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츠쿠시마 신사 안을 들어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며 걸어가던 중
이츠쿠시마 신사 앞바다가 물이 빠지는 것을 보고
이츠쿠시마 신사는 바다에서 보면 되겠다 싶어
이츠쿠시마 신사 관광은 이 사진으로 퉁치기로 합니다.
시선을 돌려 바다에 세워진 오토리이로 가니
아직 토리이 근처에는 물이 들어오고 있어 가까이 가지 못합니다.
밀물 때에는 배를 타고 토리이로 가볼 수 있고
썰물 때에는 토리이까지 걸어가서 기둥을 직접 만져보거나
신사에서는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하지만 굳이 기둥에 동전을 박는 사람들의 만행을 볼 수 있는데
물이 더 빠지기까지 기다리긴 뭣해서
이정도 거리에서 토리이를 보는 것으로 만족합니다.
출구로 이어지는 복도 옆을 걸어 이츠쿠시마 신사를 빙 돌아가는데
지붕을 고치는 공사 현장을 보니 새삼 신사 지붕에 눈길이 갑니다.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형태의 지붕인데
히와다부키(檜皮葺)라고 해서 히노키라고 부르는 노송나무 껍질을 가지고 지붕을 인다고 하네요.
찾아보니 예전에 가본 곳 중에서도 히와다부키로 지붕을 만든 건물이 있는데
그때는 안 보였는데 공사현장을 보고 나니 뒤늦게 보입니다.
역시 뭔가를 알고 난 뒤에야 세상이 다르게 보이나봅니다.
이 정도면 신사 안으로 안 들어가도 제 나름대로 신사를 즐긴 것 같아 스스로 만족하며 상가로 걸어가
아까 미야지마에 들어오면서 샀던 스타벅스 카드로 세토우치 레몬케이크 프라푸치노를 주문합니다.
시즌 한정 메뉴라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맛있네요.
스타벅스에서 나와 마저 상점가를 걸어가면
굴로 유명한 곳답게 굴을 이용한 요리를 파는 식당이 여럿 나오는데
안타깝게도 제가 굴을 정말 싫어해서 이런 식당은 빠르게 지나가
배를 타고 히로시마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미야지마로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JR 서일본 미야지마 페리 배를 타고
이번에는 자리에 앉아 편하게 갈까 하다
기왕 멀리 왔으니 바닷바람 맞더라도 밖에 나가있자 해서
선착장에 도착할 때까지 경치를 즐기다 배에서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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