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여행/짧은 나들이

경비행기의 무덤이 돼버린 어섬비행장 (2021.08.21) 화성시 서쪽 끝에 있는 어도(어섬). 예전에는 이름대로 섬이었지만 시화호 간척으로 육지와 딱 붙은 지 오래인 이곳은 간척지답게 산보다는 평지가 많이 보이는 곳입니다. 이곳에 펼쳐진 들판을 걸으면 보이는 것은 들판에서 보기 힘든 것들인데요. 언제부터 이곳에 방치된 것인지 알 수 없는 경비행기 잔해들이 억새가 자라는 땅 곳곳에 방치돼있습니다. 이 포스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곳의 이름은 어섬비행장. 하늘 위로 김포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들이 지나가기도 하고 드론 시범구역으로 지정된 덕에 드론이 날아오르기도 하지만 정작 비행장을 이용할법한 경비행기는 하늘을 날지 않고 있습니다.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 보는데 자동차가 지나갈 길만 보일 뿐 비행기가 달릴 활주로도 마땅치 않아 보이네요. 항공정보포털 레저비행정보..
인제스피디움에서의 서킷 주행 (2021.07.31) 이른 새벽부터 집을 떠나 인제 내린천 휴게소에서 아침밥을 먹습니다. 황태정식으로 꽤나 유명한 휴게소인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황태정식을 팔지 않고 있어 돼지고기 김치볶음으로 배를 채웁니다. 한편 내린천 휴게소에는 백두숨길관이라는 작은 전시실도 있는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역시나 못 들어가네요. 전망대 역할을 겸하는 카페에서 열심히 휴게소 주변 경치만 바라보다 다시 운전대를 잡고 인제스피디움에 왔습니다. 대학생 시절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레이싱 행사 때 진행요원을 맡은 적이 있지만 아쉽게도 서킷을 직접 달려보지 못했는데요. 그때의 아쉬움을 이제야 달려보려고 인제스피디움 서킷 라이선스비 10만 원을 미리 결제해 인터넷으로 이론교육을 듣고 이날 실기 주행을 하러 왔습니다. 실기 주행 시간까지 조금 시간이 남아 ..
마지막으로 남은 시민아파트 회현시범아파트 (2021.11.20) 무한도전, 대탈출, 스위트홈 등 각종 예능이나 드라마의 배경으로 등장한 회현시범아파트. 1960년대 김현옥 서울시장 주도로 지은 시민아파트가 부실공사로 숱한 논란을 일으키고 와우 시민아파트 붕괴사고라는 대참사가 발생하자 김현옥 시장이 사퇴하고 남은 시민아파트 사업이 취소되는데 회현동에 짓고 있던 이 아파트는 부실공사 수습이 어느 정도 가능해서 시민아파트 이후 추진되던 시범아파트 사업에 편입해 1970년 완공했습니다. 회현시범아파트는 70년대 당시에는 고층인 10층으로 지었지만 공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였는지 엘리베이터가 없는데요. 고층 입주자들의 이동 불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6층에 산 중턱을 잇는 구름다리를 지었고 이 구름다리는 회현시범아파트를 다른 아파트와 구분 짓는 가장 큰 특징이 되었습니다..
포니에 이어 전기차로 다시 태어난 각그랜저 (2021.11.07) 상당히 오랜만에 고양시 킨텍스 옆에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고양을 찾았습니다. 1층 전시 공간에 현대 EV 헤리티지라는 작은 전시가 열렸는데 현대자동차가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기까지의 오랜 역사를 되짚어보면서 헤리티지라고 명명한 과거의 명차를 과거의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전기차 시대에 걸맞은 신기술을 접목해 재탄생시킨 콘셉트카를 보여주는 자리였습니다. 전기차로 재탄생한 포니는 지난 5월 부산에서 만나봤으니 일명 각그랜저라는 별명이 더 친숙한 그랜저 1세대를 주의 깊게 보겠습니다. 전면부를 보면 전기차에는 필요가 없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일부러 살려두면서 아이오닉 5에 적용된 파라메트릭 픽셀 램프를 이 그랜저에도 적용해 라디에이터와 통일감을 주는 것 같고 후방에 있는 램프도 앞쪽과 같게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을 적용..
민속촌 겸 마을 외암민속마을 (2021.11.14) 온주아문 건너편 온양초등학교 정류장에서 버스가 꺾기엔 좁은 코너를 지나는 100번 버스를 타고 종점 송악면환승센터에 내렸습니다. 환승센터에서 조금 걸으면 외암민속마을이 나오는데요. 맹사성 고택을 본 김에 오래된 집 구경 좀 더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입장료로 2,000원을 내고 마을 안으로 입장. 외암이라는 이름은 조선 후기 예안 이씨 사람인 이간이라는 분의 호이데 이간이 쓴 책인 외암기에 마을 이름을 외암으로 기록해서 지금까지 외암마을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습니다. 외암마을은 지금까지도 옛 모습을 간직한 채 주민들이 살고 있는데 처음에는 주민들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옥과는 별개로 외암민속관을 지어 외부에 공개했습니다. 이후 주민들이 자택을 민박집이나 식당으로 활용해 외부에 공개하거나 주민이 이사하면서 남..
뜬금없는 이유로 찾은 아쿠아플라넷 일산 (2021.07.03) 광교에 있는 아쿠아플라넷을 2번 갔고 여수에 있는 아쿠아플라넷도 갔고 제주도에 있는 아쿠아플라넷도 올해가 가기 전에 갈 생각이니 기왕 이렇게 된 것 다른 지점도 가보자 해서 일산 원마운트 옆에 있는 아쿠아플라넷 일산에 왔습니다. 좀 뜬금없는 이유이긴 한데 제 여행이 원래 이렇습니다. 비행기 출발 8시간 전에 해외여행을 결정하기도 했고 말이죠. 인터넷에서 예약을 하면 조금 할인된 가격으로 표를 살 수 있지만 모바일 티켓을 발권하면 종이 티켓을 못 얻기에 정가 31,000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같은 회사에서 만든 수족관이다 보니 아쿠아플라넷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만나는 물고기가 비슷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긴 한데 그래도 만나는 순서가 다르다거나 하는 차이가 지점마다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들어오자마..
구닥다리를 찾아서 (2021.10.30) 아차산역에 있는 식당과 같은 프랜차이즈로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서 백숙곰탕으로 조금 늦은 점심을 먹고 사람들로 붐비는 길을 지나 아직도 공사 중인 동관왕묘에 감탄하고 동묘 옆에 열린 벼룩시장 좌판을 기웃거려봅니다. 올해 들어서 별의별 전자기기를 건드려보면서 중고기기도 여러 번 사봤는데 문득 길바닥에 널브러진 전자기기를 파는 동묘 벼룩시장이 생각나서 괜찮은 장난감을 구할 수 있을까 해서 한번 와봤습니다. 언제 쓰였을지 모를 피처폰부터 비교적 최근에 나온 듯한 스마트폰까지 별의별 핸드폰이 가장 많이 보이는 가운데 이제는 쓰는 사람이 있는지도 궁금한 전자사전도 팔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아직도 정가가 3만엔대인 전자사전이 현역인데... 노트북을 파는 곳도 여럿 있는데 상태가 그나마 괜찮은 것들은 윈도우 10을 ..
일본 느낌 물씬 풍기는 니지모리 스튜디오(2021.10.16) 날이 갑자기 추워진 10월의 토요일에 동두천과 양주 경계에 위치한 니지모리 스튜디오를 찾았습니다. 시 외곽에 위치한 곳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곳도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참 힘든데 동두천중앙역에서 하루 8번 운행하는 60번 버스를 타고 장림교앞 정류장에 내리면 올 수 있긴 하네요. (2022년 7월 현재 니지모리스튜디오 바로 앞에 니지모리스튜디오 정류장이 생겼습니다.) 저는 속 편하게 차 끌고 왔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일본 온천마을 느낌 내려고 작정한 이곳은 사진 촬영 스튜디오 및 숙소로 쓰고 있습니다. 비를 멈추게 해달라는 테루테루보즈도 보이고 오래된 마을이면 하나쯤은 있는 작은 사당까지 있어서 제법 잘 꾸몄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네키네코에게 공물로 바친 츄르를 보고 괜히 웃은 뒤 평소와는 달리 가벼운 마음..
즉석 카메라를 사기 위한 짧은 여정 (2021.10.02) 홍대에 있는 카메라 가게 로모그래피 앰버시 스토어. 필름 카메라를 다루고 있는 상점 겸 사진관인데 여러 카메라가 놓여 있지만 로모그래피에 왔으니 로모 카메라를 먼저 구경해봐야겠죠. 러시아의 광학기업 로모(LOMO, ЛОМО)에서 만든 LC-A 등의 카메라는 다른 카메라에 비해 사진 외곽이 어두워지는 비네팅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사진을 찍어냅니다. 다른 카메라라면 결함으로 욕먹을 법하지만 이 비네팅 효과가 독특한 색감과 결합돼 로모만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네요. 로모가 로모그래퍼라고 불리는 마니아를 만들어냈지만 필름 카메라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신만의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후지필름의 인스탁스 필름을 사용하는 즉석 카메라 '로모 인스턴트'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버건디 색깔..
국립수목원과 광릉 (2021.06.20) 포천아트밸리를 떠나 다음 목적지로 가던 중 가산면에 들러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가산면에 들르는 김에 오랜만에 가산농협에 와봤더니 버스 크기는 달라졌지만 농협에서 운행하는 공영버스가 여전히 있네요. 평일에만 운행하고 교통카드도 받지 않아 외지인이 이용하기엔 참 불편한 버스지만 그래서 괜히 한번 타보고 싶은 노선이기도 합니다. 올해는 어려울 것 같지만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타보기로 하고 농협 근처에 있는 순댓국집에서 점심을 먹은 뒤 광릉수목원이라는 이름이 괜히 더 친숙한 국립수목원에 도착했습니다. 국립세종수목원을 다녀왔으니 포천에 있는 국립수목원도 가보자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는데 사실 국립수목원은 코로나19 유행 전부터도 예약제로 관람객을 받아서 예약을 미리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모노레일 타고 오르는 포천아트밸리 (2021.06.20) 이른 아침 세종포천고속도로를 달려 포천아트밸리에 도착했습니다. 오래전에는 화강암을 캐던 채석장이었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가치가 떨어진 채석장을 관광지로 바꿔서 경치를 감상하는 곳이 되었죠. 산을 깎아 돌을 캐는 채석장답게 포천아트밸리를 둘러보려면 언덕길을 올라야 하기에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서 모노레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금은 별도. 그러니 포천아트밸리 입장료와 모노레일 요금을 합쳐서 9,500원을 냈습니다. 포천사랑상품권 결제는 안 되는 것 같은데 어째 입장료를 내니 종이 지역화폐 1,000원을 돌려주네요. 표를 사고 입구로 들어가니 모노레일이 내려오고 있길래 부랴부랴 모노레일 탑승장으로 뛰어가서 모노레일에 올라탔습니다. 제법 경사진 길을 오르면서 돌을 캐던 흔적을 찾아보려고 레일 좌우를 열심히 ..
멋진 누각에서 잠시 쉬다 간 국립세종수목원 (2021.06.19) 즐거웠던 공주에서의 경비행기 체험을 마치고 집으로 바로 올라오자니 괜히 아쉬워서 옆동네 세종으로 이동해 국립세종수목원에 놀러 왔습니다. 무인 발권기에서 입장권을 온실 미관람권으로 사는 바람에 저 커다란 온실에는 못 들어가지만 온실 말고도 둘러볼 곳은 많으니 천천히 수목원을 둘러봅니다. 가장 먼저 온 곳은 궁궐정원인데요. 창덕궁 후원에 있는 부용지 일대의 부용정과 어수문, 주합루를 본떠 만든 공간입니다. 주합루 대신 솔찬루라는 현판이 걸린 누각으로 올라가니 2층은 아쉽게도 올라가 볼 수 없지만 사방이 탁 트인 1층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쉴 수 있는 점이 참 좋습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느라 몸에 쌓인 피로를 잠시 풀고 쉬다 자리에서 일어나 이번에는 분재원에 들어가서 작은 화분 위에서 작게 자라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