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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여행/먹을 것을 찾아서

10년 넘게 동네에서 장사 중인 일식 돈가스집 메차쿠차 (2019.11.29)

 

 

동네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이어가는 식당을 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이 동네에는 10년이 넘게 장사를 하고 있는 식당이 있습니다.

 

제가 여기를 처음 안게 아마 2004년쯤이니 적어도 15년이 넘게 버티고 있는 곳인데

 

그런 식당이 다른 곳도 아니고 돈가스 프랜차이즈인 메차쿠차라는 것이 참 미스터리합니다.

 

 

 

 

메뉴판을 봐도 세월이 느껴지는데

 

 

 

 

코팅지는 접착력이 다 떨어져서 쫙쫙 벌어지니 사방을 테이프로 감아놨고

 

물가 상승을 반영해 그때그때 메뉴판 위에 종이로 가격표를 덧대고 뗀 흔적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이쯤 되면 메뉴판을 새로 만들 법도 한데...

 

 

 

 

일단은 프랜차이즈 회사니 신메뉴가 추가되는 일도 있었는데

 

메뉴판에 추가하는 대신 벽에다 신메뉴 안내를 붙여놓은 것이 전부입니다.

 

그나마도 이 신메뉴가 추가된 게 한참 전이고 지금은 파는지조차 모르겠네요.

 

 

 

 

아무튼 돈가스집에 왔으니 돈가스를 주문해야겠죠.

 

로스가스와 작은 우동이 같이 나오는 9,000원짜리 로스가스 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사진을 찍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점원이 식판을 거꾸로 놓고 가버렸네요.

 

그래서 식사를 하기 전에 원래대로 돌려놨습니다.

 

 

 

 

막자사발에 담긴 참깨를 곱게 갈아

 

 

 

 

원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곱게 간 뒤

 

 

 

 

갈색 통을 집어 돈가스 소스를 막자사발에 듬뿍 붓고 깨와 잘 섞어줍니다.

 

뒤에 놓인 파란색 통은 새콤한 샐러드드레싱이니 양배추에 듬뿍 뿌려줍니다.

 

 

 

 

지금이야 일식 돈가스가 흔하지만 어릴 적에는 대부분 경양식 스타일 돈가스를 먹었기에

 

제가 일식 돈가스를 처음 맛본 곳이 바로 여기였습니다.

 

학교 대표로 대회에 나가기 전 담당 선생님과 식사를 하려고 이곳으로 와서

 

처음 로스가스를 맛보고 맛의 신세계를 느꼈죠.

 

지금이야 그렇게까지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기름에 찌든 돈가스가 아니라 제대로 바삭하면서도 깔끔한 돈가스를 한결같이 만들어내니

 

여기서 식사를 할 때 후회를 하는 일은 없습니다. 

 

 

 

 

같이 나온 미니우동은 양은 적지만 건더기는 제법 충실합니다.

 

쑥갓, 다시마, 팽이버섯, 유부, 그리고 작은 어묵 등 있을 건 다 있죠.

 

맛도 딱 우동 맛입니다.

 

 

 

 

일식 돈가스집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기본으로 제공하는 밥 양이 정말 적어서 아쉽습니다.

 

돈가스를 한 줄도 다 못 먹었는데 밥그릇은 이미 바닥을 드러냈네요.

 

 

 

 

여기는 밥 추가를 해도 따로 돈을 더 받지는 않으니 밥을 더 달라고 부탁해 식사를 이어갑니다.

 

 

 

 

쓸데없이 추억에 담기면서 식사를 마치고

 

 

 

 

기분 좋게 식당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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