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교신도시 입주민을 위해 지어진 세마역에 왔습니다.
세마(洗馬)라는 이름은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이곳 근처에 있는 독산산성에서 농성하던 때
산성 안에 물이 부족한 것을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쌀로 말을 씻는 시늉을 해
왜군이 물러났다는 일화에서 따왔죠.
이 이야기 자체가 정사가 아닌 야사라서 진위여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역명 유래가 저래서 그런지 역사 모양이 성문을 연상시킵니다.
세교신도시를 배후로 하는 역인 만큼 주변에는 아파트가 많지만,
오늘 목적지는 신도시가 아니니 역 아래 굴다리를 통과해 이동합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길을 지나 1번 국도 바로 옆에 있는 유엔군 초전기념관에 도착했습니다.
초전(初戰)은 말 그대로 처음 전투가 벌어졌다는 것을 말하는데
이 곳은 6.25전쟁 때 UN군이 한국에 파병되고 처음으로 벌인 전투인 죽미령 전투가 일어난 곳입니다.
이 전투를 기리기 위해 유엔군 초전기념관이 세워진 것이죠.
기념관은 길 건너편에 있는데,
여긴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곳이라서 횡단보도도 그냥은 못지나갑니다.
신호등 옆에 있는 버튼을 누르고 신호가 바뀐 뒤에도 차들이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기에
되도록 조심해서 길을 건너는게 좋습니다.
오산대역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오는 방법도 있는데 이게 좀 더 안전한 것 같네요.
70년대 도입한 KM900 경장갑차도 있습니다.
무기 구경을 마치고 기념관 2층 전시실로 들어갔습니다.
UN군 참전까지의 과정과 6.25전쟁 당시의 전선 이동,
당시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보입니다.
UN군 참전이 안보리에서 통과된 이후
큐슈에 있던 미군 극동군사령부 제24사단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과정도 보입니다.
이 스미스 부대가 UN군으로서 처음 북한과 전투를 벌였죠.
이어서 죽미령 전투(오산 전투)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기념관에서는 죽미령 전투에서의 패배 원인을 화력차이로 설명하고 있는데,
전시실 끝에는
죽미령 전투에서 전사한 군인을 기리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 옆에는 24사단 제52포병대대와 관련된 군장품이 전시 중입니다.
군복 계급장을 보니 상병으로 전역하신 분의 군복 같네요.
스미스 부대 이외에도 전쟁에서 한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여러 미군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그 중 눈에 띄던 사람은 윌튼 해리스 워커 미 제8군사령관입니다.
윌튼 해리스 워커는 아들 샘 워커와 함께 6.25전쟁에 참전한 군인으로
본국에서 UN군 철수를 고려하던 시기에 끝까지 낙동강 전선 사수를 주장하면서 끝내 전선을 지키고 북진하는데 큰 기여를 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1950년 12월 23일 아들 샘 워커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하러 가던 중
도봉역 인근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죠.
미군은 윌튼 워커의 공을 고려해 대장으로 사후 추서했고,
대한민국 정부는 윌튼 워커를 기리기 위해 광진구에 호텔을 지으면서 이름을 워커힐로 지었습니다.
한편 아들 샘 워커 역시 6.25전쟁이 끝날 때까지 한반도에서 싸웠고,
이후 베트남 전쟁에도 참여하면서 무공을 쌓아 1977년 미군 역사상 최연소 대장이 되면서 미 육군 최초로 부자가 대장이 되는 업적을 쌓았습니다.
전시실 관람을 마치고 1층에 있는 별관에서 열린 6.25전쟁 호국영웅 우표전을 보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6.25전쟁과 관련된 우표만 보여주는게 아니라
봉투, 엽서 등을 한 틀로 묶은 우취 전시네요.
그나저나 우취 전시물 중 북한 우표가 여럿 보이는데,
원칙상으로는 북한 우표나 화폐를 소지하는 것은 국가보안법이나 남북한교류법 등에 위반될 소지가 있지만
중국 등 제3국을 경유하면 불법이 아니라는 판례가 있으니 별 문제는 없겠죠.
애초에 이 행사를 연 주체가 국가보훈처 산하 단체기도 하고.
기념관 위에는 유엔군 초전기념비가 있습니다.
매년 7월 5일마다 전몰 장병을 추모하기 위한 추념식이 이뤄진다고 하네요.
기념관 아래에 있는 UN참전기념공원을 둘러보고
기념관을 떠났습니다.
P158. 세마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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