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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이런저런 전시

비행장 개발사 위주로 둘러본 여의도 기획전(2021.07.16)

 

 

모처럼 평일에 휴가를 낸 날에

 

굳이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왔습니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는 아니고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후 늦게 있어 시간을 잠시 때우려고 왔는데요.

 

마침 흥미로운 기획전이 열렸기에 기획전시실로 들어갔습니다.

 

 

 

 

'모래섬, 비행장, 빌딩숲 여의도'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 기획전은

 

금융과 상업의 중심지 기능을 하고 있는 여의도의 개발사를 알아보는 전시인데

 

 

 

 

한강 위 모래섬이었던 여의도에 1916년 지어진

 

일본 육군 비행장, 즉 여의도 비행장을 중심으로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육군 연병장 위에 지어져 군사용으로 쓰이던 여의도 비행장은

 

1920년대가 되면 전투기뿐만 아니라 민간 항공기도 많이 이용했는데

 

 

 

 

안창남의 고국 비행도 여의도 비행장에서 시작했고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옹도 귀국할 때 여의도 비행장을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인의 돈으로 산 전투기를 일본 육군에 헌납하는 행사 역시

 

여의도 비행장에서 열렸다고 하네요.

 

 

 

 

해방을 맞아 미군정이 접수한 여의도 비행장은

 

 

 

 

6.25 전쟁 때에는 김포 비행장과 함께 미군의 공군기지로 사용되다

 

 

 

 

전쟁이 끝난 1954년 드디어 대한민국의 정식 국제공항으로 탈바꿈을 했지만

 

앞서 말했듯이 본래 한강 위 모래섬이었던 여의도는 여름만 되면 강물이 범람해서

 

여의도 공항에도 물이 차올라 공항 기능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결국 박정희 집권 이후 서울 도시개발 계획에 맞춰

 

민간공항 기능은 김포공항으로 넘기고 군사공항 기능은 서울공항으로 옮기게 되죠.

 

 

 

 

불도저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김현옥 서울시장은

 

김수근 당시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 부사장에게 의뢰해

 

 

 

 

동쪽에는 서울시청과 대법원, 서쪽에는 국회의사당,

 

그리고 그 사이에 각종 시설과 간선도로를 만드는 계획안을 만들었습니다.

 

밤섬을 폭파해 여의도 제방(윤중제)을 만드는 자재를 조달하는 등

 

그야말로 불도저처럼 공사를 밀어붙였지만

 

대통령의 지시로 계획이 수정된 부분도 있고

 

무엇보다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로 김현옥 시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계획은 사실상 물거품이 되어버렸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변경된 곳이 바로 여의도 비행장 부지에 들어선 5.16 광장입니다.

 

광장 조성 초기에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 앞 내셔널 몰을 참고했다고 하는데

 

대통령 지시로 아스팔트만 깔린 넓은 공터로 바뀌었습니다.

 

국군의 날 행사와 같은 열병식을 화려하게 치르려는 목적도 있었겠지만

 

서울 도시 개발 계획에 직접 참여한 손정목 교수의 증언도 그렇고

 

실제로 여의도 지하에서 발견된 지하 벙커도 그렇고

 

전쟁이 일어나면 바로 군사용 비행장으로 바꿀 수 있게 이렇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다행이도 여의도 광장이 비상 활주로로 사용되는 일은 없었고,

 

신군부 퇴진 이후 집권한 문민정부는

 

서울시내에 녹지를 확충하면서 동시에 군사정권 잔재를 없앨 목적으로

 

광장 자리에 여의도공원을 만들었고,

 

지금까지도 여의도공원은 빌딩숲 사이 홀로 푸른색을 뽐내고 있습니다.

 

 

 

 

비행장 자리가 공원이 된 지 시간이 많이 흘러 이제는 옛 모습을 찾을 수 없지만

 

아직 이곳에 비행장의 흔적이 남아있는데요.

 

 

 

 

해방 직후인 1945년 8월 18일

 

이범석, 장준하를 비롯한 한국광복군 요원이

 

미군 C-47 수송기를 통해 중국 시안에서 이곳 여의도 비행장에 도착했습니다.

 

 

 

 

한국광복군이 일제와 전투를 벌이기도 전에 일본이 항복하는 바람에

 

광복 후 고국에 돌아왔음에도 아직 한반도에 남아있던 일본군과 전투를 하지 못하고

 

미군의 현지 조사를 바라보기만 하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간 슬픔을

 

당시 비행기가 착륙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자리에 갖다 놓은 C-47 수송기를 통해 기념하고 있네요.

 

 

 

 

올해 들어서 '탈것'과 관련된 경험을 다양하게 하고 있는데

 

이번 전시 역시 그 일환으로 관람했습니다.

 

 

 

 

실제 전시에서는 1979년 명동에서 여의도로 이전한 한국증권거래소 등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여의도 개발사를 다뤘지만

 

 

 

 

여의도 개발사에서 여의도 비행장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에 전시에서 비행장을 다루는 비중이 크고

 

이 전시가 여의도공원에 놓인 C-47 수송기와 연계해 기획한 전시이기도 하기에

 

비행장 위주로 관람을 했네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관람을 시작해 여의도공원에서 관람을 마치고

 

비행기를 타러 김포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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