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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이런저런 전시

고대 이집트를 만나는 두 전시 (2021.10.17)



유튜브에서 G식의 밤을 보다 보니 괜히 고대 이집트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서울에서 열린 이집트와 관련된 두 전시를 몰아서 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투탕카멘 발굴 100주년 기념 특별전.

투탕카멘 무덤에서 나온 유물 레플리카 전시를 전문으로 하는

독일의 SC Exhibitions라는 회사와 협력한 전시입니다.

 



전쟁기념관에서 전시가 열리긴 하는데

입장 예약은 전쟁기념관 상설전과는 별도로 관리되고 있어서

인터넷에서 미리 티켓을 예약하면 됩니다.

 



네이버에서 예매한 티켓을 받고

 



별도로 돈을 내지 않아도 제공되는 음성 가이드를 챙기며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가장 먼저 나오는 전시물은

투탕카멘과 큰 관련은 없는 로제타석입니다.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침공했을 때 라쉬드에서 발견된 비석인데

프톨레마이오스 5세가 사제에게 베푼 은혜를 찬양한다는 내용을

이집트 상형문자, 민중문자(데모틱), 그리스 문자로 적은 이 비석 덕분에

읽는 법을 잃어버린 이집트 상형문자를 수천 년이나 지난 뒤에 다시 해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왕가의 계곡 지도. KV62가 투탕카멘의 무덤입니다. 그 위에 있는 KV7은 람세스 2세의 무덤.



그 결과 고대 이집트 문화에 대한 유럽의 관심을 이끌어내어

결과적으로 투탕카멘 무덤을 발굴하는 데 영향을 주었으니

이 비석을 가장 먼저 보여주는 것 같네요.

 



투탕카멘의 무덤은 1922년 영국의 백작 조지 허버트의 후원을 받은 하워드 카터 일행이 발굴했는데

 

카르낙 아문 신전에 설치되어 있던 투탕카멘 조각상



이 전시는 투탕카멘의 무덤을 발굴하던 당시의 순간을 관객들이 느껴보도록 하고 있는데요.

 



하워드 카터의 어린 시절과 투탕카멘의 무덤 입구를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 영상을 보고 다음 전시실로 이동하면

 



도굴되지 않은 채로 전차, 가구 등 각종 부장품이 남겨진

 



전실을 재현한 공간이 나옵니다.

 



전실 뒤에는 별실이 있는데

투탕카멘의 무덤을 만들던 시절 전실을 만들기 전에 이미 도굴꾼이 침입했다

무덤을 지키던 경비대에 걸려 모든 유물을 훔쳐가지는 못했다는 기록이 전해 옵니다.

그래서 무덤을 처음 발굴하던 당시 찍힌 별실 사진에도

도굴의 흔적이 보입니다.

 



다음으로 현실을 재현한 공간이 나오는데

어째 전시 공간을 하얀 천이 가리고 있어 안이 제대로 안 보입니다.

 



이 하얀 천 위로 발굴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을 띄우면서 당시 상황을 알려주고

 

 


모든 관을 들어내고 투탕카멘의 황금관을 처음 보는 순간

조명을 환하게 켜서 황금으로 가득한 현실을 보여주네요.

 



현실 반대편에 있는 보물의 방을 재현한 공간을 끝으로

하워드 카터의 시선으로 바라본 무덤 발굴은 끝.

 



무덤의 중심인 현실에는 4겹으로 된 거대한 사당이 투탕카멘의 석관을 감싸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거대한 석관을 재현한

 



다양한 재현품을 둘러보고

 



역시 여러 겹으로 포개진 투탕카멘의 석관과

그 외 무덤에서 발굴된 여러 부장품을 이제 둘러볼 차례입니다.

 



겹겹이 쌓인 투탕카멘의 관을 발견했을 때

 



하워드 카터 일행이 느꼈을 감동을 생각해보며

 



황금관 곳곳을 둘러보니

 



투탕카멘하면 떠오르는 황금 마스크가 검은 미라 위에 얹혀 있는데요.

 



관람객들 보기 편하라고

 



황금 마스크 레플리카는 하나 더 만들어서 단독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유물인

 



투탕카멘 미라를 담은 관과 황금 마스크를 지나면

 



무덤에서 나온 다른 부장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발 받침대가 함께 있는 왕좌라던가

 



황금으로 칠해진 조각상이라던가

 



투탕카멘과 함께 묻힌 가족들의 관이라던가.

 



근동 지역에서 만들어진 전차도 놓여 있는데

 



전차가 활약했던 지역을 고증이라도 한 것인지 전차 아래에 모래를 깔은 것이 특이합니다.

 



이외에 사진으로 남기지 않고 지나간 다양한 부장품을 둘러보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투시에 성공한 투탕카멘의 미라 속 모습을 본 뒤

 



전시실을 나왔습니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나온 모든 유물들은

이집트가 영국으로 반출하는 것을 기를 쓰고 막아 지금도 이집트에 남아 있고

이집트 관광 산업의 큰 돈줄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복제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탕카멘의 무덤을 보게 되었는데

이집트에 갈 상황이 못 되니 복제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좋네요.

또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서

 

하워드 카터의 시선을 따라 무덤을 발굴하는 느낌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보니

제법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전시 도록 치고는 제법 가격이 싸서 하나 살까 하다

다시는 펼쳐보지 않을 것을 뻔히 알기에 고개를 돌리고 전쟁기념관을 떠나

 



근처에 있는 인바이티드라는 카페에 들러

 



이 날씨에 굳이 얼죽아를 몸소 실천하면서

 



커피를 챙기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동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3층에는 기존 아시아관을 세계문화관으로 개편하면서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박물관에서 유물을 대여해 만든 이집트관이 있는데요.

 



예전에 이집트관이 만들어질 때 한번 방문했었는데

모처럼이니 다시 한번 들렀습니다.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전시가 투탕카멘이라는 한 파라오에 초점을 맞췄다면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열린 전시는 고대 이집트인의 장례 문화에 대해 초점을 맞췄습니다.

 



룩소르 지역(테베)에서 발견된 토티르데스라는 사람의 미라와

 

사실 미라와 관은 별개로 출토되었는데 유물 중개인이 묶어서 파는 바람에 한 세트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네요. 만들어진 연대가 다르다고 합니다.



사후세계에서 이루고 싶은 소망을 담아 관에 새겼다는 그림 옆에는

 



그 주변에는 죽은 사람이 무사히 저승으로 건너가

 

영원한 삶을 살기를 기원하는 사자의 서가 놓여 있습니다.

미라를 감싸는 붕대에 글귀를 써놓기도 하고

따로 파피루스에 쓴 사자의 서를 미라와 함께 두기도 했습니다.

 



미라를 만들면서 뇌와 장기를 제거했다는 사실을 CT로 촬영한 사진으로 알아보고

 

파세바카이엔이페트의 관

 


다른 귀족의 무덤에서 발굴된 관과

 



부장품으로 넣어둔 부적을 지나면

 



고대 이집트의 문자와 예술에 대해 다루는 공간이 나옵니다.

 



로제타석 비문 해석 이후 고대 이집트 문명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

 



다양한 글귀가 새겨진 유물들을 둘러보고 나면

 



이집트 상형문자로 이름을 써 보는 체험 공간이 나옵니다.

정말 오래전에 쓰인 상형문자는 글자 하나가 뜻을 지닌 표의문자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알파벳처럼 글자 하나가 소리를 표시하는 표음문자로 바뀌었기에

이런 체험이 가능한 것이죠.

 



이름을 입력하고 나면

다음으로 이름 앞에 붙는 호칭을 정하고

이름 뒤에 붙는 신에게 바라는 염원을 골라

위와 같은 이미지를 보게 됩니다.

이메일주소를 입력하면 그림파일로 보내주니 나중에 확인도 가능합니다.

 



규모 자체는 당연히 국립중앙박물관 이집트관이 작지만

이집트에서 실제로 발굴된 유물 원본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곳이 국립중앙박물관 하나뿐이라는 점에서

게다가 그걸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의미가 있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예약제로 바뀌어 오기 힘들어진 박물관에 오랜만에 들어왔으니

 



다른 전시실도 둘러보고 나와

 



이촌역 근처에 있는 야경면선에 들러

 



정말 오랜만에 대만 곱창국수를 먹은 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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