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영업을 시작한 8호선 남위례역.
위례신도시 교통 대책의 일환으로 세워진 역인데
위례신도시 자체가 서울, 성남, 하남 세 도시 땅이 섞여있는 곳이라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그런지
역명 선정과 관련해서 제법 잡음이 있던 편입니다.
그 혼란했던 흔적이
남위례역 주변 건물 이름에 남아있네요.
남위례역이라는 역명답게 역이 있는 이곳은 위례신도시의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서
아직 공사 중인 육교가 잇는 널찍한 길을 따라 북쪽으로 걸어갑니다.
위례역사수변공원이라는 산책로가 있는 장곡천 구간을 제외하면
남위례역에서 널찍한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실 이 길은 위례신도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위례선 경전철을 짓기 위해 미리 확보해둔 노면전차(트램) 부지입니다.
위례신도시를 계획하면서 미리 위례선 건설을 검토했기에
이렇게 걷기 좋은 길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주변을 보면 트램이 지나갈 자리라는 것을 티 내는 건물도 보이고
전후 사정을 알지 못하면 대체 왜 만든 건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육교도 보이네요.
그렇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니
아침 일찍 도라산역을 다녀오느라고 아무것도 못 먹었기에 배가 너무 고파
근처에서 먹을만한 것을 찾아 한 식당으로 갔습니다.
루타6,400km라는 특이한 이름을 단 식당인데
일단 메뉴판에 적힌 설명으로는 실크로드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식당 한쪽 벽을 보면 실크로드를 나타낸 커다란 지도가 걸려 있고
중앙아시아 느낌이 나는 패턴도 곳곳에 붙어 있거든요.
그런데 어째 메뉴판 위에 있는 안내문은 소보로 광부덮밥 먹는 법 안내문이고
식당을 검색해보면 나오는 후기도 죄다 소보로 광부덮밥입니다.
그러니 저도 소보로 광부덮밥으로 주문.
광부덮밥은 대만, 그중에서도 금광이 있던 진과스에서 유명한 음식인데
광부들이 쓰던 도시락 그릇에 밥을 줘서 광부덮밥 또는 광부도시락이라고 부릅니다.
양념한 돼지갈비를 튀겨서 밥 위에 얹어 먹는 게 특징인데
여기서 주는 튀김은 대만에서 파는 것보다 더 크기를 키워서 주네요.
안내문에 적힌 대로 큼지막한 튀김을 반으로 잘라
절반은 앞접시에 잠시 두고
나머지 절반을 길게 썰어 밥 위에 얹어 먹습니다.
고기 튀김을 밥 위에 얹어 먹는 요리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일본의 카츠동인데요.
빵가루를 듬뿍 묻혀 바삭하게 튀기는 두툼한 돈가스와는 다른
양념 맛이 느껴지는 얇은 고기 튀김이
밥 위에 올라간 다른 밑반찬들과 잘 어울립니다.
튀김옷이 고기에서 너무 잘 떨어지는 것이 아쉽긴 한데
그렇다고 맛이 달라지는 건 아니니 큰 문제는 아니고 말이죠.
오랜 공복을 해결하기에 너무나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스스로 만족해봅니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난 뒤
남위례역으로 가는 대신 식당 근처에서 버스를 타고
장지역에서 전철을 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수도권 전철 여행기 | ||
820. 복정역 헌릉과 인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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