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여행 때 갔던 도쿄 스카이트리를 이번에 또 가게 돼서
다시 우에노역에서 긴자선 열차를 타고 아사쿠사역에 하차.
지난번에는 도영 아사쿠사선을 타고 오시아게역에 내려 도쿄 스카이트리로 갔는데
이번에도 여행 계획을 잡을 때에는 그렇게 가려고 했으나
마침 열차에서 내리고 빠져나온 출구가 토부 아사쿠사역이 가까워서
그냥 토부 열차를 타고 이동합니다.
그레이터 도쿄 패스를 가지고 있으니 뭘 타든 상관없기도 하고.
작년 도쿄 여행 때 아사쿠사 센소지를 방문한 글을 쓰면서 잠깐 다룬 적이 있는 내용인데
토부 아사쿠사역 보통열차 승강장은 그 구조가 좀 특이합니다.
승강장 자체도 좁은 데다 열차와 승강장 사이 공간이 너무 벌어져
열차 앞 2칸은 승객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두고 있는데요.
승객이 열차를 탈 수 없으니 열차 문도 닫아두고 있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열차와 승강장을 보면 문을 열지 않는 이유가 너무나도 확 들어오네요.
토부 아사쿠사역을 출발한 열차는 바로 스미다가와를 건너는데
다리 너머로 만개한 벚꽃과 출항 준비 중인 수상버스가 보이길래 급히 사진을 찍고 나니
금세 도쿄스카이트리역에 도착했습니다.
도쿄 스카이트리에 왔지만 또다시 전망대로 올라가는 것은 아닌데
지난번에 왔을 때에는 여기에 커비 카페가 있는 줄 몰랐거든요.
있는 줄 알았다면 당연히 전망대와 같이 시간대를 맞춰 예약했을 텐데
그걸 몰랐기에 이번 여행 첫날에 커비 카페를 예약했습니다.
점원에게 이름을 말해 예약 내역을 확인하고
어디에도 올리지 않을 기념사진을 찍은 뒤
안내받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천천히 보는데
이런 곳은 스스로 호갱이 되러 오는 곳이지만서도 가격을 보니 살벌합니다.
일단은 웨이들 디의 낮잠 오므라이스(ワドルディのおひるねオムライス)와
그린 그린(グリーングリーンズ)을 주문하고
카페 내부를 잠시 구경해 보니
카페 콘셉트에 맞게
요리사 모자를 쓴 커비가 곳곳에 보이는데
어째 커비는 음식을 만들 생각보다는 먹을 생각이 가득한 것 같네요.
포토존을 다시 둘러보고 자리에 앉아
별의 커비를 대표하는 음악 그린 그린에서 콘셉트를 따왔다는 음료를 마셔봅니다.
맛 자체는 사이다에 시럽을 탄 맛이고
사과를 떠올리게 한다는 구슬도 특별한 맛은 없으니 그야말로 비주얼이 다하는 음료입니다.
다음으로는 웨이들 디가 반숙 계란을 덮고 낮잠을 자는 오므라이스를 먹을 차례입니다.
귀여운 스푼으로 볶음밥을 떠먹기 시작하는데
의외로 이 오므라이스가 맛있네요.
오믈렛 속에 숨어있던 생각지도 못한 갈빗살이 부드럽게 씹히면서 볶음밥과 계란과 잘 어울립니다.
귀여운 오므라이스를 전부 다 입안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나
환상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영수증을 챙기고
기념품 가게를 지나
카페에서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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