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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ㅇㅇ선

K129. 운길산역 - 문 닫기 전에 방문한 영화 촬영소

 

 

어린이날 연휴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5월 10일 운길산역을 찾았습니다.

 

중앙선 복선화 공사를 하면서 폐역 된 능내역을 대신해 세워진 역이죠.

 

 

 

 

이날의 목적지는 남양주종합촬영소인데,

 

촬영소를 운영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촬영소 부지를 매각해 2019년까지만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에 따라 5월 한 달간의 무료개방을 끝으로 일반인 관람을 끝내겠다고 해서

 

문 닫기 전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남양주종합촬영소는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좀 불편한데,

 

대신 운길산역과 촬영소를 잇는 무료 셔틀버스를 하루 5번 운행합니다.

 

택시 타는 곳에서 기다리면 됩니다.

 

 

 

 

10시 20분에 운길산역에 들어온 버스를 타고

 

 

 

 

촬영소에 도착해 안내도를 보니 관람할 곳이 크게 4곳 있네요.

 

시네극장은 '신과 함께'를 상영하던데 다른 시설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패스.

 

 

 

 

가장 먼저 둘러본 곳은 판문점 세트장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촬영을 위해 세워진 판문점 세트는

 

남양주종합촬영소의 마스코트 같은 곳입니다.

 

 

 

 

2018 남북정상회담 개최 이후 관심이 늘어나 외신에서 취재를 오기도 하고

 

어린이날 연휴에는 5만여 명이 이 세트장을 보러 여기를 찾아왔다고 하네요.

 

 

 

 

JSA 이후에도 '더킹 투하츠'같은 영화/드라마 촬영에 사용되었다는데

 

 

 

 

여기가 없어지면 당분간 판문점이 나오는 작품은 보기 어려워질 것 같습니다.

 

 

 

 

판문점 세트 옆 영화 '서부전선' 촬영에 사용된 T-34 전차와 155mm 자주포를 보고

 

다음 세트장으로 이동하는데

 

 

 

 

안내도에는 따로 나오지 않는 지하철 세트장을 발견했습니다.

 

외부는 좀 망가졌는데 내부는 괜찮으려나...

 

 

 

 

이어서 민속마을 세트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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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마을 세트장은 영화 '취화선'을 촬영하면서 만들어진 곳입니다.

 

이후 추노, 뿌리깊은나무, 작년에 개봉한 남한산성 등 여러 사극이 여기서 촬영됐다고 하네요.

 

한국민속촌과는 달리 좁은 공간에 여러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마을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분위기가 독특해서 DSLR이나 미러리스 등을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다음 세트장은 '운당'이라는 이름이 붙은 전통가옥 세트입니다.

 

순조 시절 한 궁중 내관이 왕으로부터 재목을 하사 받아 오늘날 종로구 운니동에 지었던 건물을

 

정릉에 있던 대한제국 순종황제의 부인 순종효황후 윤씨의 별장과 합쳐

 

운당이라는 이름의 여관으로 썼는데

 

이 건물을 1994년 촬영소에 복원해 지었다고 하네요.

 

이곳 역시 왕의 남자, 황진이, 스캔들 등 다양한 사극이 촬영된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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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마을 세트와 같은 한옥 세트장이지만

 

민속마을 세트는 천민, 평민, 양반 등 다양한 계층이 사용하는 건물을 만들었다면

 

운당 세트는 양반이 쓰는 저택 양식으로 만들어서

 

세트장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판이하게 다릅니다.

 

 

 

 

촬영소 외부에 지어진 세트장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방하고 있지만

 

각종 드라마, 영화 촬영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날도 한 촬영팀이 세트장에서 촬영을 하고 있었죠.

 

어떤 작품이 촬영되는지 궁금했지만 차마 물어보지는 못했습니다.

 

 

 

 

세트장 뒤에는 촬영팀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는데

 

짐칸에 에어컨 실외기가 달려 있는 게 특이했습니다.

 

 

 

 

외부 세트장 관람을 마쳤으니 영상지원관으로 내려가 실내 전시실 관람을 시작합니다.

 

 

 

 

우선 영화인 명예의 전당으로 들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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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원로라고 부르는 영화인들이 사용한 영화 관련 도구나 트로피가 여럿 전시되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과거 모습이 담긴 사진도 여럿 있는데

 

엄앵란씨의 젊은 시절이 유난히 눈에 띄네요.

 

 

 

 

다음으로 영상 미니어쳐 체험전시관으로 들어가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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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미는 좋았다지만 스토리가 아쉬워 흥행에 실패했다는

 

2003년작 극장판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 제작에 쓰인 미니어처와 설정화가 전시되고 있습니다.

 

미니어처는 상당히 정밀하게 만들어졌는데

 

정작 애니메이션에는 극히 일부만 사용되고 대부분은 CG로 대체됐다는 게 유머라면 유머.

 

 

 

 

촬영이 끝난 뒤 후반 작업을 하는 장비를 모은 전시실로 들어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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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한 필름을 이리저리 편집해 상영용 필름으로 만드는 기계들이 보이는 가운데

 

 

 

 

실물을 본 적은 없지만 괜히 반가운 장비가 몇몇 있습니다.

 

이건 영화 필름에 직접 자막을 새기는 기계입니다.

 

필름이 위에서 아래로 움직여서 오래된 영화 자막은 세로 쓰기로 썼죠.

 

또 좁은 공간에 자막을 표시해야 하니 영화 자막용 서체도 개발한 것으로 압니다.

 

 

 

 

이건 63빌딩에 있던 70mm IMAX 필름 영사기입니다.

 

63빌딩 아이맥스관은 국내 최초 아이맥스 상영관이었는데

 

다큐멘터리 영화만 상영하다 보니 점점 존재감이 사라졌고

 

63빌딩 리뉴얼 과정에서 상영관이 사라졌죠.

 

한국에서 아이맥스 포맷 상업영화를 상영하는 곳은 CGV뿐인데(CGV 독점 계약)

 

CGV 지점 내 아이맥스관은 전부 디지털 아이맥스관이라서

 

국내에서 필름 아이맥스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세계적으로도 필름 아이맥스(DMR)가 디지털에 밀리는 게 현실이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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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영상체험관이라 해서 배경이 합성된 영상에 들어가 보는 공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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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나 장르 등 영화 전반에 대해 다루는 영화문화관 등이 있습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작시설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관람객을 위한 전시시설도 참 다양하네요.

 

만들어진 지 오래된 곳이라 여전히 브라운관을 통해 영상을 보여주는 등 시설이 낡은 점이라던가

 

조만간 문을 닫아서 그런지 일부 시설은 보수를 하지 않고 고장 난 채 방치한 점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관람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10시 반에 관람을 시작했는데 어느새 1시가 넘어 운길산역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으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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