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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 여행기/1~4호선

328. 안국역 - 두서없는 관광



3호선 안국역에 도착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가까운 데 있어서 역 광고판에 헌법재판소 PR광고가 붙어 있네요.


헌법재판 방청이나 헌재 견학도 때가 되면 해보고 싶은데, 오늘은 참관도 견학도 안하는 날이니 패스.





첫 방문지는 창덕궁입니다.


예전에는 매표소가 돈화문 왼쪽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가 공사 중이네요.





겨울이라 그런지 창덕궁 안은 참 한산합니다.





오늘은 다른 곳은 안 보고 희정당만 보고 나갑니다.


얼핏 보면 다른 궁궐 건물과 다른 게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는 현관이 설치된 건물이죠.


지금의 희정당은 1917년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20년 다시 지어서 저런 구조가 나왔습니다.





희정당 오른쪽에 난 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갑니다.





희정당 내부는 카펫이 깔리고 서양식 가구가 놓여있고 샹들리에가 설치됐습니다.


창덕궁은 일제 강점기 시절 순종과 그의 가족이 살았는데


이들이 서양식 생활에 익숙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희정당 양 옆에는 길다란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왼쪽은 총석정절경도, 오른쪽은 금강산만물초승경도로 금강산을 즐겨 그린 해강 김규진의 작품이죠.


오늘 창덕궁을 방문한 이유가 바로 이 그림 때문입니다.


희정당에 걸린 두 그림은 복제품으로,


원본은 2015년부터 1년간 복원작업을 거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보관하다


2017년 12월 13일부터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죠.


박물관에서 그림을 보기 전 미리 희정당에서 어떻게 그림이 걸렸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창덕궁을 나와 옆에 있는 옛 공간 사옥,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 왔습니다.


2013년에 동아일보와 건축 잡지 SPACE가 주최한 한국 최고의 현대건축에서 1위로 뽑힌 건물일 정도로


건축학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건물인데,


정작 왜 그런 평가를 받는지는 제가 건축가가 아니니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회사 건물이라 일반인 출입이 제한되었지만


이제는 미술관이라서 돈만 내면 들어갈 수 있으니 가보려고 했는데,


아직 입장 시간이 아니라서 잠시 후 가보기로 하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이어서 온 곳은 운현궁입니다.


흥선대원군이 살던 곳이자 고종이 태어난 집이죠.


다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부지가 축소돼, 고종이 태어난 곳은 지금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제일 먼저 둘러본 곳은 수직사입니다.


운현궁 경비와 관리를 담당하던 사람들이 살던 곳이죠.





안에는 경비원들이 살던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노안당에 들어왔습니다.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흥선대원군이 주로 지내던 건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난을 그리고 있는 대원군 인형이 놓여 있네요.






그 옆에는 흥선대원군의 아들 이명복을 왕으로 정하는 교서를 받는 봉사식 장면을 재현해 놓고 있습니다.





노안당 옆 노락당으로 이동했습니다.


노락당은 운현궁의 안채로 여인들의 공간이죠.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례는 이곳에서 열렸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건 명성황후와 흥선대원군의 아내 부대부인이 세자를 돌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반적으로 왕비는 궁궐 밖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었는데,


부모 생신, 병문안, 상 등 제한적인 경우에는 궁궐 밖으로 나갈 수 있었죠.


이 장면은 부대부인 생신을 맞아 명성황후가 운현궁을 찾은 모습입니다.





그 옆에는 낙성식 축하 다례연 모습을 재현해 놨습니다.

흥선대원군의 아들이 왕이 되면서 운현궁 보수와 증축이 시작됐는데,

공사가 끝난 뒤 잔치가 열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여기는 안채니 조대비, 철종비와 부대부인이 다과를 즐기는 모습을 꾸며놨습니다.




노락당에는 부얶이 딸려 있는데, 식사를 준비하는 상궁과 나인이 보입니다.


이들은 원래 궁궐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지만,


고종이 왕위에 오른 뒤에는 운현궁에 배치되어 대원군 집안 살림을 도왔다고 합니다.





노락당 옆에는 이로당이 있습니다.


노락당과 마찬가지로 이로당도 안채 기능을 하던 공간입니다.





문을 통해 안을 보니 특이하게 ㅁ자 건물이네요.





이로당 옆에는 유물전시관이 있습니다.


운현궁은 흥선대원군의 후손들이 대대로 관리했는데,


운현궁의 마지막 주인 이청이 운현궁을 서울특별시에 매각하고 각종 유물을 기증하면서


흥선대원군과 관련된 유물을 전시관에서 보여주고 있죠.


다만 여기에 전시중인 물건들은 복제품으로, 진품은 서울역사박물관에 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건 운현궁 모형입니다.


이로당의 ㅁ자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네요.





유물전시관 안에는 흥선대원군이 사용하던 집기들과 그가 그린 그림, 서예,


고종이 가례를 올릴 때 입은 옷을 전시하고


흥선대원군의 업적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운현궁 옆에는 덕성여대 종로캠퍼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덕성여대 평생교육원으로 쓰이는 운현궁 양관이 있죠.





TvN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건물이기도 해서 이곳을 찾으려는 사람이 많나 본데,


아쉽지만 여기는 덕성여대가 쓰고 있는 건물이니 일반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화여대가 외부인들의 출입으로 몸살을 앓는 것을 생각해보면 타당한 결정인데,


그래도 구경을 못하는 점은 아쉽네요.





아쉬운대로 멀리서 운현궁 양관을 찍어봤습니다.





다시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돌아와 건물 구경과 예술품 관람을 하기로 했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건물이 특이하다는 것입니다.


좁은 계단, 낮은 천장, 복잡한 구조때문에 바로 다음 공간이 예측이 안됩니다.


전시 동선을 따라가면서 특이한 전시물을 보니 마치 테마파크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다만 공간과 이동 동선이 너무 복잡해서 회사 사옥으로서는 별로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다음 역으로 이동했습니다.



ps.




창덕궁 희정당에서 본 그림을 제대로 보기 위해 국립고궁박물관에 들러 희정당 벽화전을 관람했습니다.


파노라마 사진을 보는 듯 넓은 폭에 그려진 그림이 웅장함을 뽐내면서도


사실적으로 바위를 묘사해 꼼꼼함을 놓치지 않은 것이 눈에 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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