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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10.13 토호쿠

17. 나리타 공항으로 가는 이상한 방법 카시마진구역에서 노선도를 보면 생각보다 나리타 공항이 멀지 않다는 것이 보이는데요. 물리적인 거리는 가까운 편이지만 나리타 공항을 잇는 철도 노선은 도쿄 출도착 열차 위주로 시각표가 짜여 있어 카시마역에서 나리타 공항을 가기까지는 신나는 환승 릴레이가 이어집니다. 도쿄에서 출발하지 않은 죄(?)로 이런 고통(?)을 짊어지게 됐네요. 여느 지방 재래선 열차가 그렇듯이 승객이 알아서 출입문 옆 버튼을 눌러 문을 여는 열차에 올라타 사와라역 바로 직전 역인 카토리역까지 이동합니다. 여전히 그칠 생각을 하지 않는 비를 보면서 이동해 환승역 카토리역에 도착. 다음 역인 사와라역에서도 열차를 갈아탈 수 있는데 카토리역에서는 내린 자리에서 바로 다음 열차를 탈 수 있어서 일부러 여기에 내렸습니다. 역에서 30분 거리..
16. 공사 중인 카시마 신궁 카시마임해철도에서 운행하는 오아라이카시마선은 운행 구간이 조금 특이한데 노선도 상의 오아라이카시마선은 미토역에서 카시마사커스타디움역까지이고 실제로는 모든 열차가 JR 카시마선을 따라 카시마사커스타디움역을 거쳐 카시마진구역까지 갑니다. 그런데 카시마사커스타디움역은 역명대로 축구장 바로 옆에 있는 역이라 축구 경기가 있는 날에만 열차가 정차하니 카시마사커스타디움역에서 카시마진구역까지의 운임을 따로 낼 방법이 평소에는 없습니다. 저는 지금 JR에서 판매하는 교통패스를 쓰고 있으니 원칙적으로는 카시마사커스타디움역에서 카시마진구역까지의 운임을 안 내도 되지만 어쩔 수 없이 저 구간을 190엔을 더 내고 탈 수밖에 없네요. 편의점인지 굿즈샵인지 모를 오아라이역 매점에 들러 마지막으로 이런저런 걸판 굿즈를 구경하고 ..
15. 어딜 봐도 걸판이 보이는 오아라이 일부러 애니메이션에 나온 장소를 찾지 않아도 무언가를 파는 곳이다 싶으면 걸즈&판처 관련 입가판을 볼 수 있는 동네 오아라이. 대충 아무 시설이나 찍어봐도 여기도 애니메이션에서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동네 오아라이. 그런 동네에서 최대한 평범한 관광을 해보려고 걸어갑니다. 오아라이 이소사키 신사라는 곳에 올라가기 전에 토리이 반대편에 있는 바다에 들렀는데요. 미토역에 이런 광고가 걸려있을 정도로 일출과 함께 보는 바다 위 토리이가 유명한 곳입니다. 날씨가 이모양이라서 일출은커녕 해조차도 안 보이는 게 문제지만 말이죠. 어쨌거나 와봤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하며 바다를 떠나 반대편 계단을 올라 신사로 갔는데 올라오니 일본 영화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던 최종장 4편 홍보물이 놓여 있고 에마를 보면 걸판으로 가..
14. 비가 내린 날 찾아간 오아라이 마린 타워 미토역에는 여러 노선이 지나는데 그중에는 JR 동일본이 아닌 카시마임해철도라는 회사에서 운행하는 오아라이카시마선이 있습니다. 영세 사철이라 교통카드를 쓰지 못하지만 JR 동일본 승차권 발매기에서 교통카드 잔액으로 오아라이카시마선 승차권을 사는 꼼수는 쓸 수 있으니 현금 대신 교통카드로 승차권을 사고 개찰구 안쪽에 있는 빽다방(?)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잠시 시간을 때우다 오아라이카시마선 열차가 출발하는 8번 승강장으로 이동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아라이카시마선에서는 교통카드를 쓰지 못하니 승강장으로 내려가기 전 교통카드 정산을 하라고 놓아둔 교통카드 간이 단말기를 지나 투박하게 생긴 기차에 올라탑니다. 열차는 한눈에 봐도 오래돼보이지만 좌석은 그래도 푹신푹신하네요. 미토역을 출발해 죠반선과 나란히 달..
13. 짧게 미토역 주변 구경 전날과는 다르게 비교적 느긋하게 일어나 탄수화물로 가득한 조식을 먹고 비가 내리는 바람에 이날 여행이 망했구나 직감하며 카츠타역 안쪽으로 들어가 JR 카츠타역에 세 들어 사는 히타치나카 해안철도 카츠타역에 가봅니다. 이 회사 열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로도 고려해 봤는데 무리수로 가득한 환승 여정이라 포기. 고작 1정거장 이동할 거라 특급 히타치는 보내고 죠반선 열차에 승차. 6분 만에 미토역에 도착했습니다. 이바라키현의 중심도시답게 카이라쿠엔 같은 관광지가 많은데 아쉽게도 이런 곳을 돌아다니기엔 이날 일정이 빠듯해서 간단하게 미토역 근처에 있는 신사 2곳 정도만 둘러보도록 하죠. 외지인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스이카/파스모 사용 불가 시내버스 안내를 지나 도로에 보이는 토리이를 보고 걸어 미토 토쇼구로 갑니다..
12. 교자 먹고 한참을 이동해 숙소로 버스 시간에 맞춰 자료관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왔는데 자전거 레이스는 끝났지만 교통 체증이 풀리지 않아 환했던 계곡에 어둠이 깔릴 때까지 버스가 오지 않네요. 16시 47분 왔어야 할 버스는 한참 뒤인 17시 28분 정류장에 와서 시내로 갑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저녁에는 임시 정류장으로 우회하지 않고 정식 정류장에 서네요. 우츠노미야역에 도착하긴 했는데 버스에서 내리고 시간을 확인해 보니 원래 시간보다 45분 늦게 도착해 타려고 했던 열차를 놓쳤으니 어차피 늦은 김에 저녁이나 먹고 가기로 합니다. 우츠노미야를 대표하는 요리는 다름아닌 교자인데 1인당 교자 소비량을 두고 하마마츠, 미야자키와 경쟁이 치열한 도시로 유명합니다. 에키벤 가게에도 교자가 있고, 우츠노미야역과 연결되는 식당에도 교자 전문점이..
11. 거대한 지하 채석장으로 가는 길 마츠시마역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서 마츠시마카이간역으로 와서 아오바도리역으로 가는 센세키선 열차를 타고 사람들로 가득한 열차에서 고통받으며 센다이역에 도착했습니다. 신칸센을 타러 올라오니 눈앞에 규탄 구이를 어필하는 식당이 보이길래 센다이역과 연결되는 쇼핑몰에 있는 규탄 거리로 가보니 이번에도 식당에서 규탄을 먹는 건 무리일 것 같네요. 이번에도 차디찬 규탄 에키벤을 먹고 싶지는 않아서 규탄 구이를 포장 판매하는 식당으로 가서 2번째로 비싼 도시락을 주문합니다. 주문 전표를 받고 잠시 기다려 포장된 도시락을 받고 이번에도 신칸센 e티켓으로 개찰구를 통과. 야마비코 자유석 타는 곳에 줄을 서서 빈자리에 앉자마자 바로 도시락을 꺼냅니다. 3,000엔이 넘는 도시락을 산 만큼 소 혀가 듬뿍 담겼고 고기도..
10. 일본 3대 절경 마츠시마 쓰나미로 인해 다니게 된 버스를 탄 김에 이시노마키에 있는 미야기 동일본 대지진 츠나미 기념관에 가볼까 했는데 이시노마키역으로 가는 열차가 1시간에 1대 꼴이라 일정에 끼워 넣을 수가 없어 의미 있는 관광지 대신 평범한(?) 관광지로 갑니다. 오랜 이동으로 피곤해서 그런지 열차 안에서 기절하듯이 자다 코고타역에 도착한 뒤 임시 쾌속 유케무리라던가 리쿠우토선 보통열차 같은 래핑만 다르게 한 기차를 구경하고 토호쿠 본선 전동차에 올라타 마츠시마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 3대 절경(일본 3경)으로 꼽히는 마츠시마가 근처에 있는 역이라서 외국인들도 많이 오는지 다양한 언어로 환영 인사를 적어놨네요. 일본 3경은 에도 시대 유학자인 하야시 가호가 자신의 책에 미야지마, 아마노하시다테, 마츠시마를 일본 3경으로 꼽은..
9. 쓰나미의 아픔을 담고 달리는 케센누마선 BRT 케센누마역 역사 안 도로에 도착한 버스. 생긴 건 다른 시내버스와 다를 것이 없지만 JR 계열 버스회사가 아닌 JR 동일본에서 직접 관리하는 노선이고 운행 시간도 오후나토선 기차 시간과 연계돼 운행하는 케센누마선 BRT입니다. 이 일대를 운행하는 다른 시내버스와는 다르게 교통카드도 쓸 수 있지만 저는 지금 JR에서 발행한 교통패스를 쓰고 있으니 교통카드를 찍지 않고 정리권만 뽑은 뒤 맨 앞자리에 앉아 버스가 다니는 길을 보며 이동하기로 합니다. 반대편에서 오는 버스를 보내고 난 뒤 출발한 버스는 철길 옆으로 난 버스 전용차로를 따라 달립니다. 버스만 달리는 길이라서 일반 도로와 만나는 교차점에는 철도 건널목처럼 차단봉이 놓여 있는데 버스가 가까이 다가오면 차단봉이 저절로 올라가서 속도는 줄일 지언정 막힘..
8. 드래곤 레일 오후나토선에서 선잠 날이 아직 밝기 전에 이치노세키역으로 와서 5시 59분에 출발하는 첫차를 타고 떠납니다. 노선도 아래 BRT라고 적힌 구간으로 가는 것이 이날 오전 일정인데 저기까지 가려면 일단 케센누마(気仙沼)까지 가야 하니 주황색 오후나토선을 타고 끝까지 갑니다. 오후나토선 승강장으로 내려가니 POKÉMON with YOU 트레인과 관련된 광고가 정말 별의별 곳에 붙어있는데 아쉽게도 저 열차를 타기엔 시간이 맞지 않아 너무나도 평범한 열차를 타네요. 노선 건설 당시 지역 정치인의 핌피로 괴상하게 꼬여버린 노선 때문에 '드래곤 레일'이라는 자조적인 애칭이 생겨버린 것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자리에 앉아 잠시 눈을 붙였는데 자다 일어나니 바깥이 이래서 깜짝 놀랐네요. 지도를 켜보니 종점까지는 아직 한참 남아서 다시 눈을..
7. 300km를 달려 숙소로 이제 무츠를 떠나 숙소로 갈 시간인데 시모키타역에 걸린 열차 시간표를 보니 1시간에 1대조차 다니지 않는 것을 보며, 그마저도 보수공사 중에는 대체수송조차 없이 운휴 되는 것을 보며 정주인구가 너무나도 적은 도시의 현실에 안타까워합니다. 사실 이정도면 일본 재래선 중에서는 사정이 괜찮은 편이긴 한데 도쿄나 오사카 같은 큰 도시가 익숙한 관광객 입장에서는 참... 승강장으로 들어와 시모키타역에서는 쓰지도 못하고 팔지도 않는 스이카와 파스모를 쓰자는 캠페인 포스터를 보고 황당해하며 종점 오미나토역으로 가는 열차를 그냥 보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교통패스를 들고 있어서 자유롭게 열차를 탈 수 있으니 저 열차를 타고 오미나토선 전 구간 승차 달성이나 할걸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오미나토역에서 방향을 바꾸..
6. 유황지옥 오소레잔 하루에 3번만 다니는 시내버스. 매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 사이에만 운행하는 시내버스. 교통카드는 당연히 받지 않는 시내버스 오소레잔선에 올라타 기점 시모키타에키마에에서 종점 오소레잔까지 갑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안내방송은 일본어를 못 알아듣기에 한 귀로 흘리고 대신 레이스이(冷水, 냉수)라는 정류장에 버스가 잠시 멈추는 동안 세 갈래로 흐르는 약수에나 관심을 가져봅니다. 그렇게 산길을 달려 마지막 정류장이 가까워지니 푸른색으로 가득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칙칙한 돌로 가득한 별세계가 펼쳐집니다. 태양마저 낮게 떠 기묘한 분위기를 내고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지독한 유황 냄새는 여기 오래 있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네요. 복잡해진 머리를 비우고 버스에서 내린 뒤 버스 시간표를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