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글에서 단풍철 교토에서는 버스를 타는 게 아니라고 적었는데
슬슬 다리에 무리가 오기 시작해서
앞서 한 말을 뒤집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어째 와야 할 시간이 한참을 지났는데 안 와서
여행객은 물론 교토 시민까지 기다리게 만든 207번 버스를 타고
자리가 꽉 찼지만 꾸역꾸역 사람이 타는 기온 거리를 지나
저녁을 먹으러 들렀던 오미야를 거쳐
토지히가시몬마에 정류장에 하차.
탈 때에는 제대로 못 찍은 버스를 다시 찍어보고
야간에 문을 연 토지로 갑니다.
키요미즈데라 라이트업 입장료가 400엔인데
키요미즈데라보다 훨씬 작은 토지에 1,000엔을 내는 게 경제적으로 맞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여행 와서 돈 아끼다 나중에 후회하는게 한두 번이 아니니
돈을 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오래전 교토의 남쪽 정문 라쇼몬(羅城門)의 동쪽에 있다고 해서 붙은 별칭 동사(東寺)가 정식 명칭이 된 토지는
794년에 만들어진 역사 깊은 절로 '고도 교토의 문화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토지에 있는 건축물 중 토지를 대표하는, 더 나아가 교토를 대표하는 건물이
바로 위의 입간판에도 실린 오층탑인데요.
일본에 있는 목조건축물 중 가장 높은 55m 크기인 이 탑은
내부에 불상과 고승들의 그림을 모셔놓고 1년에 몇 번만 그 안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안을 볼 수 없지만
교토와 관련된 사진이나 이미지를 보다 보면 이 탑이 정말 많이 나와서
한 번쯤은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위에 건 링크는 교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이긴 하다만...
아무튼 평소에는 문을 닫아 보기 힘든 밤의 5층탑을 실컷 구경합니다.
워낙 오래된 절이다 보니 다른 건물도 국보로 지정됐다거나 하는 끄적거릴만한 소재가 있긴 한데
그건 언젠가 낮에 토지를 찾게 되면 적어보도록 하죠.
토지에서 나와
가까운 전철역으로 이동해 오사카로 돌아가야 하는데
제일 가까운 역은 킨테츠 토지역이지만
킨테츠 열차를 타고 오사카로 가면 시간이 좀 오래 걸리거든요.
그러니 JR 교토역으로 걸어가 신쾌속을 타고
오사카역에 도착.
이런저런 여정을 거쳐
숙소 근처 에비스쵸역에 도착했습니다.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돌아다녔는데 아직 하루가 다 지나지 않아서
3년 만에 방문한 맛집(?) 마츠야에서 대파 돼지고기 소금구이 덮밥(ネギねぎ塩豚焼肉丼)과 순두부(冷奴)를 먹고
숙소 근처 코인 세탁소에서 이틀 동안 죽어라 돌아다녀 땀에 찌든 옷을 빨아
정말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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