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여행/먹을 것을 찾아서 썸네일형 리스트형 몇 안 남은 5,000원짜리 순댓국 (2022.02.06) 먼 훗날 대림삼거리역이 들어설 자리 근처에 있는 오래된 국밥집에 왔습니다. 60년이 넘도록 장사를 하고 있어 시청으로부터 서울미래유산 지정을 받은 삼거리먼지막순대국이라는 곳인데요. 식당 안으로 들어가면 오래된 역사를 보여주는 듯한 옛 사진이 있고 지금까지의 가격 변천사를 보여주는 표도 걸려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보통 순댓국이 5,000원밖에 안 한다는 사실에 놀라게 되죠. 더 이상 국밥이 가성비를 따질 수 없는 가격이 된 요즘 심지어 서울 한복판에서 파는 순댓국 가격이 5,000원이라는 사실에 반신반의하며 보통을 주문했습니다. 보통으로 주문하면 뚝배기 안에 밥이 미리 들어간 채로 국밥이 나옵니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 건더기를 확인해보니 가격이 싸다고 해서 살코기를 적게 넣거나 하지 않고 상당히 .. 저녁 겸 야식거리로 산 푸짐한 닭강정 (2022.02.25) 퇴근길에 볼일이 있어 부천에 왔다 허탕 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잠시 소사역 근처에 들렀다 가기로 했습니다. 소사역 4번 출구에서 역곡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아파트 공사장 옆 오피스텔에 금땡이 닭강정이라는 곳이 나오는데요. 여기서 저녁 겸 야식거리로 닭강정을 사가기로 했습니다. 메뉴 자체는 여느 호프집과 크게 다를게 없지만 후라이드로 할지 양념으로 할지는 늘 고민되죠. 그래서 후라이드와 순한맛 양념을 섞어 반반으로 주문했습니다. 가격은 메뉴판 가격보다 1,000원이 오른 8,000원. 이미 식당 안에 자리를 잡고 저녁 겸 반주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 주문을 하고 꽤나 오래 기다려서 주문한 닭강정을 받았습니다. 8천 원어치 닭강정치고는 뭔가 많아 보이는데 일단 집에서 풀어보도록 하죠. 집에 도착해서 봉지를 .. 다양한 방법으로 맛본 미락소바 모듬카츠 정식 (2022.02.18) 서울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나니 오랜 공복으로 배가 많이 고파 푸짐하게 먹으러 영등포구청역 근처에 있는 돈가스집에 왔습니다. 식당 이름은 미락소바. 상당히 비좁은 가게지만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에도 손님들로 북적북적한데요. 일일 수량이 제한돼있다는 상 로스카츠 정식은 진작에 품절이라 대신 모듬카츠 정식으로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메뉴판 옆에 이것저것 붙은 종이들이 눈에 띄어 차근차근 읽어보는데요. 트러플 오일과 함께 찍어 먹으라는 소금이 3가지나 있고 트러플 오일 외에도 돈가스에 찍어먹을 소스가 다양합니다. 주문을 하고 조금 오래 기다려서 정식 한 상을 받았습니다. 등심으로 만든 로스카츠는 네모낳게, 안심으로 만든 히레카츠는 둥글둥글하게 모양을 잡아 모듬으로 시켜도 둘이 확연하게 구분이 되네요.. 반룡산에서 먹은 이북식 가릿국밥 (2022.01.16) 마이아트뮤지엄에서 고갱 전시를 보고 나서 근처에 있는 반룡산이라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반룡산은 함경남도 황해군에 있는 산 이름인데 이름값하듯이 여기는 함흥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곳입니다. 메뉴판 맨 위에는 회냉면이 적혀 있지만 이번에는 가릿국밥을 먹어보도록 하죠. 보통 국밥을 주문하면 뚝배기에 팔팔 끓인 채로 담아서 오기 마련인데 여기서 파는 가릿국밥은 평양 온반처럼 널찍한 국그릇에 적당히 따뜻한 상태로 나왔습니다. 국밥에 들어가는 재료도 특이한데 잘게 썬 계란 지단과 널찍하게 썬 두부, 그리고 선지가 들어가고 진하게 우려낸 사골 육수 대신 쇠고기를 고아 만든 맑은 국물을 사용합니다. 한동안 진한 국물로 만든 국밥에 익숙해져 있다 전골처럼 맑은 국밥을 먹으니 가정식 쇠고기뭇국을 먹는 듯한.. 스낵카에서 먹는 간단한 저녁 (2021.12.20) 석수역 바로 옆에 있는 석수스넥카에 왔습니다. 2020년에 짧은 기간 동안 영동스낵카와 강남스낵카를 다녀온 뒤로 거의 1년 만에 스낵카를 방문했네요. 스낵카는 버스를 개조해 음식을 팔던 이동식 식당으로 푸드트럭의 조상쯤 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버스 차량의 노후화, 위생 문제 등의 이유로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죠. 오래전 석수역에 왔을 때에는 스낵카가 버스 원형을 꽤나 유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스낵카 외관 곳곳이 조금씩 달라진 게 보입니다. 그래도 버스를 개조해 음식 조리나 식사를 할 수 있게 만든 스낵카라는 본연의 기능은 잘 남아있습니다. 스낵카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메뉴판을 보다 가볍게 저녁을 먹고 갈 심산으로 잔치국수를 한 그릇 주문했습니다. 스낵카 내부는 세월이 묻어나는데 Q.. 김밥에 계란말이를 감싼다고 해도... (2021.11.26) 인천터미널 근처 로데오광장에 노점이 몇 곳 있는데 그중 까치네떡볶이라는 곳에 왔습니다. 노점상에서 파는 분식들이 메뉴가 대부분 그게 그거지만 여기서 파는 김밥은 좀 많이 다릅니다. 계란 지단을 빼고 김밥을 말은 뒤 반대로 김밥을 계란 지단으로 둘둘 말아 계란말이 김밥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네요. 가격이 3,000원이니 일반적인 김밥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그래도 괜히 맛이 궁금해져서 계란말이 김밥 하나 떡볶이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김밥을 주문하면 계란말이 김밥을 썰고 그 위에 떡볶이 국물을 부어 주네요. 영롱한 비주얼에 감탄하면서 김밥 한 점을 젓가락으로 들어 맛을 보는데... 그냥 김밥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는 맛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계란은 어차피 김밥에 들어가는 재료니 계란을 김밥 밖에 둘둘 만다고.. 2달마다 메뉴가 바뀌는 수원 행궁동 미식가의 주방 (2021.11.13) 수원 행궁동 일대에는 주택을 활용한 식당이나 카페가 참 많은데 그중 미식가의 주방이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특이하게도 두 달마다 메뉴를 완전히 갈아엎는 식당인데 지난달에 먹은 규카츠가 제법 나쁘지 않았기에 새로 바뀐 메뉴를 맛보러 와봤습니다. 이번 달에 바뀐 메뉴를 보니 요리 국적이 상당히 다양한데 그중 잠발라야가 가격도 적당하고 배를 채우기에도 괜찮을 것 같아 이걸로 선택.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에서 등장한 케이준 요리의 일종인 잠발라야는 스페인 요리인 빠에야처럼 여러 재료를 냄비에 넣고 토마토소스를 부어 끓여먹는 밥입니다. 미식가의 주방에서는 잠발라야를 냄비밥이 아닌 덮밥으로 재해석하면서 미국에서 잘 먹지 않는 오징어와 홍합을 같이 넣어 씨푸드 잠발라야라는 이름을 붙였네요. 토마토소스를 넣어 버무린 새우.. 마라만두와 같이 먹은 마제면 (2021.10.22) 집에서 쓰던 USB 케이블이 단선됐는데 하필이면 이게 USB 3.1 Gen.2라서 집 근처에서 구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전철을 타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있는 일렉트로마트로 달려가 인터넷에서 살 때보다 조금 비싸게 케이블을 사고 조금 늦은 저녁을 먹으러 영등포 롯데백화점에 들렀습니다. 식당 이름은 호랑이식당이지만 정작 파는 음식은 일본에서 건너온 음식들인데요. 더 황당하게도 중국풍 느낌이 물씬 나는 마라만두와 라멘을 세트로 팔길래 마제면과 마라만두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일본에는 아부라소바 또는 마제소바라고 부르는 비빔면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나고야시에서 파는 대만마제소바를 변형해 가져온 것 같습니다. 정작 대만에는 이런 면이 없다는 것 같은데... 쪽파나 파를 대신 깻잎을 잘게 썰어 얹었고.. 특이한 입간판에 홀려 들어간 오므라이스집 뇽즈 (2021.09.18) 동교동 삼거리에서 연희동 방면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뇽즈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식당이 대로변에서 조금 안쪽 구석진 길로 들어가야 나오기에 대로변에 입간판을 세워놨는데... 어째 입간판에 쓰인 내용이 비범하죠. 저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간 입간판 모음을 보고 괜히 궁금해서 여기를 찾아와 봤습니다. 고풍스런 가구와 어딘지 모르게 이상한 그림이 공존하는 묘한 자리에 앉아 김치 치즈 아란치니 2개와 토핑을 따로 추가하지 않은 기본 오므라이스를 주문했습니다. 조금 기다려서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는데 먹음직스러운 오므라이스를 먹기 전에 이 아란치니부터 먼저 먹어보죠. 여러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 제법 잘 알려진 아란치니는 주먹밥을 튀겨 만드는 이탈리아식 크로켓입니다. 김치볶음밥 재료에 치즈를 넣고 겉에 빵가루를 묻혀 .. 삼고초려 끝에 먹은 고기리 들기름 막국수 (2021.08.02) 계곡으로 유명한 용인 고기동(고기리). 이전에도 몇 번 와본 적이 있는 이 동네에 들기름 막국수로 아주 유명한 식당이 있습니다. 이름도 참 직관적인 고기리막국수라는 식당인데 하도 사람이 많이 찾아 주차장만 3곳 두고 있고 오뚜기와 제휴를 맺어 집에서 만들어먹는 제품을 출시할 정도로 잘 나가네요. 너무 유명해서 여기를 두 차례 와봤지만 결국 못 먹고 떠났는데 그렇게 들기름 막국수를 못 먹으니 괜히 오기가 생겨서 이날은 아주 작정을 하고 기다려서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일부러 비가 오는 휴일에 찾아왔건만 그래도 대기열이 참 많네요. 그렇게 한참을 기다려서 겨우 안으로 들어와 들기름 막국수와 수육 소자를 시켰습니다. 막국수는 들기름 막국수 외에도 빨간 양념에 비벼먹는 일반적인 막국수와 물막국수도 팔고 있.. 배곧동에서의 저녁식사 (2021.07.23) 오랜만에 배곧동에서 헌혈을 하고 늦은 저녁을 먹으러 핵밥이라는 덮밥 프랜차이즈에 들어왔습니다. 다양한 고기로 덮은 덮밥들을 팔고 있는데 오른쪽 아래 조그만 칸에 혼밥세트가 있네요. 그래서 키오스크로 가서 대창덮밥세트를 주문했습니다. 열심히 고기를 볶고 토치로 한번 더 지진 후 미니 우동과 닭튀김 2조각이 포함된 대창덮밥이 나왔습니다. 밥 위에 양파절임과 숙주나물, 그리고 길쭉하게 썬 대창볶음을 얹은 덮밥부터 먹어보죠. 밥을 비비지 말고 숟갈 위에 뜬 뒤 그 위에 와사비를 얹어 먹어보라길래 안내문을 따라 먹어봅니다. 사실 일본에서 덮밥을 먹는 방법이 비비지 않고 젓가락으로 밥을 떠서 먹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숟가락에 적당량을 담아 입에 넣으니 아삭하게 씹히는 숙주와 양파, 쫄깃하게 씹히는 곱창이 양념과 잘.. 아주대 앞 난에서 저녁으로 먹은 1인 인도요리 세트 (2021.07.19) 친구가 이사를 하면서 책상이 필요 없게 됐다고 해서 퇴근하자마자 바로 차를 끌고 시흥에서 수원으로 왔습니다. 책상을 공짜로 받은 것은 좋은데 급하게 오느라 저녁을 못 먹었네요. 뭘 먹을지 잠시 고민하다 아주대 근처에 차를 대고 '난'이라는 인도 식당에 왔습니다. 식당 곳곳에서 느껴지는 인도 느낌에 취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처 바로 1인 탈리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탄두리 치킨 다리 조각과 버터치킨커리, 밥, 버터난, 플레인 라씨가 포함된 구성입니다. 주문하고 5분쯤 기다리니 음식이 담긴 쟁반이 나오고 버터를 듬뿍 넣었는지 겉이 반질반질한 버터난도 나왔습니다. 난이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으니 가장 먼저 난을 커리에 찍어 먹어 봅니다. 난을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 버터향이 가득 느껴지지만 맛 자체는 말 .. 이전 1 2 3 4 5 6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