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잠실 가는 버스를 타고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롯데뮤지엄에 왔습니다.
이날 열린 전시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정기씨의 작품을 다루는 '김정기 - 디 아더 사이드'입니다.
3천여 점에 달하는 그림들을 전시했다는 전시 소개문이 허튼 말이 아니라는 듯이
크고 작은 그림을 담은 액자들이 전시 초입부터 가득하네요.
벽에 걸린 그림들을 보면 단번에 느껴지는 특징이 있는데
상당히 다양한 인물과 사물을 한정된 공간에 빽빽하게 담으면서도
개체 각각의 묘사를 상당히 자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작가가 그림을 그릴 때 밑그림을 그리지 않고 바로 그려낸다는 것인데요.
그의 전매특허이자 김정기 작가를 유명하게 만든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를 보면
구체적인 사물을 하얀 종이 위에 곧바로 디테일하게 그려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저런 경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에 대해 감탄하면서 마저 전시를 보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작가의 라이브 드로잉 쇼를 직접 보게 됐습니다.
게다가 마침 이 자리를 방문한 시간이
김정기 작가가 그림 그리는 것을 멈추고 사인을 하는 시간이라서
바로 티켓 위에 사인을 받았네요.
감격스러운 시간을 마치고 마저 작품 관람으로 돌아와
다른 작품으로부터 영감을 받았거나 협력해서 그린 그림들을 감상합니다.
예전에 같은 자리에서 열린 스누피 전시에서 만났던 작품이
이번 전시에서도 소개되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둘 다 다시 사진에 담아보고
패션잡지는 물론
가수와의 협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모습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오래전부터 김정기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작가의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직접 보고 나니
다음에 만나게 될 작품은 뭔가 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는 묘한 기대감이 생기네요.
작가의 방을 재현한 공간을 끝으로 전시전을 떠나기 전에
이번 전시의 타이틀격인 작품을 어째 그냥 지나친 것 같아 왔던 길을 되돌아가
티켓에도 실린 The Other Side를 찾아 감상하고
롯데뮤지엄을 떠났습니다.
다만 이대로 집에 돌아가자니 오랜만에 잠실에 온 게 괜히 아쉬워서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팝업 스토어에 들러
만화 속 주인공을 한국적인 이미지와 결합한다는
팝아트 작가 이종기씨가 그린 심슨 가족을 만나보고
지하로 내려가 롯데월드로 이동하는 통로를 걸어
콩카페에 왔습니다.
베트남을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꽤나 친숙할 바로 그 현지 카페의 한국 프랜차이즈인데요.
달달한 코코넛 스무디 커피를 한 잔 주문하고
푸드코트로 이동해
6,500원이라는 가격이 상당히 미묘한 삼겹살 곱빼기를 먹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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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5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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