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있는 33게이트를 갔다 오면서
수도권에도 이런 카페가 있지 않을까 하고 검색을 하다
카페는 못 찾았지만 대신 비슷한 느낌의 전시는 발견해서
뚝섬역 옆 뚝섬미술관에 왔습니다.
여기서 열린 전시는 '여행갈까요'라는 전시인데
이름도 그렇고 전시실 입구도 그렇고 전시 콘셉트가 너무 뚜렷하죠.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쓴 디테일에 감탄하면서
인터넷으로 예매한 티켓을 받고
공항에서도 찍어본 적 없는 여권 인증샷을 괜히 찍어봅니다.
비행기 탑승권 느낌 나는 입장권은 집에서 한번 더.
안으로 들어가서
비행기 좌석이라기엔 뭔가 어정쩡하지만
아무튼 비행기 객실을 본딴 공간을 둘러보는데
자세히 보니 비행기 창문이 각각 하나의 작품입니다.
이런 식으로 '여행갈까요' 전시는 말 그대로 여행과 관련된 작품들을 전시했습니다.
동남아 하면 떠오르는 바다를 담은 그림도 있고
작가가 인상깊게 본 경관을 담은 그림도 있고
여행을 하면서 남긴 그림일기도 있습니다.
여행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탬프인데요.
여권 도장 느낌나게 만든 도장을 비치해놨으니
여권 모양으로 만든 전시 팸플릿에 열심히 찍어봅니다.
이렇게 즐거운 분위기가 가득하던 전시는
조명이 꺼진 어두운 전시 공간으로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는데요.
환경오염으로 인한 여러 문제를 보여주면서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여줍니다.
전시 팸플릿 맨 마지막 장에 적힌
팔라우 입국 도장 문구 '팔라우 서약'을 괜히 적은 게 아닌 셈인데....
개인적으로는 여행이라는 주제와 환경이라는 주제를 억지로 이은 듯한 느낌도 듭니다.
바닷속 플라스틱 쓰레기처럼 여행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주제를 굳이 여행 전시와 묶기보다는
프랑스가 탄소 문제를 이유로 국내선 항공 노선을 줄이는 것과 같은 사례를 더 많이 가져왔으면
좀 더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하네요.
기분 좋게 전시실로 들어왔다 씁쓸함을 함께 느끼고
전시 관람을 마친 뒤
살만한 굿즈가 있나 둘러보다
뚝섬미술관을 떠났습니다.
ps. 나중에 안양 평촌아트홀에서 같은 전시가 또 열리길래 다시 전시를 보러 와봤습니다.
평촌아트홀에서 열린 전시는 무료 전시로 열려서 보딩패스 모양 입장권을 따로 안 주지만
스탬프를 찍을 수 있는 여권 모양의 팸플릿은 그대로 주네요.
전시실에 걸린 작품들은 뚝섬미술관 때와 거의 똑같지만
이전 전시에서 관람객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던 내용은 빠져서
전시를 보기에는 여기가 좀 더 편했습니다.
여권을 받았으니 여권 페이지를 꾸미는 것을 잊지 않고 전시실에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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