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내려가지 않고 집에서 보내게 된 추석 연휴.
뭘 하면서 시간을 때워야 하나 하며 이것저것 찾아보다
마침 이전부터 가보고자 했던 라멘집이 연휴에도 문을 열길래
합정동으로 올라와 '라무라'라는 식당에 왔습니다.
메뉴판을 보면 닭고기 고명과 국물을 선택할 수 있는데
닭고기 양은 병아리로 선택해도 배를 채우는 데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모처럼이니 큼지막한 장각이 올라가는 닭으로 골랐습니다.
국물은 이해하기 쉽게 색깔로 구분을 했는데
토리가라(鶏がら)라고 부르는 닭 육수를 쓰는 것은 동일하지만
여기에 간장을 넣느냐 넣지 않느냐에 따라 메뉴가 갈리는 것 같습니다.
제가 방문한 뒤로 매운 양념을 더한 적색 국물도 추가됐네요.
하얀 닭국물은 한식으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재료니
이번에는 간장이 들어간 흑색 국물로 선택.
주문을 하고 조금 기다리니
겉모습만 봐도 이건 맛있다는 느낌이 확 드는 라멘이 나왔습니다.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먹어보니
간장을 넣어 살짝 짭조름하면서도 지나치게 짜지 않으면서
닭에서 우러나오는 감칠맛이 느껴지고
라멘 고명으로는 처음 먹어보는 고구마순은
고사리와 비슷한 식감이 나 라멘과 잘 어울립니다.
닭고기 고명은 닭가슴살과 닭다리살을 가리지 않고
차슈만큼이나 부드럽게 씹히고
넓적다리와 닭다리를 통으로 조리한 장각은
살짝 불에 구어 불향이 나 고소하네요.
다른 곳과는 다르게 달걀이 아닌 메추리알을 넣어 양이 아쉽다가도
살짝 반숙으로 익혀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저는 추석 연휴에 방문해서 그런지 웨이팅 없이 바로 식사를 했지만
다른 때에는 1시간씩 기다리기도 한다고 하는데
그렇게 오래 기다리더라도 기분 좋게 먹을 수 있을법한 맛있는 라멘이었습니다.
라무라를 방문하고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
사진을 정리하면서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고 글을 적어보니
라무라에 다시 방문하고 싶어 지네요.
다음번에는 다른 국물을 맛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글을 마무리해봅니다.
ps. 지금은 장각을 넣은 '닭' 라멘이 15,500원으로 가격이 크게 올라
닭을 주문하기엔 좀 부담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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