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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5~9호선

726. 어린이대공원역 - 조금 늦게 도착한 어린이대공원 어린이대공원역에 왔으니 어린이대공원에 한번 가봐야겠죠. 밥을 먹고 오느라고 시간이 조금 늦어 공원을 다 둘러볼 수는 없으니 공원 정문을 지나 쭉 직진해 식물원을 지나 동물원에 도착했습니다. 동물원도 꽤나 넓으니 간단하게 두 군데 정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맹수마을이라고 이름붙은 곳으로 들어가 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동물은 뜬금없게도 코끼리입니다. 캄보디아에서 기증한 아시아코끼리라는데 코끼리를 기를만한 넓은 공간이 마땅찮았나 봅니다. 그 옆에는 고양이처럼 공을 가지고 노는 사자가 있고 위엄 넘치기보다는 포동포동한 벵갈호랑이도 있습니다. 호랑이 옆에 재규어가 있길래 여기에는 고양잇과 맹수만 모아뒀나 했는데 반달가슴곰이 있는 것을 보면 그건 또 아닌가 보네요. 정신없이 좌우로 움직이길래 뭔가 불안한가 싶은 서..
725. 군자역 - 싼, 너무나도 싼 국밥집 중곡역에서 군자역으로 이동할 때 발견한 식당이 하나 있어서 다시 군자역에 들렀습니다. 군자역에서 중곡역 방향으로 걸어가다 보면 나오는 차가네 해장국이라는 식당인데 다른 것보다도 3,500원이라는 가격이 눈에 들어옵니다. 메뉴판에 적힌 다른 음식들도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거든요. 서울에 있는 국밥집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가격입니다. 여길 방문한 때가 2019년 10월이니 지금은 가격이 올랐을 수도 있겠지만 올랐더라도 저렴할 것 같네요. 메뉴판 맨 위에 적힌 음식은 선지해장국이지만 괜히 닭곰탕을 주문해봤습니다. 숟가락으로 뚝배기를 휘휘 저어보니 잘 찢은 닭고기 살과 당면 등이 모자라지 않게 담겨 있습니다. 밥을 말아서 국물이 잘 밴 밥과 함께 닭고기를 먹고 중간중간 닭곰탕에 같이 들어간 수제비도 맛봅니다. 닭곰..
544. 군자역 - 진한 사골로 만든 국시 저녁을 먹기에 시간이 조금 이르긴 하지만 군자역 근처에 가보려고 한 식당이 있어서 저녁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능동국시라는 이름의 국숫집인데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던 것을 자랑스럽게 걸어두고 있네요. 이곳에서 파는 메인 메뉴는 능동국시라는 이름으로 파는 사골국수입니다. 국수를 주문해서 받고 국물을 한 숟갈 떠먹어보니 설렁탕이 생각나는 진한 국물이네요. 칼국수가 생각나는 국수를 먹어보니 쫄깃한 맛은 덜하지만 씹기 편하고, 국수 위에 고명으로 얹은 사태는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씹는 맛이 있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물이 면 때문에 걸쭉해지고 국물에 기름기가 많다 보니 계속 먹다 보면 좀 물리네요. 그릇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국물을 마신 뒤 식당에서 나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
724. 중곡역 - 샤케라토 한 잔 중곡역 근처에 가보려던 카페가 있는데 어째 문이 닫혀 있길래 좁은 골목길을 걸어 다른 카페로 갑니다. 지도 앱을 켜서 찾은 STAY 702라는 카페인데 메뉴판을 보던 중 특이하게 샤케라토(샤케라또)를 팔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아메리카노와의 가격 차이도 그다지 크게 나지 않아서 한번 주문해봤습니다. 넥타이를 조금 이상하게 맨 라이언 인형을 보며 자리에 앉으니 카페 주인께서 커피와 캐러멜 비스킷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샤케라토(Shakerato)는 이탈리아에서 커피를 마시는 방법 중에 하나인데 병에 에스프레소와 얼음, 설탕이나 시럽을 넣고 마구 흔드는 제법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음료입니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면 위에 크레마라고 부르는 얇은 거품이 생기는데 샤케라토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 크레마가 마구마구..
723. 용마산역 - 물이 끊긴 용마폭포공원 용마산역 2번 출구로 나와 화살표를 따라 용마폭포공원으로 갑니다. 여기를 방문한 때가 10월이었으니 그림과 같은 폭포를 볼 수 있을지 불확실했지만 폭포 말고도 볼만한 게 있겠지 하고 일단 걸어갔습니다. 공원으로 들어와 안내도를 확인했는데 가동시간에 붙은 종이가 떼어진 것을 보니 아쉽지만 폭포는 운영을 안 하나 봅니다. 아찔하게 깎인 절벽 아래 놓인 축구장 옆을 걷고 인공암벽을 지나 인공폭포에 도착했는데 역시 물은 안 흐르네요. 인공폭포에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나중으로 미루고 폭포 근처를 돌아다니다 버스를 개조한 책깨비도서관이 보이길래 잠시 도서관 구경이나 하고 가기로 했습니다. 버스 위에 작은 방을 만들어놨길래 계단을 따라 올라와봤습니다. 괜히 누워보고 싶은 그물이 놓여있지만 어른이 눕기엔 너무..
722. 사가정역 - 서거정을 기리는 사가정공원 면목역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사가정역으로 이동해 역 근처에 있는 커피볶는꾼이라는 카페에 들어와 커피 한 잔 챙기고 가겠습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1잔을 산 뒤 커피를 들고 용마터널 옆길을 걸어 사가정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사가정은 조선 성종 때의 문인 서거정의 호입니다. 경국대전을 비롯해 동국통감, 동국여지승람, 동문선 등 편찬 사업에 참여해 역사에 이름을 남긴 사람인데 그가 살던 집이 용마산 근처 이 일대에 있었다고 해서 그의 호 사가정을 따서 여기에 공원을 지었고, 지하철역 역시 그의 호에서 이름을 따 사가정역이 됐습니다. 사가정공원이니 서거정이 남긴 글귀를 공원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서거정이 쓴 한시와 번역문을 다양한 형태로 깎은 돌에 새겨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런저런 ..
721. 면목역 - 동원시장 백반집 서산식당 날씨가 조금은 춥던 작년 10월, 면목역 근처에 있는 동원시장을 찾아 조금 이른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여기저기를 돌아보다 서산식당이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시장에 있는 밥집답게 별의별 메뉴가 벽에 붙어 있고 그날그날 반찬이 바뀌는 백반도 팔고 있습니다. 백반 가격이 4,000원으로 참 착했는데 백반이 적힌 메뉴판을 늦게 보는 바람에 7,000원짜리 닭도리탕을 주문했습니다. 국밥인지 찌개인지 구분이 안 될 만큼 국물이 넉넉하게 담긴 닭도리탕을 받고 먼저 얼큰한 국물을 맛본 뒤 넉넉하게 담은 밥그릇 위에 닭고기를 얹어 식사를 시작합니다. 마트에서 닭도리탕용 소스를 사서 집에서 조리하면 느낄 수 있는 그 맛이라 특별하진 않지만 집에서 닭 손질하면서 조리하기 귀찮은 요리이기도 하고 집 밖에서 사 먹자니 ..
519. 신정역 - 멜론빵 들고 예쁜 카페로 신정역에 내려서 역 주변 일대의 예전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다 3번 출구로 나와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니 작은 빵집이 하나 나옵니다. 카멜리온이라는 빵집인데, 여기는 특이하게도 멜론빵을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보로빵과 비슷한 멜론빵은 일본에서 대중적인 빵인데 이름만 들어보면 멜론맛이 나서 멜론빵인가 싶지만 오리지널 멜론빵은 멜론이 단 1g도 들어가지 않은 빵입니다. 멜론빵은 둥근 빵 반죽 위에 쿠키 반죽을 얹고 굽는데 쿠키 반죽에 칼집을 넣은 모습이 마치 멜론 같다고 해서 멜론빵이라는 이름이 붙었죠. 요즘 들어서는 반죽에 멜론즙을 넣거나 빵 속에 멜론맛 커스터드를 넣은 멜론빵을 팔기도 하는데 일단 여기서 파는 멜론빵 중에는 멜론이 들어간 빵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신 녹차나 초콜릿 등 다른 재료를 섞..
517. 화곡역 - 갈비맛 나는 돈가스 화곡역 3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을 통과해 화곡 손돈까스라는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기를 잠시 기다리다 안으로 들어와 메뉴판을 보니 두툼갈비돈까스라는 처음 보는 메뉴가 보이네요. 이걸로 주문. 셀프바로 가서 식기와 밑반찬을 챙기는데 갈비돈까스는 고기가 잘라진 채로 나온다니 간단하게 고기를 찍어먹을 포크와 수프를 떠먹을 숟가락만 챙겼습니다. 잠시 후 돈가스가 나왔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갈비 돈가스를 앞에 두고 일단 냄새부터 맡아봤습니다. 고기를 갈비 양념장에 재운 뒤 튀김옷을 입혀 튀기고 칼로 썰기 전 토치로 불향을 입힌 것 같네요. 한 점 집어 입 안에 넣어보니 바삭한 튀김옷과 양념 맛이 나는 고기가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갈비맛이 느껴지긴 느껴지네요. 다음으로 옆에 있는 소스에 찍어 ..
510. 방화역 - 강서둘레길 따라 개화산 반 바퀴 김포에서 아라뱃길 크루즈를 타고나서 방화역에 왔습니다. 역 근처에 가볼만한 곳이 있나 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강서둘레길이라는 산책로가 있네요. 그래서 화살표를 따라 걸어 방화근린공원을 거쳐 강서둘레길을 따라 개화산을 올라갑니다. 딱히 목적지를 정해놓고 걷는 것은 아닌데 일단 약사사까지 가보기로 했습니다. 적당히 경사진 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니 개화산에서 자라는 여러 꽃을 담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안내판이 무색하게 꽃이 안 보이네요.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계단을 마저 걸어 약사사에 도착했습니다. 절에 대한 간단한 역사를 적은 안내문을 읽어보고 경내로 들어와 대웅전을 찍어봤는데 날이 지고 있어서 사진이 좀 어둡게 찍힙니다. 그래서 사진을 이래저래 손봐서 색감을 살려봤는데 다른 사진과..
P553. 개롱역 - 따뜻한 가락국수 개롱역 1번 출구로 나와 아파트 담벼락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쭉 걸어 이런저런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들어가면 1977 오금동 옛날 손칼국수라는 식당이 나옵니다. 조금 일찍 와서 아직 브레이크 타임이 끝나지 않았네요. 문이 열리자마자 오래전 가게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며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봅니다. 칼국수집인 만큼 메뉴판 맨 왼쪽에 칼국수가 적혀 있지만 이번에는 그 옆에 있는 가락국수를 주문. 주문을 마치고 잠시 식당 안을 둘러보니 식당이 오래됐다는 것을 어필하려는 것인지 오래된 물건들이 여럿 놓여 있네요. 잠시 후 가락국수가 나왔습니다. 자리에 있던 고춧가루를 살짝 뿌리고 휘휘 저은 뒤 면치기. 새벽부터 집을 나서 등산에 자전거 라이딩에 도보까지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한 하루를 ..
P554. 거여역 - 얼음을 특이하게 담아주는 커피플랜트 거여역에 온 뒤 골목으로 들어가서 뮤지키 사운드라는 분위기 독특해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하필이면 휴가 중이네요. 그래서 근처에 있는 다른 카페에 왔습니다. 카페 이름은 커피 플랜트. 카페 안쪽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잠깐 그림 구경 좀 하다 독특한 병에 담긴 타발론 티 옆에 놓인 메뉴판을 봅니다. 로스팅을 두 가지로 해서 각각 헤라와 아레스라는 이름을 붙여놨는데 저는 다크 로스트인 아레스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잠시 후 커피를 받았는데, 컵에 얼음을 독특하게 담아주네요. 아래에는 일반적인 각얼음을 담고 그 위에 빽다방처럼 간 얼음을 얹었습니다. 얼음을 다르게 담는다고 해서 커피 맛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요렇게 얼음을 두 가지로 올린 커피를 보니 괜히 신기합니다. 아침부터 고생한 발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