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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경전철

S411. 관악산역 - 조용한 서울대 박물관

 

 

신림선의 남쪽 종점과 관련해서 이런저런 논의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안쪽으로 진입할 것인가였습니다.

 

비용 문제로 결국 서울대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계획은 폐기되었지만

 

신림선의 종착역 관악산역이 서울대 코앞에 지어져서

 

서울대역이 새로 생기는 대신 관악산역에 서울대라는 이름이 병기가 되었네요.

 

 

 

 

관악산역에 있는 유일한 출구로 나오면 관악산공원을 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오기에

 

등산복 차림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주말을 맞아 관악산역을 이용하지만

 

 

 

 

저는 관악산 옆으로 난 길을 걸어

 

서울대의 상징과도 같은 '샤'가 사라진 정문을 지나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왔습니다.

 

보통 대학교 캠퍼스 내에 있는 박물관은

 

학교 사학과에서 발굴활동을 통해 얻은 유물을 관리하면서

 

연구 성과를 관객들에게 공유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는 유적 발굴을 대학교가 아닌 전문기관에서 다루기 때문에

 

대학교 박물관 전시물 중 저같은 일반적인 관람객이 흥미를 가질만한 전시물은 많지 않은데요.

 

서울대학교의 경우 학계에서 지니는 위상도 있고 오래전부터 굵직한 발굴작업에 참가했으니

 

박물관 규모도 제법 크고 전시실도 상설 3곳에 특별 1곳으로 제법 많습니다.

 

 

 

 

가장 먼저 들어가볼 곳은 고고역사실인데

 

 

 

 

여느 역사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선사시대에서 역사시대로 이어지는 시간적 순서로 전시물을 보여주고 있지만

 

 

 

 

동양 최초로 발견된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있는 연천 전곡리 유적의 유물처럼

 

 

 

 

단순히 그 시절의 유물이 아닌 교과서 삽화로 실린 유물들이 보이네요.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철기시대를 부르는 명칭이 원삼국시대라는 점입니다.

 

중국 역사서인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기록된

 

부여, 고구려, 동예, 옥저, 마한, 진한, 변한 등의 나라가 있던 시기인데

 

이 시기를 뭐라고 부를지에 대한 논문이 여럿 있을 정도로

 

학계에서 명칭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원삼국시대라는 명칭을 처음 주장한 학자 김원용이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서울대학교 박물관장을 지냈기에

 

고고역사실에서 원삼국시대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 같네요.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에서도 오이도박물관에서도 못 보고 정작 서울에서 보게 된 오이도 발굴 철기를 지나

 

 

 

 

잠실 근교에서 발굴된 풍납토성몽촌토성,

 

 

 

 

그리고 석촌동 고분군 등에서 발굴된 한성 백제 시절의 유물을 보고

 

 

 

 

고구려의 유물을 관람합니다.

 

 

 

 

고구려가 차지하던 영역은 대부분이 38선 이북 지역이다 보니

 

남쪽에 남아있는 고구려 유물은 삼국시대 다른 나라에 비해 적은 편이고

 

대다수가 경기도 북부 지역에 몰려있는 편인데

 

 

 

 

이들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주로 서울대학교에서 담당했다 보니

 

의외로 전시물 개수만 보면 고구려 유물이 다른 나라에 밀리지 않네요.

 

 

 

 

대다수 영역이 오늘날 중국 동북3성과 러시아 연해주에 있어

 

국내에는 실물이 극히 드문 발해 시기의 유물과

 

 

 

 

방이동 고분군에서 발굴된 신라 시대 유물 등을 보고

 

 

 

 

인류민속실로 들어갑니다.

 

 

 

 

조선시대 사람들의 시간과 공간 관념을 보여주는

 

 

 

 

해시계, 윤도 등의 물건과

 

 

 

 

숫자 계산을 할 때 쓴다지만 너무나도 생소한 모습의 산목편과

 

모습은 익숙하지만 쓰는 법을 못 배워 쓰지 못하는 주판을 지나면

 

 

 

 

무속신앙에 대한 전시물이 나옵니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결코 사회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좋다고는 볼 수 없는 것이 무속신앙인데

 

역사가 기록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장대한 역사는 물론

 

유불선은 물론 맥아더 장군 같은 현대의 인물까지 모든 것을 포용하는 특유의 성격때문에

 

사학과에서 연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고운 색으로 물들인 한복을 잠시 바라보다

 

 

 

 

조금은 뜬금없는 전시물을 만났는데요.

 

한반도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는 민족들이 쓰는 전통 물건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전시물은 만주 일대에 살고 있는 여진의 후예 오로촌족이 쓰는 물건들인데

 

 

 

 

모습은 달라도 동아시아의 문화를 공유해서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반면

 

 

 

 

인도네시아와 파푸아뉴기니가 영토로 삼고 있는 뉴기니섬에서 나온 조각상이나 무기는

 

 

 

 

동아시아와 오랫동안 접점이 없던 오스트로네시아 문화에서 만들어진 물건이다 보니 이질감이 강하게 드네요.

 

상당히 의외의 전시물인데 경성제국대학시절부터 소장하던 물건 같습니다.

 

 

 

 

이어서 형태는 달라졌을지언정

 

 

 

 

목적 자체는 변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쓰이고 있는 다양한 일상용품을 마저 보고

 

 

 

 

전통미술실로 이동합니다.

 

 

 

 

소장품 보호를 위해 다른 곳보다 조명을 약하게 틀고 있는 전통미술실에서는

 

 

 

 

조선 후기의 화가 장승업과

 

 

 

 

단원 김홍도 등의 작품을 비롯해서

 

 

 

 

정조가 만든 매화그림과 글귀 등

 

 

 

 

서예 작품도 여럿 볼 수 있는데

 

 

 

 

그중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광개토대왕비의 탁본입니다.

 

안내문에 적힌 명칭이 광개토대왕'릉'비가 아닌 것이 특이한데

 

비석 위치가 태왕릉이나 장군총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고 놓인 방향도 반대라서

 

학자에 따라서는 왕릉비가 아닌 비석으로 보는 경우도 제법 있나 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비석 탁본 명칭도 광개토대왕비라고 쓰고 있네요.

 

 

 

 

어지간한 박물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하면서

 

국립중앙박물관처럼 관람객으로 북적이는 곳이 아니라서

 

원하는 속도에 맞춰서 조용하게 관람을 마치고

 

 

 

 

안내문을 읽어보니 괜히 씁쓸한 복제견 스너피 박제를 지나

 

 

 

 

박물관 건물 주변을 기웃거리는

 

 

 

 

고양이와 잠시 숨바꼭질을 하다 역으로 돌아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S410. 서울대벤처타운역
녹두거리에서 먹는 빈대떡
S411. 관악산역 (종착역)
● 228. 서울대입구역 - 규장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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