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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먹을 것을 찾아서

마늘순대백반으로 시작해서 순대곱새전골로 (2023.03.15) 유난히 들어온 가게가 자주 바뀌던 자리에 얼마 전 수백당이라는 새로운 식당이 들어섰습니다. 순댓국과 순대전골 등을 주력으로 파는 식당인데 이 식당에서 처음 주문한 마늘순대백반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다른 날 지인들을 데리고 다시 찾아 한우대창 순대곱새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1인당 22,000원. 이제는 조금 인기가 식은 듯한 개미집의 낙곱새에서 아이디어를 따온 것 같지만 국물 자체는 훨씬 덜 매운 순대 전골이 먼저 나와 바글바글 끓는 동안 신선로에 담겨 나오는 백순대를 먹고 마늘수육도 같이 먹습니다. 잡내가 잔뜩 날 재료로 가득하지만 넉넉하게 넣은 깻잎과 들깨로 잘 잡았고 기름진 재료에 비해 의외로 느끼하지도 않아 입 안으로 계속 잘 들어가네요. 양도 성인 셋이서 먹기에 충분해서 모자라지 않게 잘..
문 열자마자 찾아간 뷔페식 중국집 무한자금성 (2022.11.12) 가산디지털단지역과 구로디지털단지역 사이 빌딩숲 지하에 있는 중국집 무한자금성. 오래전 정준하 씨와의 인연으로 화제가 됐던 노량진 중국집 아저씨가 장사한다는 곳으로 열심히 PR을 하고 있지만 메뉴 자체는 다른 중국집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데 가게 이름대로 중화요리를 뷔페식으로 판다는 가장 큰 특징이 있어서 평일도 아닌 토요일에 영업시간 11시에 맞춰 왔는데도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중화냉면 같은 쉽게 보기 힘든 음식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짜장면, 짬뽕, 볶음밥, 탕수육, 깐풍기, 군만두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데요. 문 열자마자 들어와서 듬뿍 펐으니 갓 만든 음식을 먹는 셈이라 맛은 좋습니다. 이곳이 뷔페만 하는 곳이 아니라 홀 서빙, 배달도 같이 하는데 뷔페용 음식 따로 배달용 음식 따로 조리하지는 ..
휴게소에서 잔뜩 먹은 임실치즈 (2022.09.10) 양수리에서 양평 읍내 방향으로 가다 보면 나오는 양평 만남의 광장 휴게소. 이곳에 오면 유난히 오토바이들이 많이 들렀다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만남의 광장이라는 이름이 붙은 휴게소가 핸드폰과 같은 연락 수단이 없던 시절 장거리 여행을 시작할 때 모이는 장소로 사용됐는데 경부고속도로 양재IC 옆에 있는 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나 지금은 하남드림휴게소로 이름이 바뀐 중부고속도로 동서울 만남의 광장 휴게소와는 달리 이곳 양평 만남의 광장 휴게소는 국도에 있어 오토바이 라이더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 되었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에는 이곳에서 만나 운전 코스를 확인하거나 장거리 운전을 위해 점검을 하는 식으로 이곳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면 다른 휴게소에서는 보기 힘든 라..
초복에는 누룽지 닭백숙 (2022.07.16) 복날을 맞아 오랜만에 삼계탕을 먹기로 친구와 약속을 잡았는데 수원 망포역 근처에 있는 장수촌이라는 식당에 들어오자마자 느낀 감정은 당황입니다. 복날에 삼계탕집에 사람 많은 것이야 당연한 것이니 대기열에 당황한 것은 아니고 건물 주차장 운영사와의 갈등 때문에 주차요금 감면이 안된다는 사실 때문이죠. 급하게 대기명단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고 차를 다른 곳에 댄 뒤 다시 식당으로 돌아오니 전화도 없이 제 순번을 지나쳤다는 사실에 기분이 상했지만 같이 밥 먹기로 한 친구한테 다른 데 가자고 하기도 뭣하고 오늘처럼 손님이 몰리는 날에 정신없이 일하다 보면 놓칠 수도 있는 일이니 참고 주차비만큼 가격을 내렸다는 누룽지 닭백숙 1마리를 주문했습니다. 찹쌀밥과 함께 나온 닭백숙 한 마리를 먼저 받고 닭다리와 함께 밥을..
간장과 닭육수가 잘 어우러진 라무라 라멘 (2021.09.22) 시골로 내려가지 않고 집에서 보내게 된 추석 연휴. 뭘 하면서 시간을 때워야 하나 하며 이것저것 찾아보다 마침 이전부터 가보고자 했던 라멘집이 연휴에도 문을 열길래 합정동으로 올라와 '라무라'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닭고기 고명과 국물을 선택할 수 있는데 닭고기 양은 병아리로 선택해도 배를 채우는 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모처럼이니 큼지막한 장각이 올라가는 닭으로 골랐습니다. 국물은 이해하기 쉽게 색깔로 구분을 했는데 토리가라(鶏がら)라고 부르는 닭 육수를 쓰는 것은 동일하지만 여기에 간장을 넣느냐 넣지 않느냐에 따라 메뉴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한 뒤로 매운 양념을 더한 적색 국물도 추가됐네요. 하얀 닭국물은 한식으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재료니 이번에는 간장이 들어간 흑색 국물로 ..
5년만에 먹는 대만 컵라면 만한대찬 (2022.04.05) 대만 여행 가는 사람들이 까르푸에 들러 한 박스씩 사곤 하던 대만 라면 만한대찬(滿漢大餐). 저도 대만 여행을 가면서 현지에서 컵라면을 사서 먹곤 했는데 대만을 갈 수가 없으니 못 먹어본 지도 꽤 됐습니다. 올해 들어서 해외여행이 속속 풀리고는 있는데 제가 자주 가는 일본과 대만 두 곳은 문을 연다는 기약이 없으니 모처럼 생각난 김에 인터넷에서 바가지를 듬뿍 당해 샀습니다. 왼쪽 빨간색 컵라면은 마라냄비우육면(麻辣鍋牛肉麵)이고 오른쪽 보라색 컵라면은 훙샤오우육면(紅焼牛肉麺)인데 대만에서 먹어봤던 컵라면은 왼쪽 마라맛이니 이걸 먼저 먹어봅니다. 분말 스프와 액상 스프, 그리고 마라맛 기름을 꺼내 면 위에 붓고 뜨거운 물을 부어 잠시 후 뚜껑을 열어 잘 저어줍니다. 6년 전 먹었던 만한대찬에는 소고기가 이렇..
고추가 들어간 치즈돈가스 (2022.03.19) 오랜만에 인사동에 들러 간 곳은 인사동과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귀귀 개인전. 인터넷에서 유머 소재로 활용되는 만화가 귀귀의 작품을 전시하는 개인전인데 단순히 웹툰 그림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그린 웹툰을 모티브로 새로 그린 그림을 액자에 걸어두고 그 옆에 QR코드를 통해 귀귀 블로그로 들어가 그림과 관련된 웹툰을 감상하는 전시입니다. 예상치 못하게 잘 그린 그림을 봐서 당황하면서도 오랜만에 본 웹툰을 보니 내가 아는 그 귀귀가 맞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전시 관람은 이정도로 하고 식사를 하러 조금 위로 걸어가 미술관옆돈까스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바로 옆에는 선재아트센터라는 갤러리가 있고 조금 더 걸어가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있으니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잘 지은 이름입..
고소하고 매콤한 탄탄맨션 탄탄면 (2022.03.01) 여의도에서 전시를 보고 저녁을 보러 홍대에 왔습니다. 지난번에 돈가스를 먹으러 왔을 때 우연히 탄탄면 가게를 알게 돼서 한번 와봤습니다. 식당에 들어와서 키오스크를 누르니 바로 세트 메뉴가 나오네요. 기본 탄탄면은 일본식 국물 자작한 탄탄면인 것 같고 대륙에서 먹는 비벼먹는 탄탄면은 비빔 탄탄면으로 따로 팔고 있습니다. 탄탄면에 공깃밥을 같이 주는 구성이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주문을 마치고 본격적인 저녁 시간이 되기 전이라 한가한 식당을 둘러보면서 적당히 빈 자리에 앉았습니다. 자리마다 탄탄면에 곁들여먹는 소스와 향신료가 놓여 있고 각 재료에 대한 설명도 적혀 있는데 이번에는 기본으로 먹어보죠. 주문한 음식을 받고 자리로 돌아오니 탄탄면 자체는 다른 곳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른 데에서는 보지 못한 재..
바나나 소스에 찍어 먹는 혼가츠 치즈돈가스 (2022.02.26) 홍대에 있는 혼가츠라는 돈가스 식당에 왔습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치니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은 치즈돈가스니 치즈돈가스와 버터갈릭감자튀김 세트를 주문했는데 기본으로 나오는 장국과 함께 빈 접시가 여럿 나옵니다. 그래서 일전에 다녀온 돈가스 식당처럼 여기도 소스가 여럿 있나 하고 보니 바나나 소스라는 생전 처음 보는 소스가 있네요. 왼쪽이 바나나 소스고 오른쪽이 일반적인 돈가스 소스인데 바나나를 넣었다는 소스가 조금 더 밝고 노란색을 띠는 것이 뭔가 차이가 나긴 합니다. 돈가스에 바나나라니 황당하면서도 어이가 없지만 젓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니 바나나맛이 꽤나 느껴지면서도 달고 새콤한 맛이 의외로 돈가스에 어울릴 것 같습니다. 그렇게 소스에 감탄하면서 괜히 여러 번 찍어 먹다 보니 메인 요리인 치즈돈가스가..
수원 화성 옆 경주기사식당 (2021.08.08) 주말을 맞아 장안문으로 산책 온 김에 점심도 먹고 가기로 마음먹고 근처에 있는 경주기사식당에 들렀습니다. 기사식당을 여러 번 가보면서 내가 스스로 조리해먹는 음식만 먹어봤기에 이번에는 미리 조리가 되어 나오는 찌개를 시켜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식탁에 놓인 가스 버너를 보고 나니 결국 이번에도 직접 조리해 먹는 제육볶음을 주문했습니다. 쌈채소를 비롯한 반찬을 차리고 나서 불판 위 고기가 익기를 기다리다 쌈을 싸서 먹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기사식당에서 먹는 식사가 저렴한 가격에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는데 제육볶음 가격이 9,000원인걸 보면 이제 좋던 시절은 다 가버렸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밥천국에서 파는 제육덮밥 가격이 생각나면서도 조리방법도 다르고 먹는 방법도 다르니 비교 생각은 잠시 접어..
가격이 오른 옛집국수의 김밥과 국수 (2022.02.13) 전쟁기념관에 들러 K-9 자주곡사포 개발 과정에서 선행시제품으로 나온 XK9를 보고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왔다고 자랑하듯이 역사를 붙인 이곳은 옛집국수. 바로 밑 용산은 재개발이 진행됐지만 이곳은 옆이 국방부라 고도제한 등 각종 규제가 얽혀 있어 옛 모습을 지금도 유지하는 곳이고 옛집국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식당 안쪽 모습은 과거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메뉴판에 적힌 가격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식자재 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 것을 모르지 않기에 가격이 오른 것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이제는 선뜻 카드를 꺼내기 힘든 가격이 되어버려 음식을 먹기 전부터 아쉽습니다. 국숫집에 왔으니 온국수 1그릇을 시키고 특이하게 이곳 김밥..
강남에서 먹는 5천 원어치 라면 정식 (2021.08.04) 강남역 5번 출구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빌딩 지하에 꽃보다라면이라는 식당이 있습니다. 점심에는 라면을 비롯한 식사류를 파는 식당으로, 저녁에는 안주거리를 파는 술집으로 장사하는 곳인데 지금은 점심시간이니 오른쪽 메뉴판을 봐야겠죠. 5,000원짜리 라면에 생닭 육수를 쓴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우면서도 일단 라면정식을 주문했는데 정식이라는 이름에 걸맞을 양의 음식들이 나왔습니다. 양은냄비에 끓인 라면은 물론 네모난 도시락에 나온 이른바 '추억의' 도시락에 더 달라고 하면 주는 잡채를 비롯한 반찬까지 5,000원짜리 상차림치고는 상당히 푸짐합니다. 생닭 육수를 넣었다는 라면은 스프 때문인지 맛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본 이상은 하고 분홍 소시지와 김치볶음, 멸치볶음, 계란 프라이를 넣은 도시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