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도권 전철 여행기/경전철

S117. 솔샘역 - 동산에 물레방아 솔샘역에 와서 주변을 둘러보니 좁은 언덕 위에 지은 아파트밖에 보이지 않아서 어디를 가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일단 1번 출구 옆에 있는 아파트 상가로 들어가서 커피부터 챙기고 고민해보죠. 한 바퀴 빙 돌다 ''스팀'이라는 카페로 들어가서 아메리카노를 사고 나와 솔샘터널 위로 올라갑니다. 터널 위에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고 길 왼쪽 벽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이곳에 있던 미향마을이라는 동네를 담은 사진을 걸어놓고 있습니다. 언덕길을 계속 올라가니 안내문에 과거 미향마을에 대한 간략한 역사와 함께 북한산도시자연공원이라는 공원 이름이 적혀 있네요. 돌탑을 지나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니 계곡에 설치한 물레방아 2개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저 뒤에 아파트만 없다면 더 멋진 풍경이 될 것 같은데... 여기까지 올..
S116. 삼양사거리역 - 곰탕도 팔고 설렁탕도 파는 국밥집 삼양사거리역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 솔샘시장으로 들어와 한 국밥집에 왔습니다. 진국 곰탕 설렁탕이라는 식당인데 곰탕과 설렁탕을 같이 팔고 있습니다. 두 고깃국 사이의 차이점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기서는 제대로 구분해서 파나 봅니다. 곰탕이나 설렁탕이나 가격은 똑같으니 괜히 고민이 되는데 메뉴판 맨 위에 있길래 곰탕으로 주문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바글바글 끓는 뚝배기가 나왔습니다. 어쩌다 합석하게 된 반대편 사람이 주문한 뽀얀 설렁탕과는 달리 맑은 국물 속에 고기와 소면이 담겨 있네요. 요리왕 비룡마냥 머리 뒤에 美味가 떠오르는 맛은 아니지만 진한 국물과 제법 넉넉한 고기 덕에 밥이 잘 넘어가네요. 깔끔하게 뚝배기를 비우고 식당에서 나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S115. 삼양역 콜드브루 카페 느림..
S115. 삼양역 - 콜드 브루 카페 느림의 미학 삼양역 1번 출구로 나와 삼양시장 방면으로 내려온 뒤 왼쪽으로 꺾어 느림의 미학이라는 카페로 갑니다. 카페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여기는 더치 커피라고도 부르는 콜드 브루 커피를 주로 만듭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는 에스프레소 커피도 같이 팔고 있네요. 지금은 텅 빈 추출기를 지나 카운터에서 주문을 합니다. 콜드 브루 전문 카페니 콜드 브루를 마셔봐야겠죠. 에스프레소를 마시든 콜드 브루를 마시든 원두를 골라야 하는데 선택지만 무려 6가지입니다. 여기서 스페셜티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원두를 바꾼다고 하네요. 커피를 물 마시듯이 마시는 사람이지만 평소에 즐며 마시는 원두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기에 어떤 커피를 먹어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 무난하게 과테말라를 선택했습니다. 결제를 마치고 사장님이 냉장고에서..
S114. 화계역 - 화계역에 왔으니 찾아간 화계사 화계역에 왔으니 화계사를 가봐야겠죠. 화계사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어 등산 아닌 등산을 시작합니다. 일주문을 지나 북한산 둘레길로 갈라지는 지점을 통과해 화계사에 도착했습니다. 고려 광종 때 지은 보덕암을 시초로 한다는데 위치를 옮기기도 했고 화재로 건물이 모조리 불타버리기도 하는 등 역사가 오래된 절이라면 한두 번쯤은 겪는 수난을 여기도 겪었습니다. 그래도 17세기 승려인 사인비구가 제작한 동종을 지금까지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어서 보물 제11-5호라는 그럴듯한 문화재를 보유하게 됐습니다. 보물 등록번호가 특이한데 사인비구가 제작한 동종 여럿을 묶어서 보물 제11호로 지정했기에 저렇습니다. 총 8개 종이 한꺼번에 11호로 지정돼서 11-1호부터 11-8호까지 있네요. 화계사에 있는 건물들은 왕실의 지원..
S112. 4.19민주묘지역 - 국립4.19민주묘지 4.19민주묘지역 2번 출구로 나와 이정표를 따라 점점 좁아지는 골목길에 들어와 얕은 개울을 따라 걸어 국립4.19민주묘지에 도착했습니다. 국립묘지 건설에 대한 배경을 간략하게 적은 글을 읽고 안내도를 확인한 뒤 우선 4월 학생혁명 기념탑으로 와서 기념탑 아래에 있는 동상과 글귀를 보고 기념탑 뒤에 모셔진 희생자분들의 묘역을 지나 유영보관소로 올라와 위패와 영정 앞에서 잠시 묵념하고 나왔습니다. 유영보관소에서 내려오니 단풍이 물든 나무 뒤로 4.19혁명기념관이 보여서 전시 관람을 하러 갑니다. 전시실에는 4.19 혁명이 일어나기 훨씬 이전인 광복 이후부터 이승만 정권의 권력 집착에 대해 설명하면서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 그리고 이 이전에 대구에서 일어난 2.28 학생의거에 대해 보여줍니다. ..
S111. 솔밭공원역 - 주말을 맞은 솔밭근린공원 솔밭공원이라는 역명은 당연히 솔밭공원에서 따온 이름이지만 정작 솔밭공원은 솔밭공원역보다는 4.19민주묘지역에서 가까워서 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역 근청에 몽양 여운형 선생의 묘소가 있길래 여기로 가볼까 했는데 역시나 굳게 닫혀 있네요. 멀리서 비석을 바라만 보다 나와 결국 솔밭근린공원으로 갑니다. 역명에 들어간 공원치고는 그다지 큰 공원은 아니고 주거지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근린공원이라서 공원에 들어오니 이런저런 체육 시설이 가장 먼저 보입니다. 주말을 맞아 집밖으로 나와 배드민턴을 치는 아빠와 아들도 있고, 바둑장기쉼터로 나와 탁자마다 바둑판을 깔고 바둑에 열심인 할배들도 있습니다. 노송마당으로 가니 삼각산 송림정이라는 현판이 달린 정자 뒤로 커다란 소나무들이 길을 둘러싸고 있네요. ..
S110. 북한산우이역 - 북한산 아래 봉황각 우이신설선 종점 북한산우이역에 내렸습니다. 2번 출구로 나와서 직진하면 북한산이지만 왼쪽으로 꺾어도 북한산이라 양방향 모두 등산복장을 갖추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네요.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니 도선사로 가는 셔틀버스를 타는 승강장이 나옵니다. 통일신라 때 풍수지리설을 퍼뜨리는데 큰 역할을 한 도선이라는 중이 세운 절이라 제법 역사 깊은 곳인데 여기는 다음에 가보기로 하고 마저 길을 걸어 미끄럼틀때문에 경치가 조금 아쉬운 포토존에서 북한산을 찍고 난 뒤 천도교 의창수도원에 도착했습니다. 역사 교과서에서 나오는 그 민족종교에서 운영하는 시설인데 1대 교주 최제우가 경주에서 동학을 창시한 뒤로 2대 교주 최시형을 거쳐 3대 교주 손병희가 동학이라는 이름을 천도교로 바꾸고 지금까지 천도교라는 이름이 ..
S113. 가오리역 - 돈가스와 스파게티 세트 전국에 별의별 역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오리역은 역명이 상당히 특이한 편입니다. 가오리는 역이 세워진 동네 이름인데, 가오리라는 이름이 붙은 데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조선 때 한양도성을 지으면서 성 바깥 5리까지를 한양으로 정했는데 이곳은 지형이 다른 곳과 다르니 5리를 더해서 한양으로 정했다고 해서 가오리(加五里)가 되었다는 게 유력한 설인가 봅니다. 지명 얘기는 이정도로 하고, 역을 나와 광산사거리 방향으로 걸어 패티앤빅 왕돈가스 전문점이라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가겠습니다. 식당 밖에 음식 샘플이 놓여 있는데 왕돈가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접시도 크고 돈가스도 크네요.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기본 메뉴가 있고 세트 메뉴가 있는데 대충 보니 기본 메뉴에서 500원을 더하면 세트 메뉴가 되나 봅니다. ..
S119. 정릉역 - 정릉과 흥천사 정릉역에 왔으니 정릉에 가봐야겠죠. 서울에서 유일하게 승합차로 운행하는 특이한 마을버스 성북05번을 보며 언덕길을 열심히 걸어 정릉에 도착했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입장료를 안 받고 있길래 매표소는 통과. 재실을 지나 제법 구성이 단순한 정릉 안내도를 보고 무덤으로 갑니다. 원래는 재실에서 홍살문을 거쳐 가는 길이 있는데 관리사무소 신축 공사 때문에 조금 돌아서 갑니다. 정릉에 묻힌 사람은 태조 이성계의 두 번째 부인 신덕왕후 강씨입니다. 이 결혼부터가 조금 골 때리는 게 이성계는 영흥에서 신의왕후 한씨와 결혼을 한 상태에서 중앙 정치에 진출하면서 개경에서 신덕왕후 강씨와 또 결혼을 합니다. 고려 말기의 혼란상 중에 지방 출신 관리가 지방에서 먼저 결혼을 한 뒤에 개경 중앙귀족과 정략결혼을 맺는 일이 있었..
G108. 고촌역 - 아라뱃길 크루즈 아라뱃길 크루즈를 타러 집을 나선 날, 고촌역으로 가기 전 송정역에 내려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식당이 있긴 한데 문을 안 열어서 대신 역에서 가까운 설렁탕집에 들어갔습니다. 식당 이름은 24시 가마솥 설렁탕. 설렁탕집에 왔으니 설렁탕을 먹어야겠죠. 살코기가 꽤나 듬뿍 들은 설렁탕을 먹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해 고촌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아라김포여객터미널로 갑니다. 고촌에서 아라김포여객터미널을 잇는 버스는 69번 시내버스와 16번 마을버스 두 노선이 있는데 타는 곳이 정반대라서 고촌역에서 지상으로 올라오기 전 버스 위치 확인을 하고 버스를 고르는 게 좋습니다. 김포 방향 정류장에서 16번 버스를 타고 종점 현대아울렛에 내려 여객터미널로 걸어갑니다. 현장에서 크루즈 표를 사면 정가 1..
G100. 양촌역 - 허허벌판 옆 교회와 카페 김포 도시철도 종착역 양촌역에 왔습니다. 양촌역은 차량기지 부지를 일부 활용해 지은 역인데요. 차량기지 주변이 으레 그렇듯이 양촌역 주변은 허허벌판입니다. 양촌역 코앞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86번 버스 하나뿐인데 정작 양촌역에는 서지 않는 데다 평일과 토요일에만 운행합니다. 바로 다음역인 구래역이 있는 곳이 한강신도시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말 시골입니다. 이런 역세권에서 대체 어디를 가야 하나 하며 주변을 둘러보다 반대편 2번 출구로 나와 교회에 딸린 카페 선물이라는 곳으로 갑니다. 교회 이름이 '연결고리패밀리처치'로 상당히 특이합니다. 보통 교회 이름 앞에 장로회 감리회 성결회 등등 소속 교파를 붙이기 마련인데 별다른 교파 언급이 없는 걸 보니 초교파 독립교회인가 봅니다. 꽤나 보수적인 개신교 ..
G107. 풍무역 - 육칼로 나들이를 마무리 풍무역에 도착하니 슬슬 해가 저물기 시작합니다. 풍무역은 풍무동에 있어서 풍무역인데 역이 위치한 곳은 풍무동의 중심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곳이고 풍무역 북쪽은 이제 막 역세권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풍무역 근처에 있는 선수동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 1002번 버스를 타고 풍무동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일단 당곡고개 정류장에 내렸는데 날이 어두워지고 있으니 여기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정류장 근처에 그때, 그집 칼국수라는 칼국수집이 있네요. 원래 카페를 했다가 칼국수집으로 업종을 바꿨나 본데 가게에 제면기도 있고 제면기를 쓰는 사진도 걸어두고 있습니다. 칼국수집이니 당연히 메뉴판에는 칼국수로 가득한데 얼큰한 국물이 끌려서 끓여 먹는 육칼을 주문했습니다. 주문을 하니 비닐로 덮어뒀던 반죽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