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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상세)/2023.06.09 히로시마, 키타큐슈

15. 커다란 잠수함이 있는 해상자위대 쿠레사료관

 

 

야마토 뮤지엄 옆에는 커다란 잠수함 1척이 놓여있는데

 

 

일본도 어지간히 인력 수급이 안되는지 자위관 모집중이라는 문구가 울타리에 걸려 있습니다.

 

 

이 잠수함이 있는 시설은 일본 해상자위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쿠레사료관입니다.

 

일본 제국 시절 쿠레에 해군 진수부가 있었기에 지금도 해상자위대 기지가 여럿 있어

 

이런 박물관을 쿠레시에 세운 것 같네요.

 

 

 

 

입장료는 무료니 바로 안으로 들어가

 

 

 

 

일본 제국 해군 시절까지 길게 잡은 해상자위대의 역사를 보는 둥 마는 둥 하며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 전시실에서 다루는 주제는 소해활동이라는 상당히 생소한 말인데

 

 

 

 

소해에 쓰인 掃는 소탕하다 할 때 쓰는 한자 쓸 소입니다.

 

그러니 한자만 보면 바다에 있는 무언가를 쓸어버린다는 의미겠죠.

 

소해활동에서 쓸어버리는 대상은 바로 기뢰입니다.

 

 

 

 

바다에 있는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인 minesweeping를 한자어로 번역하면서

 

sweep에 대응하는 한자인 掃를 쓴 것 같은데

 

이제는 한자를 거의 안 쓰는 한국인에게도 생소하겠지만

 

일본인에게도 생소한 말인지 한자 위에 후리가나도 달아두고

 

구구절절 적은 설명문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개념을 풀어주고 있네요.

 

 

 

 

일본 해상자위대는 소해 전력이 규모에 비해 상당히 큰데

 

 

 

 

태평양전쟁을 거치면서 일본 근해 곳곳에 뿌려진 온갖 기뢰로 바닷길이 막혀

 

이걸 처리하기 위한 장비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소해활동이 자국 방어라는 해상자위대의 설립 목적에도 부합하기에

 

미국이 일본 해군을 해체하면서도 소해 전력은 남겨뒀고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자 미국이 일본에 해상보안청 산하 소해대 파견을 요청해

 

이들이 원산, 인천, 부산 등지에서 북한이 바다에 뿌린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일본은 공식적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국가가 아니기에

 

전사자가 발생한 작전임에도 비밀에 부쳐졌다

 

2010년대에 미국쪽 문서가 기밀해제되면서 드러났다고 하네요.

 

 

 

 

지뢰 제거도 마찬가지지만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은 상당히 어려우면서도 위험하고

 

소해 활동 중 사망자도 꾸준히 나왔지만

 

 

 

 

일본이 전쟁을 벌이면서 바다에 설치한 기뢰,

 

그리고 북한이 바다에 살포한 기뢰를 제거하지 않으면 섬나라인 일본은 바다로 나갈 수 없기에

 

 

 

 

일본 해군 시절부터 이어진 소해 전력과

 

마국으로부터 공여받은 소해 전력을 가지고 소해대군을 꾸려

 

2차대전 패전 이후에는 해상보안청 소속으로,

 

해상보안청에서 경비대가 분리된 뒤로는 경비대 소속으로 활동을 이어갔고

 

 

 

 

해상자위대가 창설된 뒤에는 해상자위대 소속으로서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상자위대의 자화자찬을 읽고 나서 다음 공간으로 넘어가

 

 

 

 

기뢰 실물을 보여주면서

 

 

 

 

기뢰의 종류와 기뢰에 쓰인 기술에 대해 알려주는 글을 보고

 

 

 

 

기뢰를 소해하는 과정에 쓰이는 여러 장비를 보러 갑니다.

 

 

하츠시마급 소해정 12번정 하하지마.

 

 

소해 작업 현장으로 나가기 위한 소해정도 있고

 

 

 

 

공중에서 작전을 펼치기 위한 소해 헬리콥터도 있고

 

 

 

 

기뢰 처분을 위해 무인 잠수정 같은 로봇도 활용하고 있지만

 

 

 

 

이런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작업이 있어서

 

 

 

 

잠수 작업 때 쓰이는 장비도 전시 중이네요.

 

 

 

 

상어 얼굴을 그린 미사일 같은 물건도 놓여 있는데

 

안내문을 읽어보니 음향장비나 자기장비를 넣고 기뢰를 추적하는 소해구(掃海具)라고 합니다.

 

 

 

 

해상자위대가 공식적으로 해외 파병을 간 첫 사례가 걸프전인데

 

그때도 소해대군이 쿠웨이트 인근 해역에서 이라크가 살포한 기뢰를 제거했거든요.

 

 

 

 

그때 해상자위대 소해정 아와시마에서 기뢰를 탐지하는 데 사용한 찌그러진 소해구를 보니

 

소해 활동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느껴집니다.

 

 

 

 

3층으로 올라가면 잠수함에 대한 전시실이 나옵니다.

 

 

미국으로부터 공여받은 잠수함 쿠로시오. 원래 이름은 가토급 잠수함 밍고입니다.

 

 

소해대군과 더불어 해상자위대 창설 초기에 주요 병력을 차지한 게 대잠 전력인데

 

미군 함대를 보조해 소련 해군의 태평양 진출을 막기 위해

 

미국이 잠수함도 주는 등 해상자위대의 잠수함 전력을 키웠습니다.

 

 

 

 

소련이 붕괴한 뒤로는 러시아 해군의 위협이 줄은 대신 중국이 크게 부상해

 

이지스함이나 호위함 등 다른 전함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대잠초계기를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대잠 능력을 키우고 있고

 

잠수함도 그에 못지 않게 보유하고 있습니다.

 

 

 

 

잠수함은 워낙 실내가 좁다 보니 어떻게든 공간을 활용하려고 애쓰는 것으로 유명한데

 

 

 

 

잠수함에 들어가는 이런저런 시설을 보니

 

 

 

 

아무리 돈을 더 주더라도 잠수함 생활을 하기 싫어하는 군인들의 심정이 이해가 됩니다.

 

 

장기간 출항 시 요일 감각을 잃어버릴 수 있어 금요일에는 카레를 먹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잠수함에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다른 건 몰라도 식사는 후하게 제공하는데

 

해상자위대 기준으로는 1일 4식으로 식사가 배급된다고 합니다.

 

1인당 식비가 제일 비싼 것은 덤.

 

한국 잠수함 승조원도 1끼당 부식비가 수병 하루 부식비보다 많다고 하죠.

 

 

 

 

잠수함 승조원의 식단을 재현한 코너 옆에는 조명을 빨간색으로 바꾸는 스위치가 있는데

 

 

 

 

낮에는 하얀 조명, 밤에는 빨간 조명을 켜서 밤낮 구별을 한다고 하네요.

 

빨간 조명이면 아무리 식단이 훌륭해도 입맛이 떨어질 것 같은데...

 

 

 

 

이어서 2차대전 이후 일본에서 처음으로 건조한 잠수함 오야시오 모형을 비롯해서

 

 

 

 

해상자위대에서 도입했던 여러 잠수함 모형이 있는데

 

 

 

 

그중 주목할 것은 연습함으로 쓰인 유우시오급 잠수함.

 

 

 

 

유우시오급 잠수함 7번함 아키시오가 해상자위대 쿠레사료관 건물 옆에 있는 그 잠수함입니다.

 

 

 

 

잠수함 안으로 들어가볼 수도 있는데

 

 

 

 

안타깝게도 잠수함 내부는 사진을 찍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네요.

 

 

 

 

아쉬운 대로 아키시오가 이곳 쿠레로 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사진을 찍고 갑니다.

 

 

 

 

한일관계에서 해상자위대가 얽힌 사건들이 하도 많다 보니

 

이래저래 민감한 소재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해상자위대 연표를 제외하면 해상자위대에서 하는 활동 자체에 초점을 맞춰

 

야마토 뮤지엄보다도 훨씬 더 부담 없이 관람했네요.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다시 쿠레역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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