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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ㅇㅇ선

K138. 지평역 - 짧게 다녀온 지평면 나들이



경의중앙선 양평 방향 열차는 보통 행선지를 덕소역이나 용문역으로 달고 운행하는데


가끔 용문역에서 한 역 더 가는 지평행 전동차가 운행하기도 합니다.





양평역에서 지평행 열차가 오기를 기다리다 열차에 탔습니다.





용문역에 정차한 열차는 승객을 모두 내리지 않고 달려





다음 역 지평역에 도착했습니다.





지평역은 전철이 하루에 몇 번 다니지 않는 역이라 승강장 시설이 비교적 간단합니다.


원주 방향 승강장은 전철을 탈 수 있게 높게 지었지만 수도권 전철이 원주까지 갈 계획이 없어 사실상 버려졌고


서울 방향 승강장은 스크린 도어 없이 울타리만 쳐져 있죠.





개찰구를 지나 역사 밖으로 나와





지도를 보며 서울로 돌아가는 열차를 탈 때까지 시간을 때울만한 곳을 찾아봅니다.





걸어서 갈만한 곳은 지평향교와 지평리전투전적비 정도가 있네요.





관광지를 가기 위해 지평면 중심지로 걸어갑니다.





양평이라는 지명은 일제시대 양근과 지평을 합쳐서 만든 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지평이 제법 큰 동네였던 것이죠.





하지만 그런 과거가 무색하게 지금은 쇠락한 지역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그래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유지될 정도로 어린 사람들이 있나 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이발소 특유의 봉을 보면서 길을 걸어





지평리전투전적비를 보러 왔는데 그 앞에 멋지게 지은 지평의병 지평리전투 기념관이 있네요.





기념관 이름대로 지평의병과 지평리전투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우선 지평의병 코너부터 둘러봅니다.


지평의병은 을미사변에 반발해 일어난 을미의병 활동 중 지평군에서 일어난 의병활동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의병활동에 앞서 흥선대원군 치세에 개항을 강하게 반대했던 양평(양근군) 출신 인물 화서 이항로에 대해 소개하면서


위정척사사상에 대해 설명한 뒤





을미사변 이후 시작된 을미의병 전개과정에 대해 다룹니다.


여기서는 마치 지평에서 최초로 의병활동이 일어난 것마냥 설명하고 있지만


찾아보니 1895년 9월 충청도 유성장터에서 시작한 의병이 더 빠르네요.


그래도 단발령 이후 가장 빠르게 의병을 일으켰다는 의의가 있습니다.





이어서 영국 기자 프레드릭 맥켄지가 양평 일대에서의 의병 활약상을 취재한 내역 등을 보여주고 있네요.



을미의병은 일제의 만행에 반발해 전국 곳곳에서 일어났지만


제대로 훈련받은 군대가 아닌데다


구성원들이 대부분 유생 출신이라 왕이 내린 해산명령에 곧바로 무기를 버리고 투항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도 항일의병의 시발점이고 한일병합 이후 독립군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활동입니다.





이어서 6.25 전쟁 때 일어난 지평리 전투를 소개하는 코너로 이동합니다.





지평리 전투는 중공군이 6.25 전쟁에 개입한 이후 철수를 반복하던 유엔군이


중공군에 맞서 싸워 승리한 전투입니다.





미군과 프랑스군 위주로 구성된 유엔군이 3일간 교전을 벌여 중공군을 몰아냈죠.





안내문 주변에는 전투 참전 군인들의 군장과





지평리 전투와 관련된 부대 배지나 약장이 같이 놓여 있습니다.





2층으로 올라오면 지평리 전투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전투에서 공을 세운 군인에 대한 소개,





전투에서 전사한 적에 대한 유해 발굴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닌다.





한편 전시실 가운데에는 세계 여러 나라 언어로 '평화'가 쓰여진 유리벽이 있고,





그 옆에는 촛불이 놓여 있어





평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네요.





2층과 연결된 통로를 따라 나와 지평리전투전적비를 보고





3층 전망대로 올라와





전투 당시 현장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둘러본 뒤





기념관 앞에 놓인 6.25 전쟁과는 별 관련 없는 M48A3K를 보고 기념관을 떠났습니다.





아직 지평역으로 돌아가기엔 시간이 애매해 근처에 있는 지평향교를 보고 올까 해서 걸어가는데


비석 여러 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커다란 비석은 을미의병기념비고


그 주변에 놓인 비석은 지평면 곳곳에 있던 선정비를 모아둔 것이네요.





마저 길을 걸어





지평향교에 도착했는데.......





문이 굳게 닫혀 있네요.





문 앞에 놓인 안내문을 읽어보고





지평역으로 돌아갑니다.





다른 길로 돌아가면 지평역으로 좀 더 빨리 갈 수 있긴 한데





날이 어두워져서 왔던 길을 다시 걸어가는게 보다 안전하겠더군요.





역사로 들어가기 전 옆에 있는 지평리 프랑스군 전적지를 보고





지평역으로 들어갑니다.





지평역은 역 주변 인구가 많지 않아 2017년까지는 전철이 들어오지 않던 역입니다.


하지만 지평면에 국군 탄약고를 이전하는 대신 지평역에 전철을 세우게 됐죠.


양평군이 지평역 운영 적자를 보전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코레일이 적자 부담이 크다고 생각했는지 이곳에는 하루 왕복 8회만 전철이 섭니다.


지평역에서 서울로 가는 전철만 있지 원주로 가는 전철은 없으니 하루 4번만 전철이 들어오는 것이죠.





대신 전철이 들어와도 기존에 서던 무궁화호를 없애지 않아


지평역에서 탈 수 있는 열차는 그럭저럭 있습니다.





지평역에 들어온 시간이 오후 5시 반쯤인데요.


전철을 타고 가자니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서 여기서 떠날 때는 무궁화호를 타기로 했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약간 늦게 무궁화호가 도착했는데요.





이날은 일반실 대신 특실을 타보기로 했습니다.


생긴 것을 보면 알겠지만 예전에 새마을호로 운행하던 객차가 무궁화호 특실로 바뀐 것입니다.





새마을호로 운행하던 객차라서 내부 모습도 비슷한데요.





발판은 없지만 새마을호 특유의 푹신하고 편안한 좌석은 그대로라





 1시간 동안 편하게 앉아 가다 6시 54분 청량리역에 도착해 지하철로 갈아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날 특실을 탄 이유는 2018년 12월 28일부터 무궁화호 특실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중앙선과 태백선을 달리던 무궁화호에만 특실이 달려 운행했는데


이마저도 열차 개편으로 특실이 일반실로 격하돼 사라지게 돼서


무궁화호 특실을 타볼 겸 해서 지평역 나들이를 결심하게 됐죠.





특실이라는 이름은 사라졌지만 특실로 운행하던 객차는 그대로 일반실로 운행하고 있으니


무궁화호를 탈 때 일반실로 변한 특실을 탈 수도 있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K137. 용문역

아쉬움만 남은 용문사

K138. 지평역

(종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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