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계획이 어그러진 뒤 와수리에 돌아오자마자 버스 시간표를 확인했는데
마침 10시 10분에 신철원으로 가는 4-2번이 있네요.
철원의 세 중심지 중 동송과 와수리(김화)를 방문했으니
남은 한 곳인 신철원(갈말)을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4-2번을 타고 신철원으로 가겠습니다.
다른 시간대 버스는 중형 버스로 운행하는 것 같은데
4-2번은 중간에 토성리라는 마을로 들어갔다 나오는 지선 노선이라서 그런지
작은 버스인 카운티로 운행하네요.
토성리에 들어갔다 나온 버스는 다시 신철원 방향 도로를 달리다
철원군 버스의 환승 거점인 문혜리를 거쳐
갈말읍사무소를 지나
신철원공영터미널 근처 정류장에 승객을 내리고 군청 앞 정류장으로 갑니다.
오랜만에 신철원터미널에 와본 김에 잠시 구경을 해보니
원래 터미널 건물로 쓰던 건물은 리모델링을 하는 것인지 신축을 하는 것인지 옛 모습이 사라졌고
대신 건물 앞에 컨테이너를 놓고 매표소와 승객 대기실로 쓰고 있네요.
예전에는 수원 가는 버스도 있었고 대전 가는 버스도 있었는데
코로나의 여파로 노선이 대거 사라지고 운행 횟수도 대폭 줄어든 것이 보입니다.
시내버스 여행을 하면서 여러 터미널을 방문하고 있는데
그때마다 만감이 교차하네요.
철원군 갈말읍 일대를 부르는 별칭인 신철원은
전쟁 이후 철원군 행정구역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생긴 지명입니다.
원래 철원군의 중심은 노동당사가 있는 철원읍 관전리 일대였는데
철원읍과 그 주변이 전쟁으로 쑥대밭이 돼버린데다
철원군 관할 지역 상당 부분이 북한이 차지하거나 민통선 안쪽이 돼버려서
비슷한 상황에 놓인 김화군을 철원군과 합쳐 새로운 철원군으로 만든 뒤
철원군청을 비롯한 행정관청을 철원과 김화 중간쯤에 있는 갈말읍으로 옮겨
철원읍(구철원)에 대비되는 의미로 신철원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죠.
군청과 터미널이 있는 곳이니 당연히 재래시장도 있는데
마침 근처에 예전에 가보려고 체크해둔 콩나물국밥집이 있어서
여기서 조금 이른 점심밥을 먹기로 했습니다.
거꾸로 자란다는 콩나물을 쓴다고 해서 식당 이름도 전주꺼꾸로콩나물국밥인데
사실 콩나물이 특이해서라기보다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와서 유명해진 곳입니다.
이제는 콩나물국밥마저 가격이 꽤나 올랐는데
기왕 콩나물국밥집에 온 김에 수란을 넉넉하게 먹고 가자 해서
국밥 하나에 수란 하나를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팔팔 끓는 뚝배기를 살살 저어
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확인하면서 국물을 조금 식히고
수란에 국물을 조금 붓고 노른자를 사정없이 부순 뒤
김가루가 계란과 잘 섞이게 열심히 젓고
마지막으로 국물에 밥을 말은 뒤
밥과 콩나물을 숟갈로 뜨고
그 위에 장조림과 오징어 조각을 얹고
사장님이 주는 걸 깜빡한 김을 받아 그 위에 얹어 입안에 넣어봅니다.
다른 국밥과 비교해서 엄청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국물이 시원하니 맛있네요.
부담 없이 계속 입안으로 넘어가는 맛이라서
한 뚝배기를 비우기 충분한 국밥이었습니다.
오징어도 넉넉하게 들어갔고 장조림도 국밥과 잘 어울려서 좋았네요.
수란도 집에서 만들기 번거로운 음식이라 넉넉하게 주문해서 맛있게 잘 먹었고.
식사를 마치고 이제 어디를 가야 하나 생각하며 식당에서 나왔습니다.
● 승차 노선: 철원 4-2번 ● 승차 구간: 와수로타리 - 철원우체국 ● 이동 거리: 24km(누적 360.7km) ● 버스 요금: 1,280원(누적 31,06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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