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사고 케이큐 전철 열차에 탔는데
지금 가는 목적지가 메구로역이라서
아무리 패스를 쓰고 이동한다지만 시나가와에서 메구로까지 지하철을 타고 빙 돌아가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시나가와역에서 JR 야마노테선으로 갈아탑니다.
대신 교통비를 아끼려고 집에서 카드를 하나 준비해 왔는데요.
JR의 전신인 일본국유철도가 판매했던 오렌지카드라는 선불카드입니다.
교통패스랑 똑같이 생겼지만 이 카드는 개찰구를 통과하지 못하고
대신 승차권 자동발매기에 넣어 승차권을 구입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유통됐는데요.
JR 발족 이후에도 한동안 오렌지카드를 판매했지만 신규 발행이 끝난 지 10년이 넘었는데
하도 많은 양이 발행돼서 기존에 발행한 오렌지카드를 지금도 쓸 수 있습니다.
마침 수집품 중에 미사용 오렌지카드가 있어서 챙기긴 했는데
JR 시절이 아닌 국철 때 발행한 오렌지카드라 이걸 쓸 수 있나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다행히 아주 잘 인식하네요.
호기심도 해결하고 교통비도 아무튼 아끼며
오렌지카드와 승차권을 챙기고
야마노테선 열차로 갈아타
메구로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에 도착할 즈음이 점심시간이니 점심을 먼저 먹고 돌아다닐 건데
점심을 먹으러 온 곳은 이치린(一輪)이라는 라멘집.
다만 가게 앞에 고추를 대놓고 보여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곳의 주력 메뉴는 매운 라멘, 카라멘(辛麺)입니다.
주문하는 자판기를 보니 카라멘, 토마토카라멘, 고수 카라멘, 새우미소카라멘 등 죄다 매운 메뉴뿐이고
여기에 매운맛을 더 올린다거나 토핑을 추가하거나 하는 식으로 주문을 하게 됩니다.
일단은 무난하게 카라멘 1그릇에 매운맛은 기본으로 하고
토핑으로는 계란 양을 늘리고(玉子増し) 부추(ニラ)도 같이 주문합니다.
식권을 받고
이제 막 손님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가게 안으로 들어와 자리에 앉으니
매운 강도와 면 종류를 선택하라고 하네요.
맵기는 기본 가격에서 제일 매운 5단계로,
면은 우동, 중화면, 곤약 중 중화면으로 주문했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한국에서 접하기 쉬운 정도의 빨간 국물이 담긴 라멘과
기본으로 제공되는 밥이 나왔습니다.
먼저 국물을 한 국자 떠서 먹어보니 전반적으로 얼큰합니다.
진라면 매운맛보다 살짝 덜 매운 정도인데 맛있게 맵네요.
씹는 맛을 느끼도록 적당히 익힌 중화면은 식감이 잘 살아있고
라멘을 먹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밥이 생각나
한국에서 먹는 것처럼 라멘에 밥을 말아 조금은 불편한 스푼으로 밥을 퍼 먹기 시작합니다.
일본에 오기 전에 이것저것 먹은 것이 많다 보니 국물을 조금 남겼는데
기내식이라도 먹지 않았다면 저 국물까지 다 먹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입에 잘 맞네요.
식사를 마쳤으니 가게에서 나와 다시 메구로역으로 돌아가 다음 여행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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