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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2021 남쪽 여행

38. 올드보이의 그 군만두(2021.09.26) 부산을 떠나기 전에 배를 채우러 부산역 앞 차이나타운으로 갑니다. 간판만 보면 중국집보다는 러시아 식당이 더 많아 보이는 착시(?)가 있긴 한데 아무튼 찾아보면 군만두를 주력으로 하는 중식당을 여럿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통은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왔던 신발원을 많이 가시던데 이번에는 장성향이라는 식당으로 갑니다. 건물 밖에 영화 올드보이의 한 장면이 붙어 있는데요. 오대수가 질리도록 먹은 군만두를 실제로 만든 곳이 여기라서 한 번쯤은 와보고 싶었는데 마침 시간이 돼서 찾아왔습니다. 동네 중국집에서 쉽게 접하는 공장제 군만두가 아닌 직접 빚어 튀기듯이 구워낸 군만두를 보면 일단 크기가 상당히 크네요. 만두소로 들어간 고기도 퍽퍽하지 않고 육즙이 흘러 군만두에 지불한 돈이 아깝지 않습니다. 군만두만 먹고 ..
37. 스팟과 아틀라스, 부산에서 만난 보스턴 다이내믹스 로봇(2021.09.26) 진해탑에서 출발해서 수많은 환승 끝에 부산에 진입해 반년도 안돼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을 다시 찾았습니다. 이곳을 방문했던 때에는 로봇과 관련된 Hello, Robot.이라는 제목의 전시가 열렸는데 로봇이라는 개념에서 여러 키워드와 질문을 뽑아내 대중문화에서 접하는 공상 같은 로봇부터 상상 속에서 떠올리던 인간과 닮은 로봇은 아니지만 이미 산업현장에서는 인간을 돕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인간을 대체하기 시작한 로봇을 둘러보고 아이를 대신 돌봐주거나 사람이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조력자로서의 로봇도 만나고 마지막으로는 인간과 기계가 하나가 되는 사이보그적인 로봇을 만납니다. 이런저런 전시물과 질문을 통해 인간과 로봇 사이의 관계에 질문을 던지는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과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의 의도는 보스턴 다..
36. 모노레일을 타고 제황산을 올라 진해탑으로(2021.09.26) 토요코인에서 제공하는 조식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부산역에서 지하철을 타 사상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이날의 목적지는 진해라서 시외버스를 타러 왔는데 같은 창원시에 있는 마산터미널이나 창원터미널로 가는 시외버스와는 달리 진해터미널로 가는 이 버스는 고속도로를 전혀 경유하지 않는 데다 별의별 정류장에 다 서서 시간은 시간대로 오래 걸리고 요금은 2023년 1월 현재 기준 5,800원으로 더 멀리 가는 마산 노선(3,900원)보다 오히려 더 비쌉니다. 아무튼 종점 진해터미널에 도착한 뒤 북쪽으로 열심히 걸어 제황산이라는 작은 산을 오르는 모노레일을 타러 갑니다. 관광지에 있는 모노레일치고는 특이하게 점심시간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은 황당해하며 왕복 승차권을 사고 다른 곳에서도 많이 본 듯한 모습의 모노레일에 ..
35. 차 없이 가본 브라운핸즈 마산점(2021.09.25) 폐선된 임항선(마산항제1부두선) 부지에 만든 임항선 그린웨이를 짧게 걸으면서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해 27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가까운 고운초등학교 정류장에 내려 사람이 걸어가기엔 영 좋지 않은 길을 걸어갑니다. 저유소 옆을 걸어 도착한 곳은 얼핏 보면 여기가 카페일 것이라고 상상조차 못 할 브라운핸즈 마산점. 예전에는 창원시 시내버스를 운행하는 마인버스라는 회사의 버스 차고지가 있던 곳인데 버스를 공영차고지로 이전하면서 버려지게 된 정비소 건물을 브라운핸즈에서 리모델링해 카페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워낙 특이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라 한번쯤 와보고 싶었는데 입지가 입지인지라 차 없이 오기엔 이런저런 고난을 겪어야 하는 곳이거든요. 그린카라도 빌릴까 하다가 그냥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가 보자 하고 왔..
34. 마산 앞바다의 작은 섬 돝섬 (2021.09.25) 방문한 곳은 몇 곳 안되지만 새벽부터 돌아다녀서 힘들었던 사천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음 여행지인 창원으로 넘어갑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 내려 길을 건너고 27번 버스를 타 정부합동청사 정류장에 내린 뒤 이정표를 따라 걸어 발음하기도 힘든 돝섬으로 가는 배를 타러 갑니다. 돝섬은 마산 앞바다에 있는 작은 섬인데 이동하는 거리는 짧아도 일단은 배를 타고 들어가는 곳이라 다른 배를 탈 때처럼 승선 신고서를 작성하고 신분증을 제시해야 표를 살 수 있네요. 뱃삵 8,000원을 내면서 시간표를 확인한 뒤 승선권을 받고 돝섬에 대해 좀더 알아봅니다. 돼지가 누운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돼지의 옛 이름인 돝이 붙은 돝섬은 국내 최초로 개발된 해상유원지로서 제법 잘 나가던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 등의 이유로 점..
33. KAI 공장 옆 항공우주박물관과 사천첨단항공우주과학관 (2021.09.25) 사천바다 케이블카 건너편 기념공원 정류장에서 20번 버스를 타고 삼천포터미널에 도착해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제가 타려는 버스가 오지를 않아서 하는 수 없이 치트키를 쓰기로 합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한국항공우주박물관. 이곳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운영하는 박물관으로 KAI가 항공 관련 방위산업체인 만큼 본사 겸 공장 근처에 항공과 관련된 전시공간을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입장료 3,000원을 내고 매표소를 지나면 박물관 건물로 들어가는 길에 수많은 비행기 실물이 전시돼 있는데요. 한국에서 쓴 비행기를 이것저것 보자면 1953년 사천비행장 내 공군기술학교에서 만든 한국 최초 개발 경비행기 부활호 레플리카, 대한민국 임시정부 김구 주석이 한반도로 귀국할 때, 이승만 대통령이 전..
32. 이런저런 경치를 둘러본 사천바다 케이블카 (2021.09.25) 삼천포대교에 도착해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로 올라가니 케이블카 뒤로 슬슬 해가 떠오릅니다. 그 덕에 제법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새벽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맞느라 추워 죽는 줄 알았네요. 그래서 바람을 피할 곳을 찾다 문을 열려면 한참 남은 사천바다 케이블카로 먼저 올라갑니다. 1년 뒤 열릴 사천에어쇼를 벌써부터 홍보 중인 모습을 보고 사천바다 케이블카 안내문을 읽어봅니다. 해상 케이블카와 등산 케이블카를 합친 사천바다 케이블카는 대방 정류장을 출발해 바다를 건너 초양 정류장에 들렀다가 방향을 바꿔 대방 정류장을 통과해 각산 정류장으로 올라가고 산에서 내려와 대방 정류장으로 도착하는 경로로 운행합니다. 여느 케이블카처럼 일반 캐빈과 크리스탈 캐빈 2개 종류별로 요금을 받고 있고 초양 정류장에 있는 ..
31. 해가 뜨기 전 삼천포항 나들이 (2021.09.25) 21년 5월 여수 여행 이후 오랜만에 남쪽으로 내려가는 여행. 이번에는 프리미엄 심야버스를 타고 사천으로 갑니다. 고속버스가 아니라서 그런지 오래전 탔던 프리미엄 고속버스와는 미묘하게 다른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고 사람이 없는 삼천포터미널에 내리니 3시 45분이네요. 새벽애 도착했으니 잠을 자러 모텔로 가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오래 시간을 보낼만한 곳도 찾기 어려우니 일단 24시간 운영하는 무인 카페에 들어가 잠을 쫓을 커피를 한 잔 챙기고 첫 번째 여행지까지 걸어가 보기로 합니다. 삼천포터미널에서 삼천포항으로 걸어가니 특이한 플래카드가 보입니다. 어촌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항공정비업과 관련된 항의성 문구가 적혀 있는데 사천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본사가 있는 도시이고 사천공항과 제3훈련비..
30. 위에서 보지 못해 아쉬운 거북선공원 (2021.05.26) 여수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동하다 중간에 신기공원 앞 정류장(지금은 흥국체육관 사거리로 바뀌었네요.)에 내려 거북선공원으로 걸어갔습니다.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체육관을 지나면 조금은 평범해 보이는 공원이 나오는데요. 거북선공원이라는 이름답게 여수시에서 열심히 밀어주는 거북선 조각이 있긴 하지만 사실 이 공원이 특이한 점은 바로 이 호수입니다. 위에서 바라보면 호수 모양이 딱 거북이거든요. 호수 건너편에 있는 건물 위에서 호수를 바라보면 참 좋을텐데 그런 사진을 찍지 못하고 눈앞에서 바라본 호수만 찍고 왔으니 참 아쉽습니다. 호수 안을 바라보면 괜히 거북이 모양으로 만든 게 아니라는 듯이 거북이도 살고 있는데요. 한두 마리가 사는 게 아니라 여러 무리가 살고 있는지 생각보다 쉽게 거북이를 만날 수 있..
29. 순식간에 훑어본 서양미술사 (2021.05.26) 그린카 이용 시간이 다 돼서 차를 반납한 뒤 여수세계박람회장을 가로질러 버스를 타러 가던 도중 이런 전시를 발견했습니다. 당연히 레플리카 전시니 대단한 전시는 아니지만 아침에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비행기를 타기까지 시간이 좀 남을 것 같아 시간을 때우기 좋을 전시인 것 같네요. 그래서 전시가 열리고 있다는 한국관을 찾아 엑스포아트갤러리로 들어왔습니다. '한 시간에 보는 교과서 속 세계미술사'라는 전시전 이름대로 이 전시는 미술 교과서에서 다루는 서양 미술사조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골라 걸었습니다. 15~16세기 이탈리아 일대에서 등장한 르네상스 미술을 시작으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세 명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라파엘로 산치오를 다룬 뒤 르네상스 이후 등장한 바로크, 로코코 미술..
28. 그릇 가득 장어가 담긴 장어탕 (2021.05.26) 조금 늦은 점심을 먹으러 화양식당이라는 곳에 왔습니다. 여기는 장어요리 전문점인데 장어구이는 아쉽게도 1인분만 팔지 않기에 대신 장어탕 1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주문하고 1분도 되지 않아 밑반찬과 함께 장어탕이 나왔는데요. 다른 동네에서는 장어탕을 추어탕처럼 장어를 갈아 만드는 편인데 여수에서 먹는 장어탕은 장어를 통으로 썰어 먹습니다. 장어탕 위를 덮은 쑥갓을 살짝 치우고 안에 들어간 푸짐한 장어살을 확인한 뒤 일단 국물부터 떠 먹어봅니다. 청양고추를 넣은 건지 산초가루를 넣은 건지 얼큰하고 칼칼한 맛이 납니다. 적당한 크기로 썰어 넣은 장어 살코기도 하나 집어 따로 먹어봤는데요. 장어를 구워 먹을 때와는 다르게 부드럽게 살이 씹히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어느 정도 느껴집니다. 국물과 살코기에 감탄하면서 계..
27. 왕복 1차선 터널 마래터널 (2021.05.26) 여수 마래산을 관통하는 마래터널은 여러 곳이 있는데요. 하나는 사진 왼쪽 17번 국도(엑스포대로)에 놓인 마래터널이고 다른 하나는 망양로에 놓인 (제2)마래터널입니다. 1926년에 만들어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도로 터널이라 등록문화재 제116호로 지정까지 된 문화재인데 입구만 봐도 뭔가 비범해 보이죠. 우선 터널 벽이 별다른 마감 없이 암벽이 그대로 드러난 점에서 특이합니다. 지금처럼 TBM으로 터널을 뚫을 수도 없으니 곡괭이질만으로 터널을 완성했다고 하는데 그 과정에서 다치거나 죽은 사람들이 수두룩했다고 합니다. 또 사람 손으로 만든 터널이라서 폭이 상당히 좁은데요. 차 한 대만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의 터널이지만 왕복 이동 수요가 많아 중간중간 차를 대피하도록 만든 공간이 여럿 있습니다. 예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