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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먹을 것을 찾아서

고수향이 약한 올디스 타코 (2024.07.12) 언제 가도 사람들로 바글바글하던 올디스 타코. 한번 먹어볼까 하다가도 맨날 밤에만 들르니 주문 마감이 지난 뒤라 먹지를 못했는데요.    또 을지로 일대를 어슬렁거리다 올디스 타코 앞을 지나게 되어    이번에는 타코를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메뉴는 이것저것 많아 보이지만    늦은 시간에 들러서 그런 건지 회전율을 위해 파는 메뉴를 줄인 건지 먹을 수 있는 메뉴는 올디스 타코와 메가 밤 스낵 둘 뿐이네요.    핸드폰 번호를 입력해 대기번호를 받은 뒤 주문할 순서가 되어 올디스 타코와 콜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쓸데없이 디테일하게 관찰하다    안으로 들어가 테이블 앞에 서서 타코를 맛봅니다.    메뉴판에 작게 적혀 있듯이 여기서 파는 모든 메뉴에는 고수가 ..
타코야키보다 거대한 바쿠단야키 (2024.07.01) 뭔가 살 게 있어 홍대에 들렀다가 배를 채우려고 식당을 찾던 중 들른 바쿠단야키. 일본어로 폭탄을 바쿠단이라고 하니 대충 바쿠단야키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가 짐작되죠. 무식할 정도로 큰 타코야키 한 알을 용케도 굴리면서 익혀 매운 소스를 뿌린 우마카리 치즈 야키 완성. 절로 눈길이 가는 비주얼에 비해 사실 맛 자체는 일반적인 타코야키와 비교해 다를 것이 없죠. 하지만 크기가 큰 만큼 들어간 재료 종류가 다양해 무얼 씹을지 궁금해하며 먹는 재미가 있네요. 간단히 배를 채우기에도 좋고. 외국인에게도 인기가 많은지 사람들이 줄을 서며 자리를 기다려서 먹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를 떠났습니다.
미국식 해물찜을 파는 LA코코보일링 (2024.06.28) 갑자기 친구들과 저녁을 같이 먹자는 얘기가 나와퇴근 후 차를 몰고 오이도에 왔습니다.목적지는 오이도 끝자락에 있는 LA코코보일링.미국식 해물찜인 시푸드 보일을 파는 곳인데시흥에 지점이 몇 곳 더 있지만 홀에서 식사가 되는 곳은 여기뿐이라시흥 깊숙이 있는 오이도까지 왔네요.친구들이 오기 전에 매장에 도착해보일링 콤보 3인분을 주문하고해가 저물어가는 서해 바다를 보다친구들이 오기 전에 시푸드 보일이 나와버렸네요.8분만에 나왔으니 상당히 빨리 나왔습니다.케이준 양념을 듬뿍 뿌리면서 비린내는 날아가고매콤짭짤한 양념이 너무나도 자극적이라 입에 계속 잘 들어가네요.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으니 입을 커피로 씻어야겠죠.바닷가를 산책하며 카페를 찾다등대빵이라는 특이한 빵을 판다는 곳이 있어비싼 등대빵과 비싼 커피를 주문하고..
빨간 치토스 가루를 뿌린 올디스핫도그 (2024.06.17) 지난번에 찍어본 일회용 카메라 사진 결과물이 아무래도 아쉬워서 거제도 여행 때 다시 일회용 카메라를 들고 가 열심히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었으니 스캔을 해야겠죠.    다시 충무로 고래사진관으로 가서    필름을 스캔하니    이번에는 그래도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오네요.    흐릿하지만 그래서 더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챙기고    사진관 근처에서 밥을 먹으려는데    사진관 바로 옆에 핫도그 가게가 있어서 한번 들어가 봅니다.    올디스 핫도그라는 이름을 단 곳인데    미국 영화에서 나오곤 하는 다이너 느낌이 나서 그런지 충무로답지 않은 분위기가 나네요.    핫도그 집이니 파는 음식은 전부 핫도그인데    시그니처 메뉴가 올디스 핫도그인 것 같으니 올디스 핫도그 세트를 주문합니다. 마..
파스타를 품은 돈가스 돈파스 (2024.05.26) 버스를 타고 연남동에 도착해    좁은 골목길을 걸어    돈파스팔레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포항에 있다는 파스타를 담은 돈가스 사진을 봤는데 연남동에도 이렇게 파스타와 돈가스를 파는 식당이 있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메뉴판을 보고 주문할 필요 없이 네이버 주문으로 결제까지 끝내면 된다길래 네이버에서 아라비아타 돈파스를 주문.    에피타이저로 나온 단호박 수프를 먹고 조금 기다리니    아라비아타 돈파스가 나왔습니다.    위에서 볼 때에는 스파게티에 돈가스가 가려져서 잘 안 보였는데 옆에서 보니 명확하게 돈가스 그릇이 보이네요.    샐러드에 꽂은 '매워요' 깃발이 허언이 아니라는 듯이 미칠 듯이 매운맛에 깜짝 놀라며    돈가스 안에 담긴 스파게티 면을 먼저 먹고    이제 돈가..
호르몬 타베호다이 호르몬치치 (2024.05.15) 쉬는 날만 골라서 비가 내린 5월. 아니나 다를까 비가 내린 석가탄신일에 수원으로 이동해 수원시청 근처에 있는 고깃집으로 갑니다.    간판도 그렇고 조그만 그릴도 그렇고 이래저래 일본 야키니쿠집을 따라한 티가 마구 나는 호르몬치치라는 식당인데    벽을 이렇게 꾸며놓고    제일 중요한 정보는 이렇게 작게 붙여놓은 것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네요.    어쨌거나 이곳의 주력 메뉴는 호르몬 타베호다이. 일본에서 호르몬이라고 뭉뜽그려 부르는 각종 내장과 고기를 무제한(타베호다이)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우설 구이(牛タン, 규탄)를 정말 좋아하기에 우설이 포함된 C코스를 선택.    자리마다 놓인 태블릿으로 고기 부위를 주문합니다.    소혀와 돼지혀를 섞어 불판 위에 얹은 뒤    왼쪽에는..
속초까지 달려와 먹은 아바이순대 (2023.02.11) 일본 여행을 하도 많이 가다 보니 여행 글을 하루에 하나 꼴로 작성을 해도 여행기가 마무리될 기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러다간 올해 다녀온 국내 관광지는 더 미뤄지겠다 싶어 올해가 가기 전에 올려야 할 NAS에 묵혀 있는 사진을 처리할 겸 맨날 일본 여행 글만 작성하다 보니 어딘가 답답해진 기분을 풀 생각으로 짧은 국내 여행글을 몇 자 적어봅니다. 새벽부터 차를 몰아 미시령 터널 옆 소노 펠리체에 있는 한 카페에 들러 눈 구경을 실컷 하고 속초 시내로 차를 돌려 아바이마을에 왔습니다. 아바이마을은 6.25 전쟁 때 고향을 떠나 속초에 터를 잡은 실향민들이 모인 마을인데 주로 함경도 출신 사람들이 많아 함경도에서 (할)아버지를 부르던 아바이를 마을 이름에 붙여 아바이마을이 되었다고 하네요. 아바이마을이 ..
이북 요리로 잔뜩 배를 채운 저녁 (2023.07.25) 특이한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지도에 저장해 둔 식당을 훑어보다 연남동에 있는 친친이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북녘 식당이라는 이름이 붙은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여기는 이북 요리를 파는 식당인데 이북 요리하면 떠오르는 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이 아닌 상당히 생소한 냉면을 팝니다. 메밀 100%로 만든 면을 썼다는 서울냉면도 궁금하지만 이날은 생소한 요리를 먹고 가기로 했으니 감자로 만든 농마 랭면을 주문하고 사이드 메뉴로 두부밥과 세고기왕만두를 주문한 뒤 이북 요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안 맞는 것 같지만 분위기는 좋은 식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기본 반찬으로 삶은 감자와 옥수수가 나와 괜히 웃으면서 먹고 가장 먼저 나온 두부밥을 젓가락으로 집어봅니다. 두부밥은 북송 재일동포들이 유부초밥을 재..
먹어도 먹어도 줄어들지 않는 점보 도시락 (2023.06.02) 인터넷에서 판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집 근처 GS25. 정말 점보 도시락이 있습니다. 기본 도시락보다 가로 세로 높이를 2배씩 키워 전체적으로 8배 커진 크기에 도시락을 드는 아줌마도 팔을 저리고 있네요. 8,500원을 내고 집에 가져온 건 좋은데 8인분 라면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가 참 난감합니다. 스프와 건더기를 8개씩 소분했다면 비겁하지만 8번씩 라면을 끓여먹을텐데 애매하게 소분해서 그렇게 끓여먹기도 애매하니 에라 모르겠다 하고 라면 위에 스프를 탈탈 턴 뒤 커다란 냄비에 물을 가득 채워 끓이고 컵라면 위에 물을 부은 뒤 뚜껑을 닫아 기다립니다. 라면 8개를 한꺼번에 익히다 보니 균일하게 익지 않아 라면을 잘 휘저으며 면이 익도록 풀어준 뒤 젓가락으로 컵라면 하나 분량 정도 되는 면발을 집어 접시에..
규카츠가 먹고 싶던 날 (2023.04.28)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갑자기 규카츠 고기에 관한 이야기가 돌던 날 되레 규카츠가 먹고 싶어 져서 지도를 검색해 배곧에 있는 후라토식당에 왔습니다. 메뉴는 여러가지지만 규카츠를 먹으러 왔으니 당연히 주문한 음식은 규카츠. 화로에 불을 피우고 불판이 달궈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규카츠가 그새 나왔네요. 다른 고기와는 달리 소고기는 튀겨먹기보다는 구워 먹는 걸 훨씬 좋아하기에 규카츠를 마지막으로 먹어본게 2016년인가 그럴 텐데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겉만 살짝 익은 고기를 불판에 익혀 이런저런 소스에 찍어먹기도 하고 돈가스처럼 와사비를 얹어 먹어보기도 하고 다양하게 먹어봅니다. 위에 링크로 걸어둔 글에서는 고기결이 제멋대로면 성형육을 의심해 보라고 되어 있는데 적어도 여기는 고기를 접착..
피순대가 들어간 순댓국 (2023.05.07) 수원 호매실에 있는 작은 먹자골목에 있는 순댓국집. 보통 순댓국이 아닌 피순대를 넣은 순댓국을 판다고 해서 동네 사람들 말고는 찾기 애매한 자리에 있는 이 식당에 들어와 피순대국 특을 주문합니다. 순댓국을 주문하니 기본 반찬이 나오는데 반찬 중에 돼지귀 무침이 있다는 것도 참 비범하네요. 같이 나온 부추 무침을 곁들여 먹다 팔팔 끓는 순댓국 뚝배기가 나와 빈 접시를 옆으로 치웁니다. 피순대는 전북 전주, 충남 논산 등 중부 지역 일부 도시에서 먹는 순대인데 이름대로 창자에 선지를 채워넣어 순대를 만듭니다. 가게마다 선지를 넣는 비율이 다른데 여기는 야채나 찹쌀 등 다른 소를 섞어 어느 정도 타협을 본 것 같네요. 고기 순대나 당면 순대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이걸 어떻게 먹냐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맛이 ..
평양냉면처럼 담백한 어복쟁반 (2023.05.06) 전날에 이어 비가 내린 어린이날 연휴의 토요일. 수원 만석공원 옆에 있는 옥반정이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어복쟁반이라는 흔히 보기 어려운 음식을 팔고 있어서 대체 어떤 맛일지 궁금해 친구를 꼬드겨 같이 왔습니다. 어복쟁반은 평안도에서 먹던 전골 요리인데 소 뱃살을 뜻하는 우복이 변형돼서 어복쟁반이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음식을 주문하니 뭔가 많이 담긴 냄비가 나왔는데 소 뱃살 중 윗부분에 있는 양지를 썰어 얹었고 그 아래에는 새송이버섯과 팽이버섯, 목이버섯, 백목이버섯 등 각종 버섯을 듬뿍 깔고 파와 쑥갓, 그리고 은행을 듬성듬성 넣었습니다. 재료가 재료인 만큼 버섯전골과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는데 맛이 참 담백합니다. 평양냉면과 견주어도 될 만큼 국물이 담백하네요. 평양냉면을 처음 먹었을 때에도 맛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