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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내)버스 일주 여행/전국일주

20. 짧아진 민통선 노선(철원 31번)

 

 

이른 아침 와수리에서 다시 여행을 시작합니다.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 지도에서 표시되는 철원군 버스 정보가 실제와 일치하지 않아

 

 

 

 

주변 버스 정류장을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서면달빛공원으로 들어가는 다리 옆에 있는

 

 

 

 

와수3리 정류장에 왔습니다.

 

 

 

 

이날 탄 버스는 철원군 공영버스인 31번.

 

교통카드를 찍고 타는 버스지만 노선 이용객이 워낙 적어

 

중형 버스도 아닌 승합차 쏠라티를 쓰는 버스입니다.

 

 

 

 

31번 버스를 타고 노선도에 적혀 있는 종점 말고개까지 간 뒤

 

화천군 7번 버스로 갈아타 화천군으로 건너가는 게 이날의 계획이었는데

 

확인차 버스 기사님께 물어보니 버스가 말고개까지 가지 않는다고 하네요.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는데

 

일단 버스에 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봅니다.

 

와수리에서 말고개 종점까지 잇던 17-1번 버스가 있었는데

 

2020년 7월 철원군청이 버스 노선을 개편하면서

 

중형 버스로 운행하던 17-1번을 승합차가 운행하는 31번으로 번호와 차량만 바꿔 운행했습니다.

 

문제는 이 31번 버스가 민통선 안쪽으로 들어가는 버스거든요.

 

버스 크기가 확 줄어드니

 

민통선 안쪽에서 버스를 타는 군인들이 이 버스를 타게 되면

 

민통선 주민들이 앉을자리를 뺏게 되는 셈이라 31번을 안 타고 시외버스를 주로 이용했다고 합니다.

 

중형 버스라면 군인들이 자리를 양보해 서서 갈 수라도 있지만

 

쏠라티는 입석으로 탈 수 없는 차니까요.


게다가 시외버스는 하루 2번만 운행하는 31번에 비해 운행 편수도 많고

 

와수리 터미널로 한번에 가기도 하니 말이죠.

 

문제는 이렇게 되니 31번을 민통선 너머 구간에서 타는 승객이 없다시피 해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말고개까지 가지 않고 52초소까지 갔다가 회차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래도 예전에는 민통선 너머 구간을 외지인이 이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었다는 글이 있어서

 

일단 버스 기사님께 양해를 구하고 종점까지 이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이정표에 보이는 마현이 제가 가려는 말고개입니다.

 

 

코스가 정해져 있는 버스지만 별다른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고

 

버스에 하차벨이 없어 승객이 기사님께 내린다고 말을 하고 내리는 모습을 보며 괜히 신기함을 느끼면서

 

 

 

 

민통선으로 들어가는 초소에 도착해

 

초소를 관리하는 군인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안쪽으로 버스를 탈 수 있는지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단순히 차를 몰고 민통선 안쪽을 들어가는 것은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지만

 

저는 버스를 타고 중간에 다른 버스로 갈아타야 하기에 민통선 안쪽을 도보로 들어가는 셈이 되는데요.

 

그런 탓인지 초소 너머로 들어갈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초소가 있는 자리를 로드뷰로 확인해보니

 

예전에는 초소가 없던 걸로 봐서 예전에는 확실히 민통선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은데

 

그새 상황이 바뀌었나보네요.

 

아무래도 접경지역은 이런저런 정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니...

 

 

 

 

8시 55분 검문소에서 내린 뒤 조금 기다리다

 

9시 20분에 민통선 안쪽을 훑고 나온 버스에 다시 타고 와수리로 돌아갔습니다.

 

계획이 좀 많이 어그러졌는데 머리를 좀 많이 굴려보죠.

 

 

실제로 내린 곳은 저기서 좀더 북쪽입니다.

● 승차 노선: 철원 31번
● 승차 구간: 와수3리 - 신사곡 왕복
● 이동 거리: 12.8km(누적 336.7km)
● 버스 요금: 2,560원(누적 29,7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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