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히로시마여행

10. 히로시마에 왔으니 오코노미야키를 눈앞에서 히로시마역으로 가는 전차를 놓치는 바람에 일단 아무 전차나 타고 갑니다. 히로시마 전철은 노선이 갈라지는 역에서 다른 방향으로 가는 전차로 갈아타면 환승할인을 제공하는데요. 위의 노선도에서 커다란 원으로 그려진 역에서 갈아타면 됩니다. 히로시마항으로 가는 3번 전차를 탔기에 히로시마역으로 가는 전차가 여럿 있는 카미야쵸니시역에 내렸는데 기껏 전차를 기다렸더니 아까 놓친 2번 전차가 오네요. 그냥 후쿠시마쵸역에서 기다릴걸 그랬나? 종점 히로덴히로시마역은 상당히 분주해서 전차 안에 설치한 교통카드 단말기만으로는 승객을 모두 처리하기 어려워 승강장에 요금 정산용 기계를 따로 마련해 두고 전차가 역에 도착하면 출입구 근처로 기계를 끌고 가 승객을 맞이합니다. 위의 사진에서도 출입구 주변에 기계를 끌고 ..
9. 소 내장을 튀겨 주는 아키쨩 여행 오기 전부터 미리 알아본 식당이 히로시마 전철 정거장 근처에 있고 파스피에 잔액이 넉넉하게 남아있어서 미야지마구치역에서 히로시마 전철 열차를 타고 갈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는데 소요 시간이 2배 차이가 나니 바로 마음을 바꿔 JR 미야지마구치역으로 가서 빨간 열차를 탑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답게 여러 언어로 적어둔 열차 이용 안내문에 한국어가 미묘하게 번역이 잘못돼서 괜히 불편해하며 히로시마 방향으로 가는 열차에 타니 2023년 4월 1일부로 시모노세키까지 확대된 교통카드 서비스 구역 광고가 보입니다. 열차 내 노선도에도 넓어진 교통카드 사용 구역을 하늘색으로 표시해두고 있는데 저도 그렇고 다른 외국인 여행객도 그렇고 히로시마와 그 주변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교통패스를 사서 ..
8. 물이 빠진 미야지마 이츠쿠시마 신사 안을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걸어가던 중 이츠쿠시마 신사 앞바다가 물이 빠지는 것을 보고 이츠쿠시마 신사는 바다에서 보면 되겠다 싶어 이츠쿠시마 신사 관광은 이 사진으로 퉁치기로 합니다. 시선을 돌려 바다에 세워진 오토리이로 가니 아직 토리이 근처에는 물이 들어오고 있어 가까이 가지 못합니다. 밀물 때에는 배를 타고 토리이로 가볼 수 있고 썰물 때에는 토리이까지 걸어가서 기둥을 직접 만져보거나 신사에서는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하지만 굳이 기둥에 동전을 박는 사람들의 만행을 볼 수 있는데 물이 더 빠지기까지 기다리긴 뭣해서 이정도 거리에서 토리이를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출구로 이어지는 복도 옆을 걸어 이츠쿠시마 신사를 빙 돌아가는데 지붕을 고치는 공사 현장을 보니 새삼 신사 ..
7. 굴 양식장을 보여주는 미야지마 수족관 미야지마 로프웨이를 타고 내려와서 어디를 갈지 고민하다 이츠쿠시마 신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미야지마 수족관이 있길래 열심히 걸어서 미야지마 수족관에 왔습니다. 시에서 운영하는 곳치고는 꽤나 크기가 커서 놀라며 표를 사러 가는데 입장료가 참 애매한 가격인 1,420엔이네요. 기념품점에서는 신용카드를 받으면서도 정작 입장료는 현금만 받아서 투덜투덜대며 표를 사고 안으로 들어가면 관람객들의 시선을 한번에 끄는, 그리고 다른 수족관에서는 본 기억이 거의 없는 어패류가 나오니 다름아닌 굴입니다. 그중에서도 여기서 다루는 굴은 일본에서 마가키(マガキ)라고 부르는 참굴이네요. 히로시마현을 상징하는 해산물이기도 하고 미야지마로 가는 배를 타면서 굴 양식장을 보기도 했으니 미야지마와 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는건..
6. 미야지마 로프웨이 일반적으로 미야지마(宮島)라고 부르는 이 섬의 공식적인 지명은 이츠쿠시마(厳島)인데 행정구역 명칭도 한때는 이츠쿠시마, 한때는 미야지마로 그때그때 바뀌는 등 일본 현지에서도 특별한 기준 없이 이름이 막 쓰이고 있습니다. 미야지마가 이츠쿠시마보다 1음절 짧아 부르기 편하고 한자로 쓰기도 쉬워서 보통은 미야지마라고 부르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관광지 방문이 아닌 편의점 찾기인데 올해 들어서 일본에서 티켓 찾을 일이 좀 잦네요. 어느새 로손 로치케 예약 건수만 10건 가까이 되는 것 같습니다. 티켓 수령을 마치고 로손에서 나와 토요구니 신사의 흰 토리이와 이츠쿠시마의 붉은 토리이를 보면서 섬 안쪽으로 걸어가니 사슴이 등장하네요. 센베만 보면 달려드는 나라공원 사슴에 비해 미야지마..
5. 미야지마로 7년 전 히로시마성을 떠나 미야지마로 갈 때 택시를 타고 히로시마역까지 이동했기에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이번에도 택시를 타고 히로시마 시내를 떠날 건데요. 7년 전으로부터 많은 변화가 일어났으니 택시를 타는 방법도 달라져야겠죠. 일본에서 우버를 처음 이용하면 2,000엔 쿠폰을 주는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가까운 JR 역인 니시히로시마역까지 가는 택시를 부릅니다. 5분 정도 기다려 지정한 위치에 도착한 택시를 보며 손을 힘차게 흔들고 택시에 타 2.5km를 달려 니시히로시마역으로. 예나 지금이나 일본 택시 요금은 살벌하지만 일본에 입국하자마자 등록한 우버 프로모션 코드 덕에 요금 부담 없이 편하게 이동했습니다. 니시히로시마역부터는 JR 열차를 타고 이동할 건데 7년 전 히로시마는..
4.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미야지마로 가는 배가 없는 선착장을 지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진입. 원폭 희생자들의 기록을 하나하나 모아둔 국립 히로시마 원폭희생자 추도평화기념관을 방문해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을 보고 원래 가려고 했던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으로 들어갑니다. 추모기념관과는 다르게 여기는 입장료를 받는데 성인 중에서도 65세 이상은 여권을 보여주면 100엔을 깎아주네요. 저는 해당사항이 없으니 200엔을 다 내고 입장권을 받아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피폭 전 히로시마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큼지막하게 보여주는데 철골이 드러나지 않은 원폭돔을 비롯해서 그 앞을 흐르는 모토야스가와 일대의 모습 등 미국과 전쟁을 치르면서 일본 본토가 쑥대밭이 돼가고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히로시마 시민들..
3. 수집품 챙기고 원폭돔으로 히로시마성 남쪽으로 걸어 히로시마시민병원 옆에 있는 켄쵸마에역에 진입. 켄쵸마에역을 지나는 노선은 아스트람 라인이라는 애칭이 붙은 경전철인데 지하철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있는 특이한 노선입니다. 칸사이대학 2019년도 본고사 시험 때 히로시마에 지하철이 없다는 지문을 냈다가 아스트람 라인을 지하철로 볼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전원 정답처리해서 말이 많았을 정도로. 아무튼 아스트람 라인은 현지인에게는 중요한 통근 수단이지만 여행객 입장에서는 지상을 달리는 노면전차와는 달리 그다지 탈 일이 없는 노선이거든요. 그런데 대체 왜 여기를 왔는가 하니 교통카드 수집때문에 왔습니다. 노면전차를 운행하는 히로시마 전철을 비롯해서 아스트람 라인 등 히로시마 운수업체에서는 PASPY라는 교통카드를 판매..
2. 다시 찾은 히로시마성 히로시마는 7년 전인 2016년에 가본 적이 있는 동네인데요. 히로시마에 갔을 때 비가 엄청 내려 고생한 데다 실수로 찍은 사진을 죄다 날리는 바람에 아쉬웠던 기억만 납니다. 그래서 히로시마 여행을 다시 계획했는데 그때와 비교하자면 일본 여행 지식이 상당히 늘었기에 예전에 갔던 여행지를 포함해서 좀 더 많은 곳을 가보기로 합니다. 열차에 타기 전에 세븐일레븐에서 산 소, 돼지, 닭고기 구이 도시락(牛豚鶏の焼肉弁当)을 에키벤 대신 먹는데 매운맛(ピリ辛) 소고기, 짭짤한(塩) 돼지고기, 달콤한(甘辛) 닭고기라는 설명과는 다르게 뭘 먹어도 짜네요. 후쿠오카 하카타역을 출발해 히로시마, 오카야마, 코베를 거쳐 오사카 신오사카역까지 가는 산요 신칸센 중 가장 높은 등급인 미즈호를 탔는데 미즈호는 시간대별로 정차역..
1. 시작부터 불안불안한 여행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는 한밤중에 집을 나서 빗방울이 굵어질 즈음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서울역을 오후 11시 20분에 출발하는 N6001번 심야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또 노숙을 하려고 하는데 비가 너무 내리는 탓인지 버스가 제때 오지 않네요. 10분 정도 늦게 도착한 버스를 타고 한밤중에 공항에 도착해 밥을 먹으러 갑니다. 이제는 24시간 운영하는 식당도 있어서 언제 공항에 와도 굶을 걱정은 안 해도 되는데 대신 메뉴 선택권은 없다시피 한 게 아쉽다면 아쉽습니다. 체크인 카운터는 당연히 문닫은지 오래니 셀프 체크인 기계로 걸어가 보딩패스를 받고 텅텅 빈 출국장 게이트를 통과해 출국심사대를 지나니 지난 후쿠오카 당일치기 때와 너무나도 동선이 흡사해 마치 데자뷔를 느끼는 것 같네요. 일용할 커피를 스타벅..
25. 미야지마, 이츠쿠시마 신사 JR 미야지마구치역에서 내린 뒤 조금 걸으면 두 선착장이 보입니다. 전 산요 산인 패스를 가지고 있어 오른쪽 JR미야지마페리로 갔죠. 왼쪽 선착장은 미야지마 마츠다이 페리를 타는 곳인데 히로시마 전철 + 미야지마페리 1일승차권을 소지한 광광객은 이 페리를 무료로 탈 수 있습니다. 미야지마는 육지에서 가까운 섬이라 배가 자주 왔다갔다합니다. 저도 도착하자마자 금방 배를 탔죠. 미야지마구치 선착장에서 미야지마까지는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그래서인지 편도요금이 180엔으로 꽤 저렴하죠. 미야지마에 가까워지자 저 멀리 이츠쿠시마의 명물 바닷물에 잠긴 토리가 보입니다. 비가 오는 날씨 덕분에 마치 영험함이 느껴지는 듯한 사진이 나왔네요. 미야지마에 도착한 뒤 이츠쿠시마 신사로 이동했습니다. 원래 계획은 이 곳에..
24. 히로시마성 쿠라시키를 떠나 히로시마역에 도착한 뒤, 시티투어버스 메이프루~프 버스를 타러 북쪽 출구로 나갔습니다. 단풍잎을 모티브로 한 버스에 원폭돔, 히로시마성 등 주요 랜드마크가 그려져있네요. 2017년 4월 10일부터는 산요 산인 패스, 간사이 히로시마 패스, 히로시마 야마구치 패스 등 히로시마 권역이 포함된 JR 서일본 지역패스로 메이프루~프 버스를 탈 수 있지만 제가 여행을 다녀온 2016년에는 JR패스 전국판으로만 저 버스를 탈 수 있었기에 요금을 따로 내야 했습니다. 일단은 왕복용으로 버스 1일권을 샀죠. 히로시마성 정류장에 내린 뒤 천수각으로 올라가 입장권을 샀습니다. 입장권에는 벚꽃 핀 시기에 찍은 사진이 실려있군요. 저 정도는 기대하지도 않으니 맑은 날에 갔으면 했는데 하필 히로시마에 도착하니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