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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4.07.17 닛코, 아이즈, 군마

33. 집으로 계획했던 여정은 모두 끝났고 이제 도쿄를 거쳐 공항으로 갈 일만 남았는데요. 오랜 여행에 지쳤으니 도쿄로 갈 때 돈을 조금 더 써서 편하게 그린샤에 앉아갑니다. 대학생 때에는 그린샤가 참 비싸보였는데 돈을 벌 나이가 되니 몸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그린샤를 찾게 되네요. 하필이면 지금 탄 열차가 도쿄로 가는 우에노도쿄라인 열차가 아닌 신주쿠 방향 쇼난신주쿠라인 열차라서 우에노역에 내린 뒤 열차를 갈아타 이번에도 그린샤에 앉아갑니다. 천장에 카드만 제대로 찍으면 환승 이동이 가능하니 그린샤 요금을 중복해서 내지는 않습니다. 도쿄역에 도착한 뒤 공항으로 가기 전에 직장 동료들에게 줄 선물을 미리 사고 이제는 문을 열어 온갖 문제를 일으키고 있..
32. 자판기 식당에서 간단하게 먹는 저녁 이카호로 갈 때에는 시부카와역에서 버스를 탔는데 이카호를 떠날 때에는 버스 배차간격 문제 때문에 타카사키역으로 가는 버스를 탑니다. 박물관에서 타카사키역까지 워낙 거리가 멀다 보니 시내버스가 당연히 시각표를 안 지켜서 하마터면 계획했던 열차를 못 탈 뻔했는데 죽어라 뛰어서 겨우 열차를 타는 데에 성공했네요. 혼죠역에 내려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숨을 고르고 여기서 이세사키역으로 가는 버스를 탈 건데 일단은 일본 수도권에 포함되는 동네인데도 아직도 스이카 등 교통카드를 쓰지 못하네요. 지금 찾아가는 곳이 외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관광지는 아니기에영어 안내방송따위 없으니 버스 앞에 있는 안내판에 주목하면서 얏타지마미나미(八斗島南) 정류장에 하차. 이..
31. 후지와라 두부점을 찾아 이상한 박물관으로 시부카와역에서 이카호온천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우에노하라(上の原) 정류장에 내린 뒤 혹시 모르니 반대편 버스 정류장에서 시각표를 확인하고 이카호 장난감과 인형 자동차 박물관이라는 곳으로 갑니다. 박물관 밖에 튀어나온 전시물을 보면 왜 이런 곳까지 찾아온 것인지 대충 감이 오 실 텐데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죠. 1,300엔을 내고 입관권과 관내 지도, 그리고 작은 인형을 받은 뒤 안으로 들어가면 우선은 여러 인형과 장난감들이 보입니다. 여기 온 목적이 있다 보니 빠르게 지나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전시물이 좀 많네요. 인형들을 빠져나오면 갑자기 일본 50~70년대 쇼와 시절 분위기로 꾸민 공간이 나옵니다. 한국에도 추..
30. 빠듯한 식사 쿠사츠 버스 터미널로 이동해 버스를 타고 아마도 수륙양용버스 같은 특이한 버스를 지나 나가노하라쿠사츠구치역에 도착. 전날과 마찬가지로 한참 동안을 전철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버틸 음료수를 자판기에서 사고 타카사키역으로 가는 열차에 올라탄 뒤 또다시 자연을 감상하다 이번에는 시부카와라는 역에 내렸습니다. 증기기관차 SL 군마 미나카미가 정차하는 역이라서 타카사키역만큼이나 증기기관차 홍보를 하는 것 같은데 이 역에 내린 목적은 증기기관차가 아닌 시내버스 환승입니다. 버스 출발 시간까지 조금 여유가 있어 여기서 점심을 먹고 가려고 하는데 구글 지도에서 간단하게 검색을 해보니 세이카엔(清華園, 청화원)이라는 이름의 중국..
29. 네츠노유에서 본 유모미토오도리 비싼 숙박비를 냈으니 최대한 뽕을 뽑겠다며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온천욕을 즐기고식당으로 이동해아침 뷔페식을 먹은 뒤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와한결같이 뜨거운 온천수가 콸콸 쏟아지는 유바타케를 봅니다.온천 마을을 떠나기 전에가볍게 관광지 한 곳을 보고 갈 건데요.유바타케 옆에 네츠노유라는 작은 공연장이 있습니다.유모미토오도리(湯もみと踊り)라는 전통 의식을 볼 수 있는 곳인데홈페이지에는 9시 반에 첫 공연이 있다고 되어 있었지만주말에는 임시 공연이 생기는 건지 매표소에는 9시 공연이라고 되어 있네요.체크아웃을 조금 일찍 한 덕에 시간을 아끼고 안으로 들어갑니다.무대에 놓인 스크린에 영상을 틀어주며마을 역사와 함께 유모미토오도리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안타깝게도 저는 일본어를 못 합니다.그렇다고 영어를 읽기엔 영..
28. 늦게 도착한 쿠사츠온천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증기기관차를 탈 수 있는 역이라고 자랑스럽게 붙여놓은 타카사키역. 실제로 SL 군마 미나카미와 SL 군마 요코가와 같은 임시 열차가 타카사키역에서 출발하지만 이번 여행 때 증기기관차 탑승은 SL 타이쥬로 만족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평범한 전철을 타고 갑니다. 노선도에는 아예 잘려서 나오지도 않는 아가츠마선의 종점 바로 전 역인 만자·카자와구치역까지 가는 열차를 타고 차창밖을 보면 군마현의 중심 역인 타카사키역 주변은 그래도 도시 느낌이 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시골 느낌이 쭉 이어집니다. 일본 수도권에 해당하는 칸토 지방 중 유독 개발이 더뎠던 군마를 대상으로 이런저런 지역 비하 발언들이 있는데 워낙 인상이 강렬해서 그런지 한국에도 제법..
27. 다루마가 가득한 쇼린잔 다루마지 타카사키역에서 출발하는 신에츠 본선(신에츠선). 철도 오타쿠 사이에서는 호쿠리쿠 신칸센(나가노 신칸센) 개통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노선으로, 그리고 열차의 종점 요코카와역에서 시작하던 우스이 급구배로 존재감이 있는 노선인데 이번 여행은 철덕스러운 여행이 아니기에 타카사키역에서 고작 2정거장 이동한 군마야와타역에 내려 열심히 뛰어갑니다. 지도를 잘못 본 탓에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다루마가 가리키는 방향에 맞춰 죽어라 뛰었네요. 아무튼 숨고를 새도 없이 뛰어 달려온 이곳은 쇼린잔 다루마지(少林山 達磨寺)라는 작은 절. 계단을 올라가서 경내에 진입해도 특별한 게 보이지 않지만 이 비범한 본당 모습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죠. 절 이름에 들어간 다..
26. 신칸센 환승을 거쳐 군마로 시로이시역을 떠나 후쿠시마역으로 돌아와 코인로커에 넣어둔 가방을 챙기고 신칸센을 타러 갑니다. 모르는 사이에 신칸센이 매우 작아졌네요? 반대로 엄청나게 큰 신발을 지나 차내에서 먹을 에키벤을 사러 왔는데 대충 고기를 선택하면 무난할 테니 요네자와규와 야마가타규를 넣었다는 1,500엔짜리 에키벤을 사고 도쿄행 야마비코 자유석에 앉아갑니다. 맛은 뭐 무난한 소고기 맛이네요. 고기도 밥도 차서 아쉬운 게 흠. 하야부사와는 다르게 여기저기 서는 곳이 많아 느긋하게 달려 도쿄로 가기 전 마지막 역인 오미야역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열차를 갈아탈 건데요. 이동 방향을 바꿔 타카사키로 가는 죠에츠 신칸센 토키로 갈아탑니다. 신칸센을 ..
25. 조금 미묘한 자오 여우마을 느긋하게 토요코인 조식을 먹고 후쿠시마역에 들러 코인 로커에 가방을 맡긴 뒤 도토루에 들르려고 보니 왠 버스 타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대체 어디를 가는 사람들인가 했더니 경마장이네요;;; 전철을 타러 가기 전에 잠시 시간을 내서 후쿠시마 교통과 아부쿠마 급행이라는 후쿠시마 지역 철도 노선을 타는 후쿠시마역으로 들어가니 두 회사 매표소가 함께 있는데 정작 철도무스메 캐릭터는 아부쿠마 급행 캐릭터만 놓여 있습니다. 배차간격이 아부쿠마 급행보다 후쿠시마 교통 쪽이 약간이나마 더 좁아서 후쿠시마 교통 이자카선 전차 사진만 찍고 아부쿠마 급행은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용해 보도록 합니다. 이날부터 쓸 JR 동일본 '주말패스'를 지갑에서 꺼내 개찰구..
24. 운전 미아와세 계획해 둔 여행 일정을 얼추 끝내고숙소로 가기 전에 코리야마역 식당가에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딱히 뭘 먹고 싶다는 메뉴가 없어서사이제리야로 들어간 뒤햄버그스테이크와 새우 명란젓 파스타로 무난하게 식사.어느새 사이제리야에서 쇠고기 스테이크가 보이지 않아햄버그스테이크를 주문했는데일본에서 먹는 햄버그스테이크가 한국에서보다는 맛있다고 하는데저는 그냥 햄버그스테이크가 별로네요.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이동하러 전철을 탑니다.직장에서 일이 생기느라 휴가 일정을 뜯어고쳐야 했는데그 과정에서 코리야마 도미인 예약을 날려버려하는 수 없이 이날의 숙소는 후쿠시마에 있는 토요코인입니다.19시 43분에 출발하는 후쿠시마행 보통열차에 타야 하는데승강장에 있는 열차 안내 전광판을 보니 뭔가 이상합니다?시각표상으로는 진작 떠났..
23. 코리야마 스페이스 파크 대신 전망대 코리야마역 바로 옆에 있는 높은 빌딩 빅아이. 이곳 22층에 스페이스 파크라는 과학관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플라네타리움으로 기네스 인증도 받은 적이 있는 곳이라는데 아쉽게도 과학관 입장은 오후 5시까지만 가능하거든요. 대신 과학관에 딸린 전망대는 오후 8시까지 문을 열어서 전망대라도 들렀다 가기로 합니다. 뭔가 그럴듯한 전시물 뒤로 널찍한 차창을 통해 코리야마 시내를 훤하게 볼 수 있는데 문제는 제가 코리야마라는 동네에 와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경치를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네요. 괜히 왔나? 경치 감상은 이 정도로 마치고 한 바퀴 빙 돌다 보니 뜬금없이 철도 디오라마가 있길래 여기에 관심을 좀 더 가져..
22. 아이즈와카마츠시 구경은 못 하고... 오우치쥬쿠에서 버스를 타고 유노카미온센역으로 돌아오니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인간 밑으로 더위로 고통받는 개들이 있네요. 저도 더위로 고통받는 것은 마찬가지라서 자판기에서 나마콜라를 사서 마시고 역사 안으로 들어와 햇빛을 피하다 아이즈와카마츠역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카메라에서 필름을 꺼내 가방 깊숙한 곳에 잘 넣은 뒤 주변 경치를 감상해봅니다. 이전 글부터 아이즈 아이즈 하면서 아이즈(会津) 지방에 대해서 깊게 언급하지 않았는데 아이즈는 후쿠시마현 서쪽 일대를 부르는 말로 메이지 시대 폐번치현이라는 행정구역 개편이 있기 전에는 '아이즈'번이라는 별개의 행정구역이었습니다. 일본 역사를 볼 때 아이즈 지방이 역사의 중심이 되던 시기가 참 기구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