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장항선 임피역

익산에서 버스를 타고 한국에 있는 역사 중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임피역에 도착했습니다.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역이기도 하죠.

여객 업무가 2008년 5월 1일에 중단되면서 역으로서의 기능은 상실했지만,

대신 이런저런 보수공사를 거쳐 전시실, 연못 등을 갖춘 공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등록문화재라는 것을 알리는 팻말이 건물에 붙어있습니다.

역사 안으로 들어가보니 기차를 타려는 옛 사람을 재현해놓은 동상이 여럿 보입니다.

열차시간표에 적힌 시간대가 언제 쓰인 것인지는 모르겠는데,

지금도 장항선 배차간격은 1시간에 1대꼴이니 그다지 오래된 시각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액자에는 임피역이 담긴 옛 사진을 담은 액자가 여럿 있습니다.

임피역에 대한 역사를 적은 안내문도 있습니다.

역무실로 들어가보니 예전에 쓴 것으로 보이는 책상이 보입니다.

그 외에 여러 소품이 있는데, 어째 역에 어울리지 않는 책도 있네요.

역무실 안에는 일본 철도와 연계된 시각표가 걸려있습니다.

일제 시절 철도 노선은 도쿄역을 중심으로 했기에, 상행인 도쿄행 시각표가 제일 위에 있네요.

하행인 서울행(경성행) 시각표는 제일 아래에 있습니다.

그 외에 중국 단둥(시각표에는 옛 지명인 안동으로 적혀있습니다.)을 거쳐 베이징으로 가는 기차도 보입니다.

역 뒷편에는 철도청 시절 쓰인 역명판이 있습니다.

울타리 뒤에 있는 선로는 장항선인데, 여객 업무는 중지됐지만 지금도 장항선 열차는 저 선로를 다닙니다.

한 시간에 열차 최소 두 편이 임피역 뒷편 선로를 지나갑니다.

역사 구경을 마치고 공원으로 가보니 새마을호 객차 두 량이 보입니다.

열차 내부를 뜯어고쳐 전시실로 활용하고 있죠.

열차 안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임피역 모형입니다.

임피역에 선 열차 모형에 쌀 가마니가 잔뜩 실려있네요.

일제시절 군산은 철도를 통해 수송한 각종 공출품을 일본으로 보내는 일을 담당하던 도시였습니다.

군산선(지금은 장항선의 일부) 철도 역시 수탈을 수월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선이죠.

임피역은 군산선상의 역이기에 이 역 역시 쌀 수송을 담당하던 역입니다.

그 때의 슬픈 역사를 여러 전시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제가 얼마나 심하게 수탈을 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사진입니다.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양이네요.

일제의 수탈을 담당했던 노선이라선지 군산선은 여러 문학작품의 배경이 되기도 했는데,

그 중 세 길로, 탁류 두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칸으로 넘어가니 임피역 사진과 함께 철도 모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철도청 시절 사용한 철도용품도 전시중이군요. 승차권에 적힌 역명이 임피역이 아닌게 옥의 티.

임피면에 대한 역사도 간략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작 임피역은 임피면 면사무소 소재지인 읍내리에서 떨어져 있어

버스 기사에게 임피역 가냐고 물어보니 '임피' 안간다는 답변을 들었지만.......

임피역이 철도 관련 관광지다보니 비슷한 관광지인 경암동 철길마을 사진이 있습니다.

전시실을 나와 공원을 둘러보니 연못(연방죽)이 있습니다.

마을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방죽)이라는군요.

다시 임피역 역사로 돌아가니 역사 옆 화장실에 이 화장실도 근대문화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습니다. 

참고로 화장실 바로 맞은 편에 우물이 있는데, 마시는 물 옆에 화장실을 둬도 되는건지.......

도로에서 임피역으로 가는 길에는 옥구농민항일항쟁에 대한 설명과 동판화가 있습니다.

일제 시절 농민들은 일본인 지주에게 소작료를 내려달라는 소작쟁의를 꾸준히 제기했고,

일부 소작쟁의는 결실을 얻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도 비슷한 소작쟁의가 일어난 것 같은데,

설명을 보면 안타깝게도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임피역 관람을 마친 뒤 11시 5분에 군산 버스 28번을 타고 군산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임피역으로 올 때 탄 버스는 익산 버스 28번인데, 어째 번호가 겹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