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더 유명한 서울 웨이브 아트센터에
장난감을 보러 왔습니다.
'신비한 장난감 가게 작은 것들의 큰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유럽 빈티지 장난감전이 연말까지 열리고 있는데요.
가볍게 구경하고 가자는 마음으로 들렀습니다.
그런데 전시전 곳곳에 놓인 장난감 일부를 찍은 사진을 보고
어느 방에 있는 장난감인지 맞추면 작은 선물을 준다니
생각보다 머리를 좀 써야겠네요.
표 검사를 지나 전시실로 들어가면
장난감 가게처럼 꾸며놓은 공간이 나옵니다.
여기서 비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어릴 적 본 나홀로 집에가 생각나는 장난감으로 가득 찬 어린이 방이 나옵니다.
장난감을 너무 많이 올려 잠을 잘 수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침대를 지나면
다양한 재료와 다양한 크기로 만든 기차 장난감이 나옵니다.
어린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은 알게모르게 당시의 시대상과 가치관을 반영한다는데
기차는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계로서
교통수단을 넘어 잘 살 수 있다는 꿈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어
자연스럽게 기차 장난감이 아이들에게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네요.
의외로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장난감이지만
저는 그저 제 개인적인 관심사가 이쪽이니 열심히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산업혁명의 상징이 아닌 산업혁명 그 자체를 담은 장난감에 기겁하고 다음 방으로 넘어가면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판타지까지 충족해주던 장난감과
인류가 꿈꾸는 미래를 담은 장난감,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인형의 집보다는 미니어처가 익숙하게 된 작은 돌하우스가 나오네요.
실제로 해본 적은 없지만 게임으로 너무나도 익숙한 핀볼과
세월이 그대로 묻어나지만 기본적인 구조는 지금과 큰 차이가 없는 빈티지 레고 블록,
그리고 오래된 보드 게임을 보고
전시 관람을 마쳤습니다.
어렸을 적 갖고 놀았던 장난감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물건들로 가득하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장난감을 보니
기억조차 제대로 나지 않는 어린 시절을 창조해서라도 떠오르게 되네요.
한편 분명 전시를 보러 오기 전에는 가볍게 구경하겠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토이력 테스트를 맞추는 게 생각보다 많이 어려워서 고생을 좀 했습니다.
사진만 보면 금방 눈에 띌 것 같은데
알고 보면 확대를 엄청 해서 자른 사진이라
정체를 알고 나면 이게 이거라고?라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아무튼 고생 끝에 100점을 받아 스티커 1장을 기념품으로 받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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