편 테라스에 잠시 멍하니 앉아있으려니 눈앞 시골 풍경이 참 시선을 끄네요.

 

 

 

 

그래서 시골길을 잠시 걸어봅니다.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모습도 있지만

 

 

 

 

그래도 논밭을 조금 벗어나면

 

 

 

 

아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터도 있고

 

 

 

 

몇 명이나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번듯한 초등학교도 있는 모습을 보면

 

70년 전 희망이라는 이름을 마을에 붙인 사람들의 염원은

 

적어도 절반은 이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통일은 아직도 요원하고 마을소멸이라는 새로운 위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말이죠.

 

 

 

 

짧은 마을 산책을 마치고

 

 

 

 

농기계로 가득한 농협을 지나

 

 

 

 

다시 건널목을 건너

 

 

 

 

다시 경원선 철길 옆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 승차 노선: 동두천 55-2번
● 승차 구간: 연천역 - 신망리역
● 이동 거리: 4.1km
● 버스 요금: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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