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귀한 철불이 있는 도피안사(철원 13번)

 

 

철원의 세 중심지인 동송, 신철원(갈말), 와수리(김화)를 잇는 버스 노선을 제외하면

 

하루에 운행하는 횟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데

 

예외가 있다면 동송에서 백마고지역을 잇는 이 13번입니다.

 

버스 기사님과 대화해보니

 

동송에서 백마고지역까지 버스로 얼마 걸리지도 않고

 

동송에서 서울로 가는 시외버스는 운행 횟수가 대폭 줄어든 데다 정차하는 곳도 많으니

 

요즘은 서울 갈 때 백마고지역에서 경원선 대체운송버스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하네요.

 

 

 

 

아무튼 13번 버스를 타고 또 다시 동송을 벗어나

 

 

 

 

연천으로 가는 길을 달려

 

 

 

 

도피안사 정류장에 내렸습니다.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맵에는 3515부대 정류장에서 내려서 걸어가라고 안내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버스 안내방송에도 도피안사 정류장이라고 나오고

 

정류장 위치도 도피안사 바로 코앞이네요.

 

 

 

 

정류장에서 다리를 건너면 일주문이 나오는 도피안사는

 

 

 

 

깨달음의 언덕, 혹은 열반의 경지로 건너간다는 뜻의 이름을 붙인 절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불교에서 행하는 수행인 바라밀에 이른다는 말을 한자로 바꾼 말이 도피안이라고 하네요.

 

 

 

 

신라 경문왕 때 도선국사가 지었다는 유서 깊은 절이지만

 

하필이면 여기는 철원이라서

 

전쟁으로 절 자체가 사라졌다 육군 제15보병사단이 복원해 군에서 군종사찰로 관리했고

 

관리 주체가 민간으로 바뀐 지금도 군종 승려가 왔다갔다하는 것 같네요.

 

 

 

 

사천왕문을 지나 길게 뻗은 길을 걸어

 

 

 

 

잠시 목을 축인 뒤

 

 

 

 

보물 제223호로 지정된 철원 도피안사 삼층석탑 뒤에 있는 도피안사의 본전 대적광전으로 들어가면

 

 

 

 

다른 절에서는 보기 힘든 철불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보 제63호로 지정된 철원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은

 

철로 불상을 만들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하남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 등 다른 철불과는 달리

 

불상 아래 대좌까지도 철로 만들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철불 뒤에 있는데요.

 

조명이 어두워서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글귀가 새겨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귀를 통해 이 철불이 신라 경문왕 시절인 865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불상과 관련해서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6.25 전쟁을 겪으면서 도피안사가 폐허가 돼버렸고 이 불상도 사라졌는데

 

1959년 당시 제15보병사단장이던 이명재 장군의 꿈에 부처가 나타나

 

땅에 파묻혀 있어 답답하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이명재 장군이 순찰을 나갔다가 우연히 만난 민가의 집주인이 전날 꿈에서 본 부처와 닮아

 

집주인과 장병을 데리고 절터로 왔더니 정말로 불상의 일부분이 땅 위로 드러나서

 

이 불상을 꺼내려고 했더니 너무 커서 파내기가 힘들었는데

 

불상의 얼굴을 깨끗이 닦고 장군이 입던 군복을 불상에 입혔더니

 

그제야 불상을 꺼낼 수 있었다고 하네요.

 

참 믿기 힘든 일이지만 이 이야기를 다룬 종교신문의 기사도 있고

 

대적광전 벽 한편에는 당시 불상을 발굴한 이명재 장군과

 

그를 도운 연대장 고주찬 대령의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참 여러모로 비범한 철불을 만나고 나서 법당에서 나와

 

 

 

 

잠시 풍경 소리에 멍 때리다

 

 

 

 

도피안사를 나와

 

 

 

 

도피안사 건너편에 있는 철원향교에 가볼까 했는데

 

 

 

 

마침 13번 버스가 오고 있길래

 

2010년에 새로 지은 철원향교는 포기하고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실제 하차 정류장은 위의 지도보다 더 위에 있습니다.

● 승차 노선: 철원 13번 ● 승차 구간: 이평리 - 도피안사 왕복 ● 이동 거리: 14.4km(누적 394.9km) ● 버스 요금: 2,560원(누적 34,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