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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5~9호선

611. 역촌역 - 역 바로 앞 빵집 쿠아레비 역촌역 1번 출구 코앞에 빵집이 하나 있길래 여기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이곳 이름은 쿠아레비. 입구에 놓인 입간판에 별의별 빵이 적혀 있네요. 그에 걸맞게 안으로 들어오니 팔고 있는 빵 종류가 상당히 다양합니다. 여기 오기 전에 점심을 먹고 왔으니 배를 채울만한 빵보다는 간단히 먹을 간식거리를 찾다 크루아상 옆에 놓인 뺑오쇼콜라를 발견해서 요 빵을 골랐습니다. 빵집 안에 빵을 먹고 갈 자리가 있긴 하지만 이미 만석이라 빵을 포장해서 걸어가면서 먹기로 했습니다. 프랑스산 버터와 벨기에산 초콜릿을 썼다는 것을 보니 제법 재료에 공을 들이는 것 같은데 확실히 한입 크게 물어보니 버터향이 확 느껴집니다. 페이스트리답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네요. 다만 안에 들어간 초콜릿 크림은 양..
610. 응암역 - 옥토끼제면소 백탕면 서오릉과 수국사를 다녀오니 점심시간이 돼서 응암역 4번 출구로 나와 불광천을 건너 옥토끼제면소라는 라멘집에 들어갔습니다. 라멘집은 라멘집인데 라멘집 하면 흔히 보이는 메뉴가 없네요. 이곳에서 파는 메뉴는 백탕면. 일본에서는 토리파이탄이라고 부르는 면 요리인데 닭고기로 국물을 낸다고 해서 토리(보통은 鶏을 쓰는데 鳥을 쓰는 곳도 있습니다.), 국물이 뽀얗게 될 때까지 우려낸다고 해서 파이탄(白湯), 합쳐서 토리파이탄이라고 부릅니다. 백탕면 옆에 있는 청탕면은 백탕 육수에 건어물 육수를 배합했다고 적혀 있는데 아마 돼지뼈 육수를 쓴 돈코츠 라멘과 생선 육수를 쓴 교카이 라멘을 섞은 스타일의 라멘을 벤치마킹한 것 같네요. 기본 라멘인 백탕면을 주문해 국물을 숟가락으로 떠보니 백탕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그야말..
615. 구산역 - 수국사 황금사원 구산역에서 수국사까지 못 걸어갈 거리는 아니지만 기왕이면 편하게 가는 것이 좋으니 8774번 버스에 탑승, 선진운수 종점에 내린 뒤 여기서 골목길을 따라 걸어 수국사로 갑니다. 수국사는 서오릉과 관련이 있는 절인데 세조의 첫째 아들인 의경세자가 죽고 나서 의경세자의 왕생을 위해 지은 정인사라는 절이 모태라고 합니다. 의경세자가 묻힌 무덤이 서오릉에 있는 경릉이니 일종의 능침사찰과 비슷한 역할을 한 것이죠. 나중에 인현왕후 민씨와 숙종이 경릉 옆에 묻히면서 둘의 무덤인 명릉을 관리하는 능침사찰로 지정됐고 이름도 수국사로 바뀌었습니다. 다만 6.25 전쟁을 겪으며 건물이 모조리 불타 오래된 역사에 비해 오래된 건물은 없습니다. 대신 볼만한 건물이 있죠. 이곳 대웅보전이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이 황금사원입니다..
613. 독바위역 - 북한산 대신 동산 등산 독바위역에 있는 하나뿐인 출구는 북한산으로 가는 길목으로 연결돼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곤 합니다. 독바위역 옆 편의점에 들러 물병을 사고 등산길 대신 주택길을 걸어 불광근린공원 둘레길로 갑니다. 동네에 하나둘쯤은 있을 법한 공원이지만 북한산 줄기 끝자락에 있는 공원답게 경사가 생각보다 가파르네요. 갈래길에서 소설가의 길을 골라 이런저런 팻말을 읽으며 걸어가는데 걸어도 걸어도 오르막길이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중간중간 쉬며 야생화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봅니다. 생긴 것이 꼭 전망대처럼 생긴 상수도 시설을 지나니 드디어 내리막길이 나오네요. 내려가는 길은 경사가 제법 심하지만 계단이 있어 수월하게 내려왔습니다. 산책로의 끝에 은평도서관이 있는데 이른 아침이라 문을 열지 않았으니 도서관을 지나 연신내역으로 걸..
524. 영등포시장역 - 3일 한우국밥 강서구에 있는 두 박물관 견학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영등포시장역에 내렸습니다. 영등포시장역에서 영등포역 방향으로 쭉 걷다 보면 영등포시장사거리에 3층짜리 건물을 차지하고 있는 3일 한우국밥이 나옵니다. 한우 고기를 쓴다는 자부심이 어찌나 대단한지 음식 이름마다 한우가 들어가네요. 맨 아래 매운갈비찜은 미국산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적당힐 빈자리에 앉아 한우국밥을 주문했습니다. 안에 들어간 재료를 보면 사골을 쓴 우거짓국에 가까워 보입니다. 김이 빨리 빠지게 휘휘 저은 뒤 한 숟갈 떠 국물을 먹어보니 맛 자체는 육개장과 비슷하네요. 밥을 말고 잘 섞어보니 고기, 우거지, 무 등 각종 건더기가 푸짐하게 들어있고 적당하게 맵고 칼칼한 국물이 입에 잘 맞습니다. 고기 질기지도 않고 무와 우거지도 적당하게 익어서..
906. 양천향교역 - 궁산 주변 역사 여행 양천항교역에 내려 안내판을 보니 궁산 주변에 뭔가 이것저것 많이 있어서 하나하나 보고 가기로 했습니다. 우선 겸재정선미술관부터 가보죠. 허준박물관을 관람하면서 산 통합관람권이 있으니 통합관람권을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입장료는 허준박물관과 똑같이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 통합관람권 어른 1,300원 어린이 700원입니다. 겸재 정선은 진경 산수화로 이름을 날린 조선 후기 화가입니다. 아마 역사 교과서나 미술 교과서에서 한 번쯤은 봤을 사람의 그림을 이곳에서 다루고 있죠. 정선의 대표작은 인왕제색도와 금강전도지만 이 두 작품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원본을 소장하고 있고, 다른 작품도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간송미술관 등 여러 곳에 산재돼 있습니다. 따라서 겸재정선미술관에서 소장 중인 작품은 대부..
907. 가양역 - 허준박물관 가양역 1번 출구로 나와 허준박물관으로 걸어갑니다. 가양역과 허준박물관 사이에 허준테마거리라는 길이 있어서 이런저런 조형물을 보다 허준박물관에 도착했습니다. 강서구 등촌동 일대(조선시대에는 양천현 파릉리)에서 허준이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그런지 등촌동 바로 옆인 가양동에 대한한의사협회 건물이 있고 그 옆에 강서구에서 세운 허준박물관이 있습니다. 입장료는 어른 1,000원 어린이 500원인데 근처에 있는 겸재정선미술관을 같이 관람할 수 있는 통합권이 어른 1,300원 어린이 700원이길래 통합권으로 구매했습니다. 입장권을 사고 우선 허준기념실부터 들어가니 삼국시대 중국, 일본과의 의약서 교류부터 시작되는 한의학의 역사 연표에 대해 소개한 뒤 허준의 일생에 대해 잘못 알려진 내용을 바로잡는 표를 보여..
735. 내방역 - 태양커피에서의 아쉬운 선택 방배동에 카페골목이 있다길래 2018년 8월 내방역에서 서초15번 마을버스를 타고 방배동 카페골목에 간 적이 있습니다. 카페골목이라 해서 왔지만 정작 눈에 보이는 건 카페보다는 고깃집이라 이래저래 실망을 해서 아쉬운 대로 동네 빵집에 들러 쿠키 하나 집어온 뒤 나중에 내방역을 다시 찾아 나들이 글을 써야지 하고 떠났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좀 많이 흘러 다시 내방역을 찾았습니다. 이번에 가는 곳 역시 카페인데 방배동 카페골목과는 다르게 내방역에서 가까운 골목길에 있는 동네 카페니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갑니다. 골목길을 걸어 도착한 곳은 간판이 보이지 않는 카페. 어째 카페 이름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 이곳 이름은 태양커피입니다. 카페 공간이 협소해 테이크 아웃 커피를 찾는 손님들이 많고 커피를 만드는 시간을..
908. 증미역 - 태국식 쌀국수 증미역 4번 출구로 나와서 자동차 센터 옆 골목으로 들어가면 빅소이라는 태국 식당이 나옵니다. 무난하게 면요리를 먹고 가려고 했는데 팟타이 위에 쌀국수가 보이네요. 꾸웨이띠여우(ก๋วยเตี๋ยว)가 쌀국수, 느아(เนื้อวัว)가 쇠고기입니다. 베트남 쌀국수야 제법 익숙하지만 태국 쌀국수는 아직 먹어보지를 못해서 이 메뉴로 주문했습니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 벽에 걸린 쌀국수에 소스 넣는 법을 읽어보고 쌀국수를 받은 뒤 안에 들어간 재료를 훑어봅니다. 얼핏 보니 흔히 먹는 베트남 쌀국수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보입니다. 레시피 자체를 한국인 입맛에 맞게 바꿨는지 향신료 향도 그다지 강하게 나지 않네요. 이 상태에서는 베트남 쌀국수와 큰 차이를 느끼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고추식초와 피시소스를 비롯해 이런..
924. 사평역 - 오래된 식당 생각나는집 9호선 사평역에 왔습니다. '사평역'하면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이 먼저 떠오르는데 이 사평역은 상상의 역이라 9호선 사평역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9호선 사평역은 사평대로에서 따와서 한자 표기도 다르네요. (9호선은 砂平驛, 시나 소설은 沙平驛) 사평역에서 가까운 곳에 반포역도 있고 고속터미널역도 있어서 사평역만의 역세권은 상당히 좁고, 아파트나 학교를 제외하면 그다지 눈에 띄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반포1동주민센터 안에 있는 늘봄커피라는 카페로 들어가 커피를 마시고 나온 뒤 여행글이랍시고 썼었습니다. 하지만 그다지 특색있는 카페도 아니고, 평일에만 여는 주민센터에 방문한 것이 마음에 걸리기도 해서 사평역 주변을 조금 더 알아본 뒤 다른 역보다 사평역에서 가까운 식당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삼..
522. 양평역 - 인디아트홀 공 양평역 1번 출구로 나와 좁은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양평유수지생태공원에 가려고 했는데 지도앱을 따라 도착한 곳에는 어째 생태공원이 안 보입니다. 대체 어디가 공원인가 하고 코스트코 주차장으로 가봤더니 뭔가 공사 중이라서 진입로가 막혔나 봅니다. 공원 구경은 물 건너갔으니 다른 갈만한 곳을 급히 찾아보고 다시 양평역으로 돌아와 아직까지 서울 한복판에 남아 있는 공장 건물로 갔습니다. 형태만 보면 분명 공장이지만 뭔가 화려한 모습으로 칠해진 이곳은 공장으로 쓰던 공간을 전시실로 재사용하고 있는 '인디아트홀 공'입니다. 입구가 어딘지 몰라 조금 헤맸는데 아직 남아있는 공장과 입구를 같이 쓰고 있네요. 공장 안쪽에 있는 계단을 올라 인디아트홀 공에서 열린 전시 포스터를 보고 전시실로 들어갔습니다. 이날 열린 ..
912. 선유도역 - 선유도공원 찍고 선유기지로 실제 선유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선유도역이 있기에 선유도역 3번 출구 근처에 있는 따릉이를 빌려 선유도공원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올림픽대로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건너 바로 선유도공원으로 진입하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선유도공원은 자전거를 탈 수 없는 공원이네요. 그래서 육교에서 내려와 잠시 한강공원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다리를 건너 다시 선유도공원으로 갑니다. 섬에 들어가기 직전 조망지점에 들러 사진을 찍고 안내도를 읽어본 뒤 공원을 둘러봅니다. 선유도공원은 선유정수장이 있던 자리에 들어선 공원입니다. 공원 중심에 있는 녹색기둥의정원, 수생식물원, 시간의정원이 정수장 시설을 일부 남겨둔 채로 공원으로 재구성한 곳인데 콘크리트 벽과 담쟁이와의 조화 덕에 다른 사람들은 멋진 사진을 잘 찍고 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