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수집품 챙기고 원폭돔으로

 

 

히로시마성 남쪽으로 걸어

 

 

 

 

히로시마시민병원 옆에 있는 켄쵸마에역에 진입.

 

 

 

 

켄쵸마에역을 지나는 노선은

 

아스트람 라인이라는 애칭이 붙은 경전철인데

 

지하철인지 아닌지에 대해서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있는 특이한 노선입니다.

 

칸사이대학 2019년도 본고사 시험 때 히로시마에 지하철이 없다는 지문을 냈다가

 

아스트람 라인을 지하철로 볼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전원 정답처리해서 말이 많았을 정도로.

 

 

 

 

아무튼 아스트람 라인은 현지인에게는 중요한 통근 수단이지만

 

여행객 입장에서는 지상을 달리는 노면전차와는 달리 그다지 탈 일이 없는 노선이거든요.

 

 

 

 

그런데 대체 왜 여기를 왔는가 하니

 

교통카드 수집때문에 왔습니다.

 

 

 

 

노면전차를 운행하는 히로시마 전철을 비롯해서

 

아스트람 라인 등 히로시마 운수업체에서는 PASPY라는 교통카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코카, 스이카 등 다른 교통카드도 쓸 수 있지만

 

파스피를 쓰면 100엔당 10엔씩 할인을 해줘서 히로시마 주민들에게는 제법 쓸만한 카드인데요.

 

카드 수집가 입장에서 가장 큰 특징이라면 발행하는 회사마다 카드 색깔이 다르다는 점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미 PASPY를 가지고 있지만 굳이 색이 다른 카드를 구입하러 켄쵸마에역까지 온 것이죠.

 

 

 

 

켄쵸마에역에서 볼일을 끝냈지만 카드 수집은 끝나지 않아서

 

 

 

 

지하상가를 따라 남쪽으로 더 걸어

 

 

 

 

히로시마 전철 정기권 창구에 도착.

 

 

 

 

이런저런 굿즈도 팔고 있지만

 

 

 

 

원래 계획대로 색깔이 다른 파스피를 구입하고 나왔습니다.

 

 

 

 

수집 목적은 달성했으니 다시 여행길로 복귀해

 

 

 

 

평범한 여행지로 가보죠.

 

 

 

 

날씨가 흐려서 괜찮겠지 하고 선크림을 바르지 않은 것을 매우 후회하면서

 

최대한 지하로 걷다 나와

 

 

 

 

목적지인 원폭돔에 도착.

 

 

 

 

1915년 히로시마 물산진열관으로 지어져서 회사 사무실, 관공서 등으로 사용했던 이 건물은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 '리틀 보이'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아

 

철골과 벽 일부만 남았습니다.

 

그나마 핵폭탄의 영향을 수직으로 받은 덕에 이 정도라도 남았다고 하네요.

 

 

 

 

녹색 돔은 사라지고 철골만 남아 원폭돔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 이 잔해를 두고

 

피폭당한 안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니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다른 건물 잔해가 하나둘씩 철거되면서 보존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아

 

철거를 면해 지금까지 남게 됐고

 

 

 

 

1996년에는 평화의 상징으로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원자폭탄의 참상을 알린다는 목적은 4개 국어로 친절하게 안내문을 적어둬서 너무나도 잘 수행하고 있지만

 

한국인에게는 여러모로 복잡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곳이죠.

 

 

 

 

복잡 미묘한 기분을 지닌 채로

 

본격적인 피해자 코스프레 현장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